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다른 대도시보다 많은 산을 품고 있다. 부산 산 가운데는 서로 이어져 있는 산이 여럿 있다. 부산이 시작이자 끝인 낙동정맥이 대표적이다. 강원도 태백 매봉산에서 갈라져온 낙동정맥은 부산으로 들어와 금정산과 백양산 삼각산 엄광산 구덕산을 거쳐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난다. 이 산줄기는 부산을 남서에서 북동으로 가로지르는 등뼈와도 같은 모양이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은 국제신문 창간 65주년을 맞아 부산의 등줄기 이어 걷기에 나선다. 이 구간의 여러 산봉은 부산 시민이 휴일이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 찾는 곳이다. 하지만 봉우리 하나를 가볍게 올랐다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근교산 코너에서 그간 대부분 소개했지만 이어 걷기는 처음이다. 다만 몰운대에서 옥녀봉 구간까지는 도시화로 길이 사라지고 시가지를 지나는 구간이 많아, 부산의 손꼽히는 절경으로 능선길이 이어지는 암남공원을 출발지로 잡았다.
■암남공원~다방리 부산 등줄기 이어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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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 취재팀이 천마바위에서 남항대교 일대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천마바위 전망대에서는 좌우로 엄광산에서부터 몰운대까지, 앞뒤로 남항대교에서 해운대 장산까지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다. |
부산 등줄기는 서구 암남공원을 출발해 천마산~구덕산~엄광산~백양산~금정산 고당봉~장군봉을 거쳐 양산 다방리까지를 네 차례에 나눠 걸을 예정이다. 그 첫 번째는 암남공원에서 대티고개까지다. 이 코스는 구간 거리가 그다지 길지 않고 높낮이 변화도 심하지 않지만 예상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암남공원을 온전히 한 바퀴 둘러보고 출발하는 데다가 중간에 골목골목 지나는 길이 몇 군데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스는 서구 암남동 모지포마을회관 앞을 출발해 암남공원 후문~두도 전망대~희망정~암남공원관리사무소를 거쳐 진정산 등산로 입구~예비군 훈련장 입구 쉼터~장군산 정상·헬기장~천마산조각공원~천마바위~천마산(석성봉수대)~전망대~천마산체육공원~감정초등학교~감천문화마을~낙동정맥 합류~까치고개를 지나 대티고개에서 마무리한다. 전체 산행거리는 12㎞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30분~5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6시간 안팎 걸린다.
출발은 '모지포마을' 시내버스 정류장 앞 모지포마을회관·경로당이다. 버스 진행 방향 교차로에서 왼쪽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 방향으로 간다. 원양프라자 건물 맞은편의 '소독창고' 입구에서 30m를 더 가면 암남공원 후문이다. 입구에 암남공원 안내도가 있다. 5~6분 가면 수산물도매시장 방향 갈림길을 지나면 이정표가 선 Y자 삼거리다. 답사로는 오른쪽 '두도앞 전망대' 이정표를 따른다. 울창한 숲 속으로 난 호젓한 흙길을 걷는다. 곧 나타나는 삼거리에서는 직진이다. 10분가량 걸으면 Y자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선 뚜렷한 오른쪽 내리막길로 간다.
■올라서는 곳마다 조망 명소 '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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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의 두도앞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도. |
잠시 뒤 다시 Y자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에 로프 난간이 있는 침목 계단 길 대신 왼쪽으로 가면 곧 철난간이 있는 능선 삼거리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서 두도앞 전망대를 들렀다가 되돌아 나온다. 초소 지나 삼거리에서 오른쪽 나무계단 길 대신 왼쪽으로 빙 돌아간다. 6~7분 오르면 두도 전망대에 선다. 바로 앞에 두도가 있고 오른쪽에는 두송반도, 몰운대다. 뒤돌아서 돌계단을 올라 운동기구 쪽으로 간다. 잠시 뒤 참호를 지나 내리막이다. 철난간 능선 삼거리에서 직진해 침목 계단을 오른다. 이정표가 선 삼거리에서 '제2 망루대' 방향으로 간다. 잠시 후 화장실과 공중전화를 지나 임도 삼거리에서 정면의 희망정 이정표를 따라 오르면 곧 희망정이다. 죽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돌아온 너른 길과 만난다. 7~8분 내려가서 암남공원관리사무소 방향으로 올라간다.
