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 개론’을 보고서~
2012, 4.2 KTX 영화관람칸에서
서울 나들이겸 친구잔치에 참가하기 위해 하루전날 저녁 기차로 상경하게 되었다. 미리 예약을 해두지 않아서 영화관람석칸에 타게 되었다.
‘영화는 건축학개론이고 좌석은 출입문쪽이고 요금이 일반석보다 7천원 더합니다~괜찮겠어요?’ 안내양의 사무적이고 일반적인 멘트를 들으며 우선 급하니까, ‘예~예~’표를 끊었다.
표를 끊고 돌아나오며 생각해보니 ‘일반석 보다 7천원이나 더비싸!’,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내 스타일에 맞는 영화를 골라 보는 것도 아니고 후회 막급이다, 간사한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예약상황을 점검해보니 이열차보다 더 앞선 일반석 시간대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폰으로 수시로 예약확인하고 다시 바꿀 수도 있으니 좋은 세상이다. 모르겠다~일단 번거롭고 귀찮으니 예약한 열차를 타고 가는 수밖에......
영화는 그런대로 산뜻한 영화였다. 대구서 KTX로 2시간~ 영화한편 보는 바로 그시간이다~딱이다.
‘누구나 첫사랑은 있기 마련이고 첫사랑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통속적인 내용이었지만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참신했다.
그런데 제목 ‘건축학개론’이 첫사랑과 무슨관계라??? 영화를 보고나서도 계속 아리송~ 머릿속을 맴돌았다. 내나름대로 억지 연결지어 본다. 영화의 첫부분에 첫사랑 연인들이 대학에서 건축학 개론을 함께 듣게 된다. 건축학개론 교수가 괴짜다. 강의 첫시간에 흑판에 큰 서울지도를 붙여놓고 학생들 하나하나 나오게 해서 자기집에서 학교까지 선을 연결하게 한다. 초등학교 일학년도 아니고 따분하다~~근데 강의 마지막이 인상적이다. ‘오늘 강의는 자기집에서 학교까지의 길을 체크해봤다. 내일부터 디카로 학교까지 오늘 길을 촬영해서 레포트를 작성 제출한다. ’ 내가 살아가는 내동네의 장단점을 익혀 공간을 확대해가는 과정이 건축학의 시발'이란다. 스토리의 전개는 한동네에 살던 청춘 남녀가 건축학 강의를 같이 듣으며 첫사랑은 시작된다. 둘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고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다 서로 다르게 미완의 속앓이를 하면서 결국은 첫사랑을 성사시키지 못한다. 주인공이 자신과 인접한 것들과 상호작용하는 건축학 개론을 잘배워 성공한 건축가로 이어졌으나 첫사랑을 성사시키기 위해 서로를 이해시키고 때론 밀당 투쟁하며 자기들의 온전한 사랑을 성숙시켜가는 과정엔 실패했다.
흔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을 서로를 탐색해가며 다투어가며 이해해가며 이루어 가는 첫사랑도 더러는 있지만, 많은 젊은 날의 초상들이 엮어가는 첫사랑이 대개는 미완으로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것같다. 이영화의 소재는 첫사랑이지만 결국은 모형을 만들과 다시 부수어가며 주위와 어울리는 좋은 건축을 만들어 가듯이 우리의 삶도 주위와 다투며 부딪치며 이해시키며 ~ 우리의 인간관계를 완성해가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간만에 얼떨결에 괜찮은 영화 한편을 보며 미숙하게 좌충우돌하던 지난 세월을 되새겨 보았다. 세상살이가 다 그런 모양이다. 현재 내게 주어진 작은것 하나하나를 챙겨보면서 그곳에 정성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삶에서 우리는 비로소 그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가 있지 않을까~
결혼식후 피로연에서 초딩 친구들과 남문기, 신흥기,송갑제 등 중딩 칭구들과 어우려져 지난 세월들을 이야기 하며 박현근이가 노래방 사회를 보며 ‘지가 어느 대기업에 무슨 높은 자리에 있었던 이제는 재산도 지위도 미모도 별 의미가 없다'며 찐하게 한잔 했다. 인간냄새 풍기며 자주 만나 지난 야기 할 수있는 우째거나 우리 마을 구석구석을 다 알아야 휼륭한 건축을 할수 있듯이 서로을 구석구석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동무가 있으면 내인생 최고다.
