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중의학 등 동양의학에서는 침으로 신체의 특정부위를 찔러 통증을 완화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침술을 사용한다.
면역물질 '사이토카인'의 과다 분비로 인한 염증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침술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나왔다.
침이 인체에 작동하는 원리를 밝혀 사이토카인 폭풍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한 연구를 '하버드 가제트'가 소개하고 있다.
10일 미국 하버드대학 '하버드 가제트'지 등에 따르면 마추푸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침술이 의학적 효능을 발휘하는 데 관여하는 뇌 신경 구조와 신호 경로를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10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침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급성 전신성 염증인 '사이토카인 폭풍'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서 침으로 경혈을 자극하면, 어떤 신호 경로를 거쳐 염증이 완화되는지 확인됐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을 통해 침술로 항염 반응을 일으킬 때 꼭 필요한 뉴런(신경세포) 그룹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PROKR 2 Cre'라는 수용체(자극을 수용하는 세포)를 발현하는 지각 뉴런 무리에 주목했는데, 이 뉴런 무리는 뒷다리 앞쪽 근육의 깊은 근막에서 많이 관찰됐다. 생쥐실험에서 이 뉴런 무리를 제거했을 경우 뒷다리에 전기침을 놔도 자극이 가해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위중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급성 전신성 염증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침술로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 교수는 "침술 분야의 가장 근본적인 의문 가운데 하나인, 경혈의 신경해부학적 기초가 무엇인지를 알아냈다"며 "신경해부학적으로 경혈의 민감성과 특이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 교수는 또한 "이같은 의술을 통해 더 나은 치료를 이뤄야하는 심각한 질병들이 아직 많은데, 장기의 염증이나 관절염, 그리고 면역항암치료 같은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서양의학에 동양의학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이번 연구는 비록 실험 모델이 생쥐이지만, 인간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깊은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