도로 삼거리로 나와 오른쪽 '암남공원' 버스정류장에서 길 건너 10시 방향에 '진정산 등산로 입구' 이정표가 있다. 초입의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면 길은 산 사면 오른쪽을 따라 우회한다. 진정산(143.6m) 정상 주변은 군부대로 출입이 통제된다. 15분가량 가면 콘크리트 도로와 만난다. 오른쪽 내리막길로 100여 m 가서 군부대의 '후문 통제 안내' 표지판 옆 산길로 오른다. 큰 경사 없이 편안한 길이다. 10여 분 가면 예비군 훈련장 입구 쉼터다. 여기서 30m쯤 더 가서 왼쪽 위로 보도블록이 깔린 길로 올라가면 예비군 훈련장이다. 훈련장 사이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나무가 없어 햇볕이 따갑기는 하지만 조망만큼은 이번 코스 가운데 손꼽을 만하다. 바로 아래 송도해수욕장과 뒤로 영도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잠시 뒤 지나는 헬기장이 장군산(將軍山·152m) 정상이다. 정면에 천마산, 왼쪽으로 옥녀봉과 시약산이 이어진다. 천마산 오른쪽으로 철탑 아래 천마바위도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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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에서 옥녀봉의 낙동정맥 능선길로 올라가다가 뒤돌아본 모습. 정면 산자락은 천마산이다. |
10시 방향으로 내려서서 30m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감천배수지 도로에 닿는다. 5분가량 내려가면 사하구와 서구의 경계 표시가 있는 도로다. 오른쪽으로 가서 건널목을 건넌 뒤 정면 우리슈퍼와 마리아수녀회 사이의 도로로 올라간다. 5분 정도 올라가 급커브 표지판 따라 오른쪽으로 꺾는다. 100m쯤 가서 오르막 경사가 내리막으로 바뀌기 직전 '천마산 조각공원 400m' 안내판을 따라 천마슈퍼 옆 골목길 계단으로 올라선다. 계단 길을 오르면 '천마산 10리길' 이정표를 지나 해광사 입구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곧 나타나는 임도에서 11시 방향 돌계단으로 5분 정도 오르면 천마산 조각공원이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서 '전망대 가는 길 150m' 이정표를 따라가면 천마바위다. 전망대에 서면 왼쪽으로 꽃마을과 엄광산에서부터 오른쪽으로 감천항과 몰운대, 가까이 남항대교에서 멀리 광안대교와 해운대 장산까지 거침없이 펼쳐진다.
■옥녀봉부터는 낙동정맥 길따라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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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장에서 장군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송도 해안과 영도가 눈앞에 다가온다. |
다시 조각공원 화장실 앞 콘크리트 도로로 돌아와 30m쯤 올라간 뒤 왼쪽 침목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체육공원이 나오면 왼쪽 운동기구 옆으로 돌아가면 등산로가 다시 나타난다. 산죽을 지나 오르면 곧 천마산(天馬山·326m) 정상 석성봉수대(石城烽燧臺)다. 방송송신탑 세 개를 잇달아 지나면 임도와 만나고 곧 전망데크다. 20m쯤 더 가서 임도와 헤어져 왼쪽 송전탑 방향으로 간다. 천마산체육공원 안내판 왼쪽 길로 내려간다. 다시 송전탑을 지나고 여기서 100m쯤 아래 Y자 삼거리에서는 왼쪽으로 간다.
5분 정도 내려가 감정초등학교 주차장 앞이 아미고개(감천고개)다. 건널목을 건너 감천문화마을 안으로 직진한다. 도로 끝에서 오른쪽 좁은 골목으로 올라선다. 곧 왼쪽으로 꺾어 오르면 나타나는 사거리인 반달고개에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공동묘지 사이로 오르면 옥류봉 못미처 낙동정맥 능선길에 올라선다. 왼쪽은 몰운대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꺾어 묘지 사이를 지나 10분 정도 내려가면 주택가다. 첫 사거리가 옛 까치고개다. 직진해서 골목길을 지나 마을버스가 다니는 도로에 내려선다. 여기서 조금 오른쪽이 까치고개다. 길을 건너 까치슈퍼 오른쪽으로 내려가 정면의 아파트 옹벽 방향으로 간다. 옹벽 밑에서 왼쪽으로 꺾어 골목길을 따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서면 2차로 아스팔트 도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 대티고개 버스정류장에서 마무리한다.
◆ 떠나기 전에
- 암남공원 복수초 자생지 복원·보존 절실
이번 코스의 출발지인 암남공원은 빼어난 경치로 사랑받는 곳이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사진작가와 야생화 동호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많다. 암남공원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복수초(福壽草)가 피어나는 곳이다. 복수초는 눈 속에서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꽃으로 유명하다. 암남공원에서 눈 속에 핀 복수초를 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노란 자태만으로도 카메라 세례를 한몸에 받는다.
여름철에는 고온으로 말라죽는 하고현상으로 뿌리만 살아있어 일부러 찾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생뚱맞게 지금 복수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암남공원 복수초 자생지가 몇 년 사이 유명세를 타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핀다는 희소가치 때문에 해마다 복수초가 필 때면 전국에서 암남공원을 찾는 발길이 이어진다.
그런데 워낙 많은 사람이 일시에 몰리다 보니 복수초 군락지 일대가 초토화되는 피해를 봤다. 복수초를 찾기 위해 길이 아닌 곳으로 다니는 바람에 원래 숲이 무성하던 곳이 반들반들해졌다. 야생화를 사랑한다는 동호인들의 무분별한 발걸음에 자생지가 파괴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건전한 동호인들의 양식을 먼저 기대해야겠지만 지자체에서도 보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갈맷길을 만들면서 길을 넓히느라 암남공원 일대의 야생화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든 것도 고려했으면 한다.
◆ 교통편
- 남포동에서 모지포마을 가는 시내버스 이용
이번 코스는 출발지와 도착지 모두 시내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 출발지인 '모지포마을' 버스정류장에는 7번 9번 9-1번 71번 시내버스가 지나간다. 모두 남포역과 자갈치역에서 나와 갈아탈 수 있다. 하산 후 대티고개에서는 2번 96번 113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자유시장 송도 영도 방면으로 가거나 도시철도로 갈아탈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