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지분 5.70%로 급감 vs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분 14.97%로 단일 최대주주 부상 한양정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주식 사들여 지분 3.95% 확보…한미사이언스 주주로 등장
[사진=한미약품그룹]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 모녀가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프리미엄 15%가량을 챙기고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송 회장 모녀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포기하고 떠날 결심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9일 송영숙 회장의 주식 수가 지난 3일을 기준으로 878만9671주(지분 12.85%)에서 389만9720주(지분 5.70%)로 큰 폭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그룹의 오너가가 지분을 이처럼 대거 넘기기는 드문일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일의 종가보다 높게 매각한 것은 사실상 경영권을 넘기면서 프리미엄을 챙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회장이 지난 3일 주식 174만1485주를 주당 3만7000원의 가격으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매각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송 회장은 이어 한양정밀에도 보유 주식 220만2702주를 주당 3만7000원에 넘겼다.
송 회장이 신동국 회장과 한양정밀에 넘긴 주식은 3만7000원으로 이날 종가 3만2300원에 비해 14.55% 높은 가격이다.
송 회장은 지난 2022년 8월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는데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지 않았지만 이번엔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팔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긴 셈이이서 주목되고 있다.
송 회장은 신동국 회장과 한양정밀에 주식을 대거 넘기면서 지분이 5.70%로 줄어들었고 대신 신동국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제작=필드뉴스]
임주현 사장도 주식 50만주를 한양정밀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사장도 송 회장과 마찬가지로 주식을 주당 3만7000원에 매각했다. 임 사장은 그러나 송 회장으로부터 94만5764주를 받아 전체적으로 보유 주식은 늘어났다.
한미사이언스는 임 사장의 보유 주식 수가 3일을 기준으로 510만1306주(지분 7.46%)에서 554만7070주(지분 8.11%)로 다소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신동국 회장은 주식 수가 1023만9739주(지분 14.97%)에 달하며 개인으로는 단일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임종윤 사내이사가 보유한 주식 852만2381주(지분 12.46%)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정밀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매각한 주식 270만2702주(지분 3.95%)를 사들여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로 등재됐다.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과정에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편을 들어 송영숙 회장 모녀의 OCI그룹과의 통합 추진에 제동을 건 바 있다.
그러나 올해 7월 초 신동국 회장이 갑자기 송 회장 모녀 측으로 입장을 바꿨고 3자 연합이 결성됐다. 신 회장은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하며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놓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이 오너가 가족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이제는 그룹 전체에 대한 이미지 악화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