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동아리 수업
심영희
3월 10일 월요일 어제는 1개월 만에 민화동아리 수업을 시작했다. 매주 그려도 지난주에 배운 것을 잊어버리고 오는데 한달이나 쉬었으니 채색하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60대부터 80대까지 모여서 그리는 민화동아리 수업을 수강생들도 좋아는 한다. 그런데 나이가 나이인 만큼 여기 저기 아프다는 수강생이 더 많다. 지난 2월 첫시간에는 초보자가 그리기 쉬운 한 송이 모란 채색하는 방법 시험을 보았다.
민화지에는 아교포수를 하는 과정이 있으니 바로 채색을 할 수 없어 그림은 내가 집에서 그려 아교포수까지 해서 가지고 갔다. 수업시간에 시험이라고 하면서 그 모란 그림에다 채색을 하라고 했더니 제대로 안된다.
민화를 2년 배운 수강생이 모란꽃에 전체로 밑색을 채색하고 다른 색으로 바림을 해야 하는데 바림할 자리는 비워두고 가장자리만 밑색을 칠하고 있어 지금 뭐하는 거예요. 했더니 이렇게 칠해 놓고 바림하는 것 아니예요. 해서 교실은 한바탕 웃음으로 가득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방법을 가르쳐 드렸더니, 다른 수강생이 선생님은 시험 본다면서 왜 알려 주느냐고 해서 또 한바탕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렇게 나이 들어 시작한 그림이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수업하니 고마운 일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에 모두 좋은 것이니까. 흔히 민화를 그려보지 않은 사람들이 민화는 남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그림이라고 쉽게 생각해 버리는데, 수강생 중에도 민화는 그대로 따라 그리기 때문에 쉽다고 하여 민화를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고 정말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그래도 나이 들어 집에만 있는 것보다 노인복지관에 나와서 활동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도 하며 노년을 즐겁게 보내는 게 보람 있을 것이다. 어제도 이번 기에 반장을 맡은 회원이 반장턱으로 추어탕을 사서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