댓글
박호영 12.04.04
하하하 친구야 나도 덕분에 영화를 본것 같으네......^^*
요새는 열차 안에서 영화도 볼수 있는 곳도 있구나
정말 좋은 세상이다. 서울 올라 가면서 지루하지도 않고 ㅎ
기차 타본지도 오래 되었네
즐거운 서울 나들이에 많이 즐거웠겠다 친구들하고 훗훗훗
ㅡ남기린 12.04.04
그렇다~나이 들어가니께니 칭구들뿐이다~~~호영이 카페 늘 잘 지켜주어 감사~!~~~
허근명 12.04.03
무엇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내실이 있는 완제품이 생산 되듯이 우리들의 인생사도 역시 그런 모양이다, 어제 그리고 내일 또 그먼~훗날 우리들의 인생 일대기가 건축학 개론학이 말해주듯이 세상을 함께 친구들과 공유하며 또 다른 기차를 함 타보자,
ㅡ남기린 12.04.04
'우리의 인생 일대기가 건축학 개학론이 말해주듯이~~~"허회장이 짚어주는 맥이 늘 확실하다.기초 튼튼한 우리 53 만남 자주보자~~~
윤종대 12.04.04
가끔 지난날 영산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곳에서 지난시절을 찾아봐도 가물가물 그곳에 첫사랑이 있었고 돌담장너머 꽃과 나무들 좁다란골목길 너무많이 바뀌어 버린 모습이 안타깝고 첫사랑은 주위환경의 이유에서 변하고 이루어지지 않는것과 계속 변화하는 건축학개론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ㅎㅎㅎ좋은영화보셨네
ㅡ남기린 12.04.04
새롭게 더욱 의미롭게 울 53칭구들의 건축학 개론 함께 즐겁게 쓰봄세~~~~
옛날산지기 작성시간12.04.04
조은시간 보냈구나! 요즘은 가치관의 혼돈이 온다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게 좋은건지, 두리뭉실 물에 물 탄듯이 살아가는기 좋은건지, 때론 다투며 때론 타협하며 살아가는게 좋은건지...
옛날엔 자식들한테 아닌것은 아닌것이다. 바르게, 정의롭게 살아라꼬 했는데 지금은 말끝이 흐려지려고 한다. 요즘엔 아이들한테 세상과 타협하라꼬 하고싶다.
이게 늙어가는것 같꼬, 가치관의 혼돈이 온다.
ㅡ남기린 12.04.04
우하하~~~그렇게도 당당하시던 우리 산지기님도 자석들 한테는 약한 모습을 보이시는구나~그렇타~정말 자석들한테 하고 시픈 말도 많은디 꾸우꾹 참는다~이럴땐 동무하고 한잔해야 되는디. 국석아 보고짚다~~~~~~~~~~~~~~~~~~~~~~~~
최갑종 12.04.05
부러바라 일타삼피(?)했구나 여기선 꿈같은 얘기다
그래도 지중해는 매일 본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ㅡ남기린 12.04.06
발부치고 사는 그자리 잘보면 일타 삼피 천지 삐가리다~지중해 일타 삼피 하러 가고짚다~
배판호 12.04.08
새벽에.나는향상 5시에. 일어난다. 일어나. 우선 스마트폰을 켜 본다. 우리친구들 무슨 좋은 소식이 있는가 하면서 건축학 개학론좋은 영화 봤네.
그 첫사랑은 이루지 못해지만..삶에 살아 가는인맥을 여러점으로. 도움이되리라고본다.
좋은 글 보고간다.ㅡㅡㅡ
ㅡ남기린 12.04.10
우리 배대장이 바로 53칭구사랑 산 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