어릴 적,
밤하늘 별을 보는 걸 참좋아했다.별들이 매달려 있다가 힘이 빠지면 우리집 옥상에 떨어지길 빌기도 했다.
반짝이는 그 무언가에 평온함을 느꼈고 별하나를 담아서
간직하고 싶었다. 공간지각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범접할 수없는 우주의 크기를 알고 난후에는 차츰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별을 보며 평화로움과 따스함을 느꼈던 그 어릴적 순수했던 마음이 다시 살아나는 요즘 제주의 빛나는 보물인
오름을 보며 지적호기심이 자극을 받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내마음 속 별이 되어줄 오늘의 오름은 조천읍 함덕리에위치한 서우봉 !
코뿔소가 육지로 기어올라는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예전에는 서쪽에 있는 산이라해서 서산,서모라고
불렀다고한다. 그림같은 함덕 해수욕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우봉이다.
바다를 끼고 있지만 만오천 년전 폭발 할 당시에는
육지여서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육성화산체이다.
함덕바다는 수심이 얕고 물속의 다양한 패류등의 부유물로 인해 신비로운 애매랄드 빛을 낸다.호텔과 카페들로
관광객을 맞이 하면서 차와 사람으로 혼잡해지기 이전에도 백사장과 일몰,유채밭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광을
보러 도민들이 많이 찾던 휴양지이며 내게도 휴일이면
부모님과 함께 양동이 손에 들고 조개,성게를 찾던
유년기의 풍요로운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함덕해변은 비극적인 역사의 슬픔도 품고있다.
삼별초 항쟁때 려몽연합군이 상륙했던 격전지이며
4.3사건 당시에는 대규모 양민학살이 이루어졌다.
정보전달력이 뛰어난 교수님의 설명은 언제들어도
귀에 쏙 들어온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뇌섹남이다. 적당한 톤과 억양,위트있고 명료한 어법으로
집중을 하게 만든다. 설명이 어렵고 재미가 없다면
나는 서서 졸았을지도 모른다.
서우봉 절벽에서 바닷바람의 기세에 눌려 잔뜩 포복중인
사스레피. 꽃샘추위 속 시린 눈발을 그대로 겪어낸
개불알풀,수선화.
서우봉은 두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는 봉수대가 있었던 북쪽 망오름 정상이다. 작은섬들이 모여있다는 달여도가 저멀리 바다 왼편에 보이며 동쪽 교신처인 김녕 입산봉(삿갓오름)도 볼 수 있다.
망오름의 남쪽에 위치한 서우봉 정상이다.
꽃이 피고 지길 반복하여 오랜시간 예쁜꽃을 볼 수있다고
해서 백일홍이라 부르는 배롱나무,밑동을 간지르면 그 가지끝이 떨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불리며,
수피가 없이 맨질한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있어서 청렴결백의 상징으로 서윈이나 향교에 많이 심어져 있다고 한다. 속내를 알 수없는 위정자들이 많은 요즘 세상에서
울림을 주는 나무라고 생각든다.
제주오름 중 서우봉에 진지동굴이 가장 많다.
1945년 즈음 패색이 짙어진 일본군의 광기로 인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동원되서 집중적으로 만들어졌으며
4.3을 겪으면서 피난처로 이용되기도 하며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냈다.
시대를 잘못 태어나 영문도 모른 채 스러져간
꽃같은 영혼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삶의 관점은 웰빙을 넘어
웰다잉(well-dying)으로 향하고 있다.
9988234 !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고 평온하게
죽자!! 근래에 만들어진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구호이다.
제주에 살며 제주 자연을 즐기고 있는 우리는 88한 삶을 얻는데 남들보다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그냥 제주의 자연을 걸으며 느끼며 즐기면 되는거다.
스쳐지나가는 인연인 줄 알았던 우리는 문화곳간이라는
가두리 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한곳을 향한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였다.
삐딱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 사진 속 저들의 환한 미소와 에너지가 무엇 때문인지 묻는다면……
오름 ! You are the reason !
첫댓글 스타트부터 너무 잘 써내려가셔서 후발자들 바짝 긴장되네요.
오름 자연 제주를 사랑하는 샘 맘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고생하셨어요
제주의 빛나는 보물인 오름을 함께 알아가고 누릴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후기 역시 👍 최고네요
별이 빛나는 밤을 좋아하는
감성소녀? ㅎㅎ
글 밭이 온통 반짝이는 별밭 되었네요.
수고했어요~^^
수업시간에 제주를 밟으며 배우고 후기로 한번 더 느끼고~~소녀의 감성후기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니
나도 그 소녀인 듯
지금도 서우봉 그 길인듯 합니다.
사실은…..
소녀가 아니고 소나이였음
옥상에서 별보다가…딱지치기 구슬치기하며
놀았음
@리노 다시 그 소나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틈틈이 섞인 일상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