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여행한지 6일째되는 날이다.
솔직히 말하면 집생각이 별로 안 난다. 볼거리가 어찌나 많은지 그것들 머리속에 집어넣느라 너무 바빠서이다.
여행할 때는 늘 그렇다.
옛날 아들과 영국 갔을 때도 하도 전화를 안 해서 남편이 물어물어 홈스테이하는 집에 전화를 했다.
너무 소식이 없어 무슨 일이 났는 줄 알았다나? 너무 재밌어서 그랬던 것인데....(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가는 도중 작은 마을, 휴게소에 들렀다.
이곳에는 각종 식료품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기념품들도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 셀라믹 부엉이 하나를 샀다. (5유로 50센트)
이규희샘은 버스 뒷자리에서 곤한 잠을 주무시고 계신다.
아무쪼록 속이 괜찮아야 할 텐데.....(걱정이 된다.)
버스 안이 조용하다. 마치 절간 같다. 모두 조는 탓도 있지만...
12시 50분, 짤츠부르트 도착. 오랫만에 중식을 먹었다.
모짜르트가 태어난 곳, 짤츠부르크....
짤츠부르크는 음악제는 전세계의 음악가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음악제로 유명하다.
도시의 규모는 비엔나에 비할 바 없이 작지만 짤츠 강과 호엔짤츠부르크 성이 어우러진 풍경은 비엔나보다 훨씬 아름답다.
여기서 짤츠는 소금, 부르크는 성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소금이 많이 생산된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소금이 오스트리아 전역에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짤츠부르크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미라벨 정원에서 장동건을 무척 좋아하는 동건짱과 귀여운 포즈로 찰칵~
정원 안에 있는 미라벨 궁전은 1606년 디트리히 대주교가 자신의 연인 살로메를 위해 지은 것인데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궁전 안 '대리석의 방'에서 모짜르트가 연주를 했다고 한다.
어제, 비엔나에서 불타는 밤을 보낸 이규희샘은 무척 힘들어하셨다.
와인과 샴페인을 섞어 마셨으니....
멀리 호엔짤츠부르크성이 보인다.
호엔짤츠부르크성은 짧은 일정 때문에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저 성 안에는 수동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데 하이든과 모짜르트가 연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음량이 어찌나 엄청나든지 '짤츠부르크의 황소'라는 별명이 붙었다나?
호엔짤츠부르크 성 내려오는 길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 마리아가 기거하던 논베르그 베네딕트 수도원이 있다고 한다.(아, 안타까운 일이다. 돈과 시간이 더 있었다면....)
내가 서 있는 바로 요 아래 층계가 있는데 이곳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마리아가 아이들과 함께 도레미송을 부르는 배경으로...
짤츠강은 아름답다.
짤츠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저 남자는 누구인가?
그도 아름답다.
세 마리의 용들 사이에 서 있는 한 마리 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띠가 같아도, 고향이 같아도, 모교가 같아도 동류의식을 느낀다.
이규희샘과 원선생님 부부는 모두 용띠....몇 살 용띠일까?
또 원선생과 박기자는 같은 여주 출신이라고 또 한참 반가워했다.
그렇다면 나는 저 사람들과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거리 그 자체가 예술이다. 건물도 예술, 포즈를 잡고 있는 두 여자도 예술!
모짜르트가 세례를 받은 대성당...
유명한 것은 6000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진 파이프 오르간이다.
저 오르간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가 날까?
하늘 땅 통털어 가장 숭고하고 장엄한 음악이 나오겠지.
모짜르트 생가(노란 집)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 9번지이다.
1756년 1월 17일 모짜르트가 이곳에서 태어났고, 17살까지 살았다.
유년기의 작품은 거의 여기서 작곡했다고 한다.
모짜르트 생가로 들어갔다(1인당 6유로 50센트)
모짜르트가 쓰던 바이올린, 피아노(당시는 클라비 코드라고 불렀다.) 아버지와 주고받은 편지 등 각종 자료가 보관되어 있었다.
모짜르트 생가 앞 가게에서는 '모짜르트 쿠겔른 초콜릿'을 팔았다.
