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남 시인 등단심사평
메타포로 만들어진 情 과 恨
시는 생명 언어다. 시어(詩語)를 향한 시인의 구애(救愛)란 절절한 기도 같은 것이다. 매너리즘에 빠저 쓰다만 원고지를 북북 찢어 쓰레기통을 채우고 그래도 남아서 불쏘시게로 써야 했던 시절을 반추하며 컴퓨터 자판 위를 유영하는 현실 속에서 꿩의 깃털로 장식된 펜대를 잉크병 속에 담아 원고지를 채우던 낭만은 사라졌어도 고치고 또 고치며 시간과 경비를 절약하기도 하고 시제를 AI AI에게 맡겨 창작 문학의 틀을 짜내는 시대의 변천에 적응해야 할 종래의 창작 기법이 위기에 몰려 있기도 하다. 詩 創作의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인간의 지성과 감성이 함몰되기 시작하는 것이나 아닌지 두렵기만 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시심(詩心)이 인간지능을 탑재 했다는 기계의 기능으로 유린될 수만은 없다. 詩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미물 . 피조물과 인간 사이의 情과 恨의 노래다. 시인 김미남은 절제된 삶의 도구로 의 전락을 단연코 거절한다. 약속은 이행해야 하는것 이지만 깨질 수 도 있고 어길 수도 있다. 우리네 삶은 우연과 필연이 교차된다 .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겪는 갈등구조가 인간구조라고 본다면 시학은 감성과 감정의 갈등 속에 善 지향적 정화작업을 말로 옮겨 적어 놓는 작업이다. 때로는 과장과 대비의 기법으로 쓰는 문학의 장르 이기도 하다. 시인 김미남은 언어를 조탁 하며 시어의 뉘앙스와 푸로파간다적 의미에 혼절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단어의 의미를 천착하며 두려울 정도의 감동에 젖는다. 조금 일찍 시작하였으면 그 열정과 감동의 진폭은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시인으로 성장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100세 여류시인 시바타도요 여사는 지순한 감성으로 고장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아나운서먼트의 대화 속에서 발견한 시어가 세상에 시집으로 출판되면서 100100만 부가 팔렸다는 사실은 작가 등용에 나이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시켜준 것이다.
데스크에 올라온 습작을 겸한 그녀의 작품에서 5편을 천료 한다.
첫때로 "5월이 오나 보다"는
그 시제부터 평범속에 비범이 보인다. 툭 던지는 말이 중얼 거림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시구를 만나면서 시인이 열병처럼 앓고 있는 봄이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지키는 파수꾼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잎이 꽃이 되고 꽃이 잎이 되는 날 다시 만나자는 표현은 메타포의 극치다. 어림하여 반란의 꽃 들이란 봄에 피는 꽃들을 그렇게 부른다. 식물은 꽃보다 잎이 먼저 나온다. 봄꽃들은 거이 모두가 잎보다 꽃이 먼저 나온다. 이를 시인은 반란의 꽃이라는 은유로 미화한 것이다 호소력 짙은 수작이다.
둘째로 "허기진 일상"을 천료 한다 "
타는 목마름으로 일상을 구가한 시인의 절규다. 시인은 시를 노래하고 사랑과 고독을 음미하고 싶어 한다.
배부른 돼지나 돈키호테의 막장 드라마 같은 일상에서 상대적 결핍감으로 삶을 서러워한다.. 매일을 매사를 후회 없는 감동의 삶으로 채색하고 그 감동으로 시공을 채우고 싶어 한다, 지적 탐구욕, 시어를 찾아 유랑하는 나그네, 꿈을 씹으며 살고 싶어 하는 간절함에 허기져 있다. 영육 간의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싶다.
셋째로 " 실버센터의 하루"를 천료 한다
오랫동안 데스크에 올라오는 많은 작품을 대하면서 환자의 목소리에 스스로 통곡하는 간병사나 돌봄이 를 별로 보질 못했다. 치매환자의 억지소리에 웃고 때로 짜증이 나겠지만 이를 물 그럼 히 바라보다가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변환. 내가 저 환자가 되었을 때를 돌이 커 생각하다 눈물을 꾹 삼키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인의 참한 심성이 너무 예쁘다 .
넷째로 "행복의 조건"을 선택한다
시란 절제된 감정을 객관화할 때 작품이 빛이 난다. 코미디언이 관객은 웃기되 자신은 웃으면 안 되는 이치다..
행복은 누가 갖어다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시인은 스스로에게 암시를 건다. 일종의 최면이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어! 나는 행복 해! 나는 이 행복을 지켜 낼 거야! 그러나 결론은 시인의 시심이다 감사할 줄 알고
모두에게 은혜를 공유하게 한다 , 가치관의 혼재 속에 욕심으로 인간이기를 거절하는 세태를 아름다운 언어 잘 지적해 주었다
다섯 빼 " 화해(和解)의 저녁"으로 신인상 후보로 등단을 천료 한다.
