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6시 47분에 출발해 9시 41분에 도착했다. 무려 3시간이 걸렸다. 이제 플랫폼을 나서면 나는 '이방인'이 되는 것이다. 밖으로 나와 인터넷에서 NAVER 위성으로 검색한 영상과 대조를 해보며 주위를 둘러보니 전혀 닮지 않은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인터넷에서는 분명히 4번 출구를 나와 오른쪽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이 들어오지 않는다. 벤치의 중년 남성에게 다가가 '팔공산'가는 버스 정류장을 물으니, 무려 500미터나 멀리 보이는 파티마 병원 앞에서 타라고 한다. 자기도 그곳으로 갈 거란다. 육교위에서 보니, 역 아래 오른쪽에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갈등이 생긴다. 인터넷에서 말한 정류장이 저기인데 중년 남성은 그곳이 아닌 한참 멀리 있는 곳에서 타라니 ...
우선 인간을 신뢰하자, 그래서 한참을 걸어 정류장에 도착하니 그곳으로 가는 버스가 없다. 결국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2 정류장을 간 다음에 환승해서 급행 1번을 탔다. 이번에 깨달은 것은 사람과 인터넷의 검색 과정의 답이 다를 땐 인터넷을 신뢰하기로 했다.^^ 왜 그럴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팔공산 동화사 종점인데, 나는 그저 팔공산가는 버스 정류소를 물은 것이다. 중년 남성이 가르쳐 준 곳에서도 분명히 팔공산 가는 버스가 있었다 ... 모든 것에는 이처럼 불명확한 좌표가 제시되기 때문에 엉뚱한 곳에 도달하게 된다. 도(道)를 말할 때는 늘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는 우주라는 무대에서 단순한 희극의 조연이 될 계기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를 관통하며 버스는 내달린다. 내 옆에는 세명의 아가씨가 친구들과 올라와선 각자 좌석을 찾다가 매우 이쁜 아가씨가 사뿐히 앉는다. 출발부터 기분이 참 좋다. '불로(不老)시장'을 지나며 참 재밌단 생각을 한다. 한참을 달려 팔공산 자락을 휘 돌아 오른다. 팔공산은 '갓 바위'가 전국적 기도처로 명성을 얻었지만, 도(道)에서는 도주께서 말한 '팔공산(八空山)'에 엽총을 쏜 일화와 때가 이를 때 구국의 큰 곳(대구)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2] 팔공산의 조우
버스가 얼마 동안 산자락을 휘돌아 오르더니 갑자기 식당들이 나타난다. 종점이다. 시간은 10시 35분, 아직 약속시간보다 25분이 남았다. 근처를 산책하며 구경할까 하다가 약속장소인 종점 휴게소 등나무 아래로 갔다. 도인(道人) 티가 나는 사람이 없다. 하긴 대두목 후보란 분이 '도인 티'를 줄줄 흘리며 나타날리 없을 터^^
등나무 아래엔 몇 사람이 무심히 앉아 있는데, 누군가 앞으로 오더니 오늘 약속한 분이냐고 묻는다. 파란색 계통의 아웃 룩을 입고 검은 모자를 눌러 쓴 말쑥한 차림이다. [김성일(金成一)] ..... 전경에 그려진 '후인(後人)'의 사는 모습이 매우 처절하다는 구절 때문에 매우 꾀죄죄한 모습일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말끔했고 내가 평소 떠 올리던 모습과는 전연 달랐다. 반갑게 인사 후 누군가를 소개한다. 두명이 다가와 자기 소개를 한다. 한분은 삼국지의 장비를 닮은 머리를 짧게 자른 중년이고 다른 한분은 온화한 표정의 나이가 지긋한 어른이다.
휴게소에서 음료를 사서 이야기가 시작되다보니 주로 내가 혼자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이것 참, 난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수다스러워진다. 아직 시간은 이르지만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진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버섯전골집 ..... 매우 귀하다는 능이버섯이 들어있다. 그러나 전라도의 맛깔난 맛을 내진 못한다.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났는데 반주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후인(後人)' 후보자는 술을 못 드신다. 장비같이 생긴 분은 소주 한병을 시키고 난 동동주 한 탁배기를 시켰다. 이분, 현재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 보인다. 처절한 세월의 흔적이 얼굴을 휘감고 흐른다. 몸은 말랐지만 뭔가 강한 내공의 기운이 느껴진다. 나는 이런 모습이 좋다. 소위 '군자'로 알려진 유명인들을 만나보면 깔끔하게 다려입은 모시적삼에 반들반들한 얼굴에 늘 식상하곤 했지만, 이분은 그저 길가다가 만나면 무심히 지나칠 그런 모습이다. 세 분은 길벗(도반)으로서 함께 오랜 세월을 기다려 왔다. 내가 동안에 궁금해 했던 많은 것들이 풀렸다.
