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랭킹 1위 이세돌 9단(왼쪽)이 최철한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라 중국의 간판스타 구리 9단과 2012 삼성화재배 우승을 다툰다. 두 기사 간의 세계 타이틀전은 세 번째가 된다. 열혈 바둑팬인 인기가수 김장훈 씨가 현장에 내려와 복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전 3번기 이세돌ㆍ구리, 각각 최철한ㆍ박정환 꺾고 결승 대결
만나야 할 선수끼리 만났다. 우리끼리의 형제 결승전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세돌과 구리, 한중 바둑을 대표하는 동갑내기 간판스타가 열일곱 번째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놓고 결승 대결을 벌이게 됐다.
14일 대전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막을 내린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전 3번기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29)과 중국의 구리 9단(29)이 각각 한국의 최철한 9단(27)과 박정환 9단(19)을 2-0으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두 기사는 상금 1억원을 확보했다.
▲ 이세돌-최철한. 화끈한 전투 스타일 간의 충돌로 기대를 모았으나 2국에선 이세돌의 완승 흐름을 전개했다(258수 백불계승). 상대전적은 이세돌 기준 26승17패.
이틀 전의 1국을 나란히 백불계승으로 장식했던 이세돌과 구리는 14일 속행된 2국에서도 그 기세를 몰아갔다. 전투 스타일의 최철한을 만난 이세돌은 초반 발빠른 행마로 우세를 잡은 후 비교적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지난달까지 5개월간 국내 톱랭커를 차지했었던 박정환은 관록의 구리를 맞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1국의 아픔이 가시지 않았는지 초반 우변 접전에서 실패한 후 끝내 열세를 만회할 기회를 구하지 못했다.
▲ 구리-박정환. 한중 신구 챔프 대결로 관심을 증폭시켰던 승부는 예상외로 박정환이 2패로 무너졌다(236수 백불계승). 통산전적은 3연패로 벌어졌다.
별들의 제전으로 불리는 삼성화재배 패권을 놓고 다투는 이세돌과 구리는 동갑인 데다 수많은 국제무대에서 경쟁을 벌여왔던 대표적인 라이벌로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왔다. 삼성화재배는 이세돌이 세 차례(9ㆍ12ㆍ13회 대회), 구리가 한 차례(15회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결승전은 12월 1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3번기로 진행
양웅 간의 세계 타이틀전은 세 번째가 된다. 2009년 LG배 결승에선 구리가 2-0으로, 2011년 비씨카드배 결승에선 이세돌이 3-2로 승리했다. 삼성화재배에선 9회 준결승전은 이세돌이 승리했고 15회 8강전은 구리가 승리했다. 공식전 통산전적에선 구리가 13승1무8패(중국리그 포함 16승1무14패)로 앞서 있다.
결승 진출을 결정지은 후 이세돌은 "결승에서 꼭 구리 9단을 만나고 싶었다"고 했고 구리는 "이세돌 9단에겐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은 상대"라고 했다.
▲ 결승 대결을 벌이는 이세돌 9단(오른쪽)과 구리 9단.
한편 두 기사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치른 이번 대회 32강전의 F조에서 만나 세계대회 본선 최초의 '4패빅 무승부'를 기록하며 재대국을 벌여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삼성화재배 사상 10번째 한중 대결로 성사된 결승전(한국이 6승3패로 리드)은 12월 1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3번기로 펼쳐질 예정이다.
1996년 출범해 전면오픈제, 완전상금제, 점심시간 폐지 등 세계바둑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해 온 삼성화재배는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을 3억원으로, 총상금 규모를 8억원으로 대폭 올려 최고 기전의 위상을 갖췄다. 그동안의 우승 횟수는 한국 10회, 중국 4회, 일본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