오해는 화해의 조건이 되고 화해는 어떤 방법이든 제스처나 언행을 통하여 이해를 공유하고 갈등이 풀어져야 한다 ,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행위는 원인 행위에 대한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시간인데 때로 이해 보다 더 진한 오해를 통하여 사태를 더 꼬이게 도 한다. 시인은 이미 상대의 의도를 읽었지만 화해를 한 것이 아니라 화해의 의미를 모르는 상대를 용서로 체념한 것이리라
모시떡 하나 꺼먹 비닐에 넣고 빨리 그 장소를 떠나 집으로 향하고 돌아오는 귀가 길에 본 저녁놀은 비스 듬히 누워있다 ,라고 늪 조린다, 이름 하여 관조의 미학이다
드리고 싶은 말씀
학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들 중 글을 쓰거나 전업 작가로 데뷔하는 확률은 10% 미만이라고 합니다 전공으로서 문학을 했으면서 글을 쓰지 않거나 붓을 놓은 사람들의 감성은 더 드라이합니다 , 인생은 고해라고 했나요 아닙니다 시를 만나면 바람과 햇빛을 받으며 물과 구름을 벗 삼아 낭만과 서정을 노래하는 삶입니다 , 남의 작품에 감동받고 내 작품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詩다운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총체적으로 시어 구사능력 좋습니다. 때로 보이는 시적 구성은 독자들로 하여금 허탈과 해학 그리고 여유를 안겨 줍니다. 恨과情 이 메타포로 엮이어져 있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심사위원 김구부 김인희 신상성 최기복 記 최 태호 )
푸로 필
성명 김미남 (金 美 男)
아호 가현 (佳 泫)
서울 산
첫댓글 1. 오월이 오나 보다
가현 김미남
일상은 무미건조해도
눈길 머무는 곳은 화사하다.
반란의 꽃들이 뜨락에서 웃고
스산한 계절의 윤회는 서럽다.
여물어 가는 시간의 한켠에 서서
빛바랜 목련의 변신을 서러워 한다.
사월아!
서러워 마라
다시 만나는 날에
잎이 꽃이 되고
꽃이 잎이 되어
다시 만나자.
2.허기진 일상(日常)
가현 김미남
의식주 문제의 노예가 된다는 것은
허기진 일상의 의자에 앉아
헛기침을 하는 것이다.
詩를 논하고
隨筆을 논해도
나의 오늘은 온통 허기로
동여 매어진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올때까지
천변을 거닐며
허기를 쫓는다.
새 날이와도 매양
그러그러한 일상에 오늘은
詩로 허기진 마음을
달래 본다.
3. 실버센터의 하루
가현 김미남
우리 센터의 어르신들
그들이 나를 天使라고 부른다.
염치없지만 듣다보니
내가 천사인것 같기도 하다.
맡긴 돈이 없어도 무얼 사 달라하고
어린아이 엄마찿듯 내 바지가랑이를 붙든다.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나
사랑을 구걸하는
사랑의 浪人이 되어버린 歲月
연민과 수고로
내 일상은 땀으로 찌들고
억지 천사가 된다.
멀리서 들려 오는 젖은 목소리
너도, 내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4. 행복의 조건
가현 김미남
자전거 뒷자리에 도시락 싣고
출근하는 남편이 있고
工夫 못해도 밥상 앞에서
씩씩한 아들 녀석 있다.
목욕탕에서 휜 허리 등을 내미는 시어머니
이태리 타올에 비누 거품 묻혀
벅벅 문지르다 보면
이 나이에 뭐하나 하다가도
"섬집아이" 동요가 허밍되어 나온다.
돈 많아서 걱정, 살쪄서 걱정 하는
세상에 얻은 해탈
이승이 행복인데
더 무얼 바라랴
하나님 부처님
이만큼 사는 걸 감사합니다.
5. 화해의 저녁
가현 김미남
그녀가 아침에 사직서를 내밀었다.
괜히 웃음이 나온다.
대표가 아침부터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묻는다.
저녁밥을 먹자 한다.
수육에 칼국수로
하루의 시름을 잊는다.
시답잖은 이야기가
응어리진 마음을 녹이고
문 닫은 카페의 의자에 앉아
그동안 보지 못했던
미나리길을 보니
사람이보인다.
그녀마저 이뻐 보인다.
미칸
트라이앵글
파키라......
물꽂이 이야기로
공통분모를 찾고
시시비비는 가리지 않아도
어느새 마음은 하나
모시떡 하나를 검정 비닐에 담아
아픈 배를 안고
마음은 벌써 집이다.
해는 서산에 비스듬히 누워
하품 하면서도
나를 보고 웃는다.
최기복원장님의 티칭과 채근으로 다섯 편을 제출하였습니다~
부끄럽지만 등단으로 한 발자국 다가 가는 것만 같아 가슴이 벅차고 자꾸 미소가 지어집니다.
너무 스피드를 내면서 달려가고 있어 없던 시어가 더 없어질 것 같아 조바심도 납니다.
원장님의 지도를 받았어도 졸작 올려 놓았습니다.
편집국장님 살펴봐 주세요~
최기복원장님께 다시 감사 인사 올립니다.
함께 기뻐해 주실 문우님들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