하지만 사먹지는 않았다. (아무도)
유럽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의 예술가.
번화한 거리에 앉아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다.
1706년부터 시작한 카페, 토마 첼리 카페이다.
이곳에 가면 우리가 말하는 비엔나 커피(멜랑에)를 마실 수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마실 수가 없었다.
겨우 자리에 나 앉으면 느릿느릿 오지도 않고 주문도 받지 않는 종업원 때문에 속에서 불이 난다.
오후 4시.....짤츠캄머굿을 향해 출발.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나온 짤츠캄머굿은 손꼽히는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형성된 76개의 호수와 산들이 어우러져 있다.
짤츠캄머굿의 진주라고 불리는 할슈타트 호수...
얼마나 좋으면 눈을 감았을까?
푸득푸득 비까지 뿌린다.
그래도 기분은 날아갈 듯하다.
이규희샘은 이제 완전히 살아났다.
버스 뒤에서 잠을 푹 잤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살아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몇몇 사람들이 케이블 카를 타겠다고 비오는 거리를 달려갈 때
박신식샘은 우리와 다른 곳으로 횅 하니 걸어갔다.
케이블 카도 못 타고 터덜터덜 돌아와 기념품을 사고 있는데. 박샘이 다가오더니 무거운 봉지를 건넨다.
"산지기님 갖다 주세요."
"뭔데요?"
"부엉이요."
그 순간 어찌나 우습던지....
"얼만데요?"
"비싸지 않아요."
"돈 줄려고 그러는 게 아니고, 그냥 가격만 알아보는 거예요."
그렇게 옥신각신하다 이규희샘과 나는 박샘이 갔다 왔다는 가게로 다시 갔다.
어찌나 예쁜 기념품들이 많은지, 그곳에서 이규희샘은 양철로 만든 암탉 한 마리를 샀고, 나는 부엉이를 두 마리나 샀다.
나무도 된 것과 스테인드 글라스로 된 부엉이...
(박샘이 사 준 부엉이는 쇠로 되어 있어서 무거워 죽는 줄 알았다. 끙~)
스테인드 글라스로 만든 부엉이....벽걸이 용으로 되어 있다.
세 부엉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비가 내린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
그런데 버스는 어디론가 자꾸만 들어간다. 깊은 산 속으로...
"이거 어디 가는 거야? 우리들을 마늘 까는데 팔아 넘길 셈인가?"
이렇게 우스개 소리를 하며 도착한 곳은 환상적인 작은 마을이었다.
우리가 하룻밤 묵은 마을의 이름이다.
독일어로 되어 있어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하여튼 작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산안개 보송보송 피어오르고, 녹색 산들이 손짓하는 곳...
아침 산책을 하다보니, 마을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지난 밤 우리는 또 호텔 로비에 모여 술내기 게임을 하며 여행을 즐겼다.
와인 3병을 마셨다.
박신식 샘이 산지기에게 준 선물, 쇠부엉이.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할슈타트 호수 기념품점에서 산 부엉이와 어느 휴게소에서 산 부엉이.
왼쪽 부엉이는 순진해 보이고, 오른쪽 부엉이는 성깔이 있어 보여서 샀다.
이제 프라하에서의 이틀 일정만 남았다.
연간 1억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프라하.
프라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 마지막 편에서 계속-
* 마지막편 예고 -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체코의 체스키크롬로프.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체코의 수도 프라하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내가 좋아하는 부엉이를 나라마다 사서 참 기뻤습니다.
쇠부엉이는 정말 무거웠겠어요. 쌤 짐보따리 들고 다니시느라 살빠지셨을 듯..ㅋㅋ
그랬으면 오죽 좋으랴마는...몸무게는 여전히 요지부동...하긴여행 다니면 차려주는 밥 먹어서 살찐다는 사람도 많은 듯...
음악의 도시에는 맑은 음악이 구름처럼 흘러다닐 것만 같아요.
그냥 그 도시를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여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어요.
저,,,일단, 적금부터 들어야 겠어요....
적금은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갑자기....다시 여행기를 읽다가....
@바람숲 적금은 못들고 저금 하면..쓸 일이 생기고...그러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