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과 교회의 역할
1. 개신교인에 대한 일반국민 인식
한국 개신교가 바람직한 종교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인식은 이미 강하게 퍼져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9%가 한국교회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31.5%)고 답했다. ‘매우 신뢰한다’(6.7%)와 ‘신뢰한다’(25.1%)는 응답은 31.8%에 불과했다. 종교별 신뢰도는 가톨릭(30.0%), 불교(26.2%), 기독교(18.9%) 순이었다. 한국 교회의 교회 밖 세상과 소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61.1%가 ‘소통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통합 기여도 역시 64.7%가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 6월 ‘일반 국민의 개신교인에 대한 인식’ 조사가 진행됐다. 국민은 불교와 가톨릭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선을 보내지만, 개신교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거리를 두고 싶은’(32%) ‘사기꾼 같은’(29%) ‘이중적인’(30%) 등의 이미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원하는 종교의 역할은 복수응답에서 51%가 ‘봉사활동의 주체’였다. ‘사회적 약자 보호’(50%)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39%) ‘사회적 갈등 중재’(28%) ‘사회적 가치 수호’(27%) ‘경제적 기부’(26%) ‘사회연대 독려’(19%) 등이 뒤를 이었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힘들고 지친 현실에서 종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52%로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힘들 때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4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종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코로나 시대에 종교가 한 역할에 관해 묻자 “종교가 한 역할이 없다”고 대답한 분들이 72%였다.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 봤다. 향후 종교전망에 대한 질문 앞에 45%가 종교의 위상은 ‘낮아질 것 같다’고 했다. ‘이번을 계기로 종교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향으로 집회를 찾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는 답도 있었다.
종교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에 대한 응답은 ‘자체 부정부패’(65%) ‘집단 이기주의’(55%)였다. 사회인이 바라는 종교인의 이미지는 ‘성숙한 인격’(77%) ‘높은 도덕성’(68%) ‘봉사와 기부’(36%)였다. [출처] - 국민일보
2. 근본주의 신앙과 공공신학 부재
현장 예배를 둘러싼 논란을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적 신앙·신학의 왜곡과 편향도 지적된다. 기독교출판사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53) 목사는 “상당수 개신교인들이 믿음을 초이성(超理性) 또는 비합리적인 종교 메커니즘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도 의학·과학의 지침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종교적 세계관을 앞세워 예배하는 동안에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보호해주실 것이라는 비뚤어진 신념을 공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개신교에서 ‘공공신학’이 부재한 것도 중요한 취약점으로 꼽힌다. 공공신학은 교회가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 전체의 공적 유익을 위해 어떤 시민적 의무와 책임을 감당해야 할지를 신학적으로 성찰하는 것을 뜻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여러분 절대 코로나 걸리지 않을 줄 믿습니다. 나는 그거 확신했어요. 우리 성도들 단 한 명도 걸리지 않을 줄 믿고 하는 거야. 아멘? 걸리기만 해봐라. 안 걸려요.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니깐.”
<송도 가나안교회 김의철 목사는 3월 8일 주일예배 설교>
“정치 너무 믿지 마시라. 경제 너무 믿지 마시라. 사회적인 무슨 과학? 그거 너무 믿지 마시라. 우리가 믿어야 할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나를 아시는 그분뿐인 줄로 믿습니다.”
<수원 중앙침례교회 고명신 목사 역시 3월 15일 주일예배설교>
3. 민주·공정·투명, 교회의 시대적 소명 되새겨야
한국 개신교가 사회적 신뢰를 되찾으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한국 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 ‘불투명한 재정 사용(25.9%)’, ‘교회 지도자들의 삶(23.8%)’, ‘타종교에 대한 태도(19.9%)’, ‘교인들의 삶(14.3%)’, ‘교회의 성장제일주의(8.5%)’ 등을 지적했다. 그리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사회적 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49.8%)’, ‘봉사 및 구제활동(27.9%)’,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8.4%)’, ‘문화예술 활동(4.3%)’, ‘학교운영 등 교육사업 활동(4.2%)’을 꼽았다.
김요한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교회는 주일 하루에 집중된 건물과 조직, 헌금과 프로그램 중심의 종교생활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대신 어떻게 일상 전체를 예배화 할 것인지, 어떻게 성장과 팽창이 아니라 성숙과 성찰을 추구하는 종교로 탈바꿈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 코로나 상황에서의 교회의 역할 (소망교회 구제 중심으로)
가. 교회수양관을 코로나생활치료센터로 제공
코로나 3차 유행이 심각하게 확산되면서 병실이 부족한 현상을 예측한 소망교회는 수양관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나. 코로나로 어려운 곳 지원
소망교회는 코로나 확산 초기 한창 혼란이 가중되던 2020년 3, 4월에 헌금을 걷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당하는 곳에 보내기로 했다.
대구·경북지역의 병원과 의료진, 영세 상인 뿐 아니라, 전국 교회와 기관의 상황을 살피며 재정, 교육, 자료 등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보냈다.
다. 작은 교회 돕기
온라인 예배 송출을 경험해 보지 못한 작은 교회를 찾아가 장비 설치 및 시설 보수를 지원하는 등의 노력도 꾸준히 했다. 대구동산병원, 사랑의열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대구·경북지역 및 해외 한인교회, 온라인 예배 장비 지원, 작은교회 113곳 월세 지원 등으로 5억 5800여만 원을 지원했다.
라. 소외된 사람 지원
독거노인 및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다문화 가정과 한부모 가정에도 관심을 갖고 교회 주변의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찾아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