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시조
음악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철학적으로 사색하는 음악학적 사고는 기원전 6세기의 피타고라스(Pythagoras, 기원전 582경~497경)로부터 시작하여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크세누스(Aristoxenus, 기원전 354경~300), 그리고 유클리드(Euclid, 기원전 300경)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전개되어왔다.
이들의 음악관은 서양 음악학의 원류로서, 고대 그리스 인들의 생활에서 음악의 위치, 사회적·교육적인 면에서 음악의 역할, 그리고 다른 예술이나 과학과의 연관성 등 다양한 측면들을 면면이 반영하고 있다. 이중에서 기원전 570년경에 사모스(Samos)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음악에 있어 과학적인 기초를 세운 인물로 ‘음악학의 시조’라 일컬어진다. 피타고라스는 자신의 이론을 글로써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이론은 피타고라스 학파라고 불리는 그의 추종자들을 통해서 기록되어 전해진 것이다. ■ 영혼 윤회설 피타고라스 학파는 오르페우스 교의 영혼 윤회설을 받아들였다. 영혼은 다른 세계에서 온 것으로 원래 신성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죄를 지어서 지금은 영혼의 무덤인 육체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속죄와 금기의 생활을 함으로써 정화의 길을 걸으면, 마침내는 육체와 그 육체의 감각에서 해방되어 다시 순수한 정신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피타고라스는 수를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다. 육체를 어떤 요소들의 상호관계로서 이해하고, 이 요소들 사이에 정연함과 올바른 수적 비율이 이루어지면 건강하고, 반면에 무질서한 혼돈과 부조화가 일어나면 병이 생기는 것으로 믿었다. 음악의 경우에도 인간의 정서와 성격에 주는 영향을 중히 여겨, 그 비밀을 수적 관계를 통해서 설명했다. 음악을 수학의 한 지류로 보았던 피타고라스는 정수론·기하학·천문학·음악의 네 학과를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아 음계론을 수학과 물리학·천문학과 연계시켜 전개했다. 그는 자연과 음악적 소리의 관계를 탐구했고, 이 관계를 수적 비례로 표현해서 1과 4 사이의 숫자로 형성되는 비율의 현 길이에 의해 산출되는 음정들을 심포니(협화음)라고 규정했다. 피타고라스의 이론에서 협화음의 등급은 그들의 수적 비례의 단순성에 의거했다. 그러므로 옥타브(2 : 1)는 가장 첫번째이자 가장 완전한 협화음으로, 완전 5도(3 : 2)는 두번째 협화음, 그리고 완전 4도(4 : 3)는 세번째 협화음으로 간주했다. 협화음과 불협화음은 상대적인 용어이므로, 다른 음정들은 그들의 복잡한 수적 비례 때문에 불협화음으로 분류되었다. ■ 피타고라스의 전설
음정의 수적 비율을 시험하는 유발(Jubal)과 피타고라스
어느 날 피타고라스가 생각에 잠겨 산책하던 길이었다. 멀리서 망치 두들기는 소리들이 서로 어우러져 들려왔고, 그 소리들은 매우 아름답고 조화롭게 들렸다.
피타고라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향했는데, 그곳은 대장간이었다. 이 쇠망치들의 소리들이 왜 아름답게 울리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 그는 각 망치들의 무게를 달아보았다. 그 결과 망치의 무게는 12 : 9 : 8 : 6의 비율이며, 옥타브(도-도′), 5도(도-솔), 4도(도-파)와 같은 음정이 이러한 비율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옥타브는 1 : 2의 비율에서, 5도 및 4도 음정은 각각 2 : 3과 3 : 4 비율에서 만들어진다는 음정과 수의 관계를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고대 전설은 보에티우스에 의해 중세로 전승되었으나, 사실 이 수적 비례는 그가 바빌론에서 12년간 머무는 동안 산술학과 음악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이라고 한다.
● 보충 설명 ▲ 옥타브(Octave) 위 그림에서 망치의 무게는 12:9:8:6의 비율인데, 무게 6 과 12의 비는 1:2가 된다. 무게 6과 12를 동시에 두드리면 듣기 좋은 화음이 된다는 뜻이다. 음의 높이의 단위인 진동수(Hz)로 표시하면,주파수 비(比)가 1대 2인 음정, 즉 완전8도 음정을 의미한다(낮은 도-레-미-파-솔-라-시-높은 도 : 8개 음정) ▲ 완전 5도 무게나 진동수의 비가 2:3 [위 망치의 경우 무게 6:9(약분 : 2:3)] 를 동시에 치면 화음이 된다. 아래 그림에서는 도 - 솔 (도,레,미,피,솔 : 5도)이 화음.
<출처 : 서양음악사 100장면(1),pp.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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