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이 곡은 1804년 봄에 완성 되었다. 신들러의 「베토벤 전」에 의하면 베토벤은 프랑스 초대 집정관이었던 나폴레옹에게 바치는 이 곡의 부본을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파리로 보내려고 하던 차에 나폴레옹이 5월 18일 황제에 즉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분개해서 그 악보의 표지를 찢어버린 후 악보를 마루바닥에 내동댕이쳤다고 한다. 그 표지에는 Bonaparte Ludwing van Beethoven 이라는 글이 쓰여져 있었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은 1789년에 일어났다. 코르시카 섬 태생의 일개 포병사관이었던 나폴레옹은 1795년 10월에 의회군을 지휘, 이 대혁명에 참가하여 반란군을 평정함으로써 일약 최고사령관 자리에 오르고, 마침내는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이 되어 연전연승을 거두었다.
신출귀몰의 위력을 떨친 나폴레옹이야말로 베토벤의 눈에는 자유정신과 인간 해방의 기수로서 새 시대를 고하는 세기적 영웅으로 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1798년 2월부터 4월까지 빈 주재 프랑스 대사였던 베르나도트 장군이 베토벤과 개인적 친분을 가지게 되면서 그는 베토벤의 예술을 높이 평가하게 되고, 베토벤은 그를 통해 영웅 나폴레옹에 대해 더욱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리하여 혁명의 풍운아, 영웅에게 바치는 교향곡이 탄생된 것이다.
베토벤의 제자였던 리스(Ferdinand Ries,1784-1838)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즉위했다는 말을 듣고, 『그 녀석도 결국 속물이었군. 그 녀석도 역시 야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민중의 권리를 짓밟고 그 누구보다도 더 지독한 폭군이 되겠지!』하고 부르짖었다고 한다.
2년이 지나서 출판된 파트 악보에는 「신포니아 에로이카」라고 이탈리아어로 쓰여져 있었으며 역시 이탈리아어로 된, 「한 사람의 영웅에 대한 추억을 기리기 위해서」란 부제가 붙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이 곡을 나폴레옹 일대기의 표제악으로 생각하고 들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교향곡 「제2번」까지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던 소위 희유성은 이 「제3번」에서는 그 자취를 감추고, 한층 더 진실한 도덕성이나 윤리성 같은 그 어떤 상한 힘을 이 「제3번」은 지니고 있다. 베토벤 자신도 「제9번」이 완성되기까지는 이 곡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
▲ 작곡경위 작곡 연대는 1803년경인 듯하다. 1803년에 쓴 스케치북에는 이 곡의 스케치를 여러군데서 볼 수 있다. 또한 제2악장의 장송 행진곡 스케치는 1801년에 완성된 오라토리오(oratorio)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스케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휠씬 전에 작곡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4악장의 주제는 1802년에 완성된 발레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중 마지막 곡의 주제와 같다. 여기서 프로메테우스를 인류의 원조로 묘사했던 주제를 그는 인간 해방의 영웅 나폴레옹에게 그대로 적용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이 곡은 로브코비치 후작에게 헌정됐던 곡이다. ▲ 초연 비공개 초연은 1804년 12월에 로브코비치 후작 저택에서 있었고, 공개 초연은 그 다음 해인 1805년 4월 7일, 안·데아·빈 극장에서 행해졌다. 이것은 클레멘트(Franz Clement,1780-1842)가 주취한 연주회 였으며 베토벤 자신이 직접 지휘했다. 이 초연에 대해 라이프찌히의 「알게마이네 음악신문」은 『이 곡은 좀더 축소시켜서 전체적으로 보다 명랑하고 투명하게 해야 하며, 그런 다음 통일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하면서 『일반에게 애호받기에는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다』고 부연했다. ▲ 악기 편성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3, 트럼펫 2, 팀파니, 현악 5부.
■ 해설 하이든이나 모짜르트의 영향이 엿보이는 「제1번」이나「제2번」과는 달리 이 「제3번」부터는 음악적으로 일대 비약을 보여준다.즉 규모가 엄청나게 방대해졌고 독창적인 수법이 대담하게 구사되어 베토벤의 개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1악장의 길이만 하더라도 종전 교향곡의 전곡과 거의 맞먹는다. 또 제2악장에 장송행진곡을 사용했다던가 종악장에 장대하고도 호화 장려한 변주곡을 넣은 것 따위는 당시로서는 커다란 모험이었다.
▲ 제1악장 : 알레그로 콘 브리오, E 플랫 장조, 4분의 3박자, 소나타 형식, 하단에
장대한 제1악장은 우선 그 당당한 구성에 압도된다. 이것은 소나타형식으로 쓰여졌지만 전개부들은 종래의 관념을 완전히 깨뜨리고 제시부의 배나 되는 규모를 갖는다. 소나타 형색의 권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악장은 주제의 새로운 활용법, 활발한 운동성, 극적인 수법등 그의 종횡 무진한 테크닉과 다채로운 악상이 넘쳐 흐른다.
·▲ 제2악장 : 「장송 행진곡」아다지오 앗사이, C 단조, 4분의 2박자, 상단에
유명한 제2악장은 영웅의 이미지와 죽음이 합치된 서사시로서 종교적 정화를 느끼게 해준다. 또 장중한 장송 행진곡 부분도 훌륭하지만 마지막 심판 나팔을 연상케하는 듯한 시그널로 시작되는 웅대한 푸가 부분도 마음을 울렁거리게 한다.
·▲ 제3악장 : 스케르쪼-알레그로 비바체, E 플랫 장조, 4분의 3박자 A - B - A의 3부 구조를 취했으며, 「제 9 교향곡」제 3악장의 선구를 이루는 것으로 되어 있음, 본격적인 스케르쪼인 제3악장엔 트리오 부분에 호른이 사용되는 등 베토벤 특유의 발랄한 주제가 구사되어 있다.
·▲ 제4악장 : 피날레-알레그로 몰토, E 플랫 장조, 4분의 2박자 짧은도입에 이어서 현의 피치카토로써 저음 주제가 제시된다. 이것이 변주된후에 목관 악기로써 주제 멜로디가 나타나는 것은 작품 35의 「피아노 변주곡」에 있어서의 주제 제시와 동일한 방법에 의한 것이다. 이 주제는 방금 전에 언급했듯이 1795년에 작곡된 「12개의 콘트라탄쯔」의 제 7곡에 사용되었고, 이어서 1800년경에 작곡된 발레곡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종곡에, 또한 작품 35의 「변주곡」 주제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제 3의 교향곡」 종악장에 사용된 것이다. 제4악장(종악장)은 이 주제를 기초로 하여 일곱 개의 변주를 하며 그 후에 긴 코다를 두는 형태로(8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웅대하고 호쾌한 악장으로 이것은 <영웅>이란 이름에 어울릴 만큼 힘차고 늠름하다.
<출처 : Classickor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