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오늘 이 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룩한 밤입니다. 이 밤에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부활의 신비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하느님의 신비가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이 거룩한 신비를 잠시 몸과 마음으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는 거룩한 여인들의 모습과 어리석은 남자, 곧 제자들의 모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거룩한 여인들이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무서워서 다락방에 숨어 있었습니다. 여자들이 무덤 안을 들여다보니, 웬 젊은이가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은 … 되살아나셨다. …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일러라.”고 말합니다. 루카 복음 24장 9절-11절에는, 여자들이 무덤에서 돌아와,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제자들은 헛소리라고 생각하여 여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대해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와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참으로 불행한 인간의 한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창세기에서 뱀이 하는 말을 하와가 믿었고, 하와가 하는 말을 아담인 남자가 믿었습니다. … 그래서 우리 모두 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자들이 말하는 진실을 남자인 제자들이 믿지 않았습니다. … 어째서 제자들은 거룩한 여인들의 말을 믿지 않았을까요?(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232,2)
참고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가운데 한 사람으로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가장 위대한 교부 가운데 한 분입니다. 어머니 모니카 성녀가 아우구스티누스가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어머니의 건절한 기도 덕분에 세례를 받고 교회의 가장 훌륭한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히포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도시입니다.
어리석은 남자들의 모습은 어리석은 인간들의 자화상입니다. 왜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여자들에게 먼저 나타나셨을까요? 여자들에게 먼저 나타나신 것은 주님의 은총이고 섭리였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창세기를 보면, 인류의 타락이 한 여인, 하와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인류의 구원을 여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오묘한 신비입니까?
여자를 통하여 타락한 인류가 여자를 통하여 다시 회복되었습니다. 처녀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았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을 여자들이 선포했습니다. 한 여인, 하와를 통해서 죽음이 들어왔고, 다른 한 여인 마리아를 통해서 삶이 들어왔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232,2)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가장 먼저 경배한 이들은 여인들이었습니다. 여인들은 (주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준비하였습니다. 여인들은 무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시간에 제자들은 무서워서 다락방에 숨어 있었습니다. 여자들이 무덤에서 돌아와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부활하셨다고 알려주었지만, 제자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나서 완전히 180° 바뀌었습니다.) 제자들은 (복음을 선포하다가)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여인들은 찬미를 드리려고 서둘러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제자들은 (순교의) 사슬을 향해 (서둘러) 달려갔습니다. 여인들은 주님께 향유를 부어드렸습니다.(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79,3.)
참고로,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베드로 크리솔로고)는 이탈리아 볼로냐 근처에 있는 에밀리아로마냐(이탈리아 중부 지방)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이몰라의 주교 코르넬리우스(Cornelius)한테 공부했습니다. 식스투스 3세 교황이 그를 라벤나의 주교로 임명했습니다.
페트루스는 자선 활동으로 매우 유명했고, 또 강론을 아주 잘해서 '크리솔로고'라는 존칭을 받았습니다. 그의 강론에 감명을 받은 황후 갈라 플라시디아는 그를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었습니다. 페트루스는 458년 경에 죽었습니다.
우리들도 제자들처럼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으로 선출되신 후, 바티칸 사회복지 책임자로 콘라드 크라에프스키 주교를 임명하시면서, 그에게 의자도 책상도 필요 없으니 매일 로마 시내로 나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거리로 나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도 직접 행동으로 가난을 실천하고 사랑을 실천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몇 년 전 당신의 생신을 맞이해서, 노숙자 3명을 당신 생신 잔치에 초대했습니다. 노숙자들이 교황님께 “로마에는 무료 급식소가 많아서 항상 먹을 것은 구할 수 있지만, 가장 힘든 일은 씻을 장소를 찾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교황님께서는,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의 돌기둥들 사이에 공중화장실과 샤워장 3개를 설치하게 하셨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참다운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그런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