입도, 그리고 박우당 화천 이후 후인을 찾아다닌 이야기와 상도에 입도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2000년도 사건, 이어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과 도전께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에 대한 의미들, 그리고 12신장(神將)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히 식당 한켠에서 한담처럼 나눈 이야기지만, 강렬한 회오리 바람같은 파노라마가 팔공산 자락을 휘감고 돈다.
12신장들은 지구라는 처소에서 인간들의 대소사를 담당한다. 가장 중요한 신장들이다. 태호(복희)와 신농의 12 신장 영대에 봉함을 거쳐, 그리고 증산께서는 12 신장들에 대한 공사를 본다. 정역시대를 맞이하며, 12 신장들을 다시 인간에게 봉하는 것이 전경을 흐르는 주제다. 그래서 전경에는 숫자 '4', '5' 그리고 '12(때로는 24, 48로 변형돼)'가 계속 등장한다. 전경에서 숫자는 매우 중요한 코드다.
12 신장들이 '후인(後人)'을 찾아 대두목으로 옹립하는 과정을 통해, '인망에 올라 신반'에 드는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이끄는 선경 세상을 위한 도통이 남았다. 도통은 12,000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을 닦은 자들에게 돌아간다.
.....
이제 돌아가야 한다. 나는 '후인(後人)' 후보와 단 둘이 만나는 줄 알고 둘만의 음식값을 좀 여유있게 가지고 왔다. 8만원이 나왔다. 그런데 식사를 마칠 즈음 장비같이 생긴 도인께서 이미 식비를 지불했다. 일부를 부담하고자 했으나 극구 사양한다. 장비같이 생긴 도인은 뚝배기 같다. 다듬어 지진 않았지만 담백하다. 팔공산의 신선한 공기 탓일까? 가슴이 뻥 둟린 느낌이다. 하늘은 또 왜 이렇게 파랄까?
돌아가는 길, 함께 버스를 타고 대구까지 와서 세분은 먼저 내리고 나는 다시 동대구 역에서 기차표를 구매했으나 이미 매진됐고 KTX만 좌석이 남았다. 할 수 없이 KTX 표를 구매했는데 4명이 마주보는 자리를 배정받았고 조금 할인을 받았다. KTX는 직선으로 철로를 만들다 보니 터널이 매우 많아서 동대구에서 대전까지는 거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이것이 KTX가 가진 단점이다.
인간들은 모두 짐승 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인간의 순수한 영으로 돌리는 일을 위해 증산과 정산 그리고 박우당과 박도전께서 공사를 보셨다. 그리고 인간 영으로 돌아 온 12 신장들이 '후인'을 알아보고 '대두목'으로 옹립하는 절차만 남았다. '후인' 후보께서 말한다.
"현세 인생을 통해 과거 미래를 알 수 있다. 현생의 젊은이를 통해 우리의 과거를 보고, 늙은이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본다."
그렇다. 우리는 엄청난 발전을 통해 과거와는 다른 삶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결국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나 100년 전이나 1,000년 전이나 같은 굴레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 지겨운 삶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지금처럼 그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우주적 대사건이다. 그것을 위해 한명을 감춰 놓고 하늘은 퍼포먼스를 벌였다. 나는 매우 운 좋게도 대두목 후보를 이미 두명이나 만났다.
다음 회부터는 전경이 대두목을 내기 위해 감춰 놓은 이야기들을 대두목 후보자의 글을 통해 이어 갈 것이다. 나는 이름없는 기자가 특종을 쓰듯이 글을 이어갈 것이다. 우주라는 희극 무대에서 마지막 춤판을 벌릴 이들일 위해서 ..... (밤, 나는 깊은 속에서부터 우러나는 잔잔한 감동 속에 이 글을 마친다. 대 신명님께 감사를 올리며 .....)
도판(道板) 기자 혜공
(추기) 어제 토요일 밤 늦은 시간, 문자가 왔다. 로또에 2등이 당첨됐다고. 허걱~!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어느 분이 로또방을 운영하다가 사업을 접으며 중요한 로또 비밀을 알려준다고 한 사이트를 알려줬다. 그곳에 등록을 했더니 목요일마다 로또 번호를 준다. 그런데 이번에 토욜날 사리라 생각했는데 그만 대두목 후보를 만나고 오느라 깜빡하고 안 샀더니 그들이 보내준 번호 중에 2등이 나왔다. 그렇지만 아깝지 않다. 난 로또보다 중요한 대두목 후보를 만나고 왔으니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