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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투어와 일출 투어는 새벽 3시~아침 7시까지 진행되는 투어로 새벽에 별을 보다가 동이 트면 일출을 보는 투어다. 보통 물에 반영되어 하늘과 땅이 데칼코마니 되는 우유니의 모습은 낮에 진행되는 투어가 아니라 일출투어나, 일몰 투어라고 한다. 새벽 4시, 2시 반에 별 투어를 떠난 5명을 제외하고 인솔자 포함 20명이 호텔 앞 주차장에서 SUV 차량에 탑승한다. 그런데 차량 1대가 어제 고장 나 고치러 갔다 늦는 바람에 4시 20분이 돼서야 출발한다. 우유니의 밤과 새벽은 굉장히 춥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추위를 잘 타는 아내는 아예 한 겨울에나 입는 옷으로 완전 무장한다.
▶ 캄캄한 새벽에 본 우유니 사막 호수의 달
20여 분을 달려 일출이 가장 잘 보인다는 장소에 내리니 별 투어를 왔던 일행들이 반긴다. 그런데 구름이 많아 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고 푸념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추위를 잘 타지 않아 가볍게 입고 온 게 후회될 정도로 우유니 소금사막의 새벽은 매우 춥다.
▶ 가이드(기사)가 찍어 준 사진
구름이 많이 끼긴 했지만 보름달이 보이는 걸 보니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해 뜨는 광경은 볼 수 있을 것 같다. 6시 경 해가 뜰 예정이라 그 동안 가이드가 핸드폰에 색깔 사진을 켜놓고 글자를 만드는 걸 가르쳐 주는데 가이드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핸드폰으로 각자 맡은 글자를 그리면 가이드가 사진을 찍는다. 몇 번을 반복해 글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어야 겨우 한 장의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느라 모두 열심이다.
▶ 우유니 사막 호수의 여명
▶ 우유니 사막 호수의 일출
이윽고 여명이 밝아오고 운 좋게 일출에 맞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해가 소금사막 끝에서 얼굴을 내미는가 했더니 금방 떠버린다.
▶ 어젯밤 묵었던 소금호텔
일출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 다시 차에 싣는다.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우유니 사막투어를 하는 날이다. 우유니 사막투어는 우유니에서 칠레 국경검문소에 이르는 이틀간의 여정으로 광활한 사막과 험난한 산과 바위를 수없이 넘나드는 장거리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여행이다. 우유니부터 칠레 국경검문소까지 고도를 높여가며 알티플라노(Altiplano) 고원의 광활한 사막과 호수를 투어하는 여정이다. 볼리비아 우유니를 떠나 칠레로 가기 위해서는 알티플라노 고원을 달린다. 볼리비아의 대자연, 알티플라노 고원은 신생대 조산 운동으로 안데스 산지가 형성될 때 일부분이 단층으로 가라앉으며 생긴 분지이다. 해발고도 3,000∼4,000m. 길이 800km. 너비 130km. 페루 남동부, 볼리비아 서부,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걸쳐 있다. 북쪽에는 초원이 있으나 남쪽으로 갈수록 건조해져서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 소금호텔에서 산 크리스토발 가는 길
길바닥은 소금 반 모래 반이고 주변의 산들도 염분들이 밖으로 비쳐 나와서 바위나 흙들이 희뿌옇다. 인가들은 보이지 않으나 찻길 주변에는 밭들이 보이지만 곡식 같은 것이 심어져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 산 크리스토발 마을
▶ 산 크리스토발 시장
▶ 산 크리스토발 학교
▶ 산 크리스토발 마을 교회
거의 사막으로 황량한 벌판길을 달려 사막 속의 작은 도시로 형성된 산 크리스토발(San Crestbal)에서 잠시 쉰다. 황량한 사막 뒷산에 은광이 있는 마을로 마을을 잠시 돌아다녀 보니 돌로 지은 식민지풍 큰 교회와 학교, 시장도 보인다.
▶ 독수리(콘돌) 바위에서
휴식을 마친 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곳곳에서 지구의 지각 변동으로 만들어진 오묘한 풍경을 감상한다. 한참을 달려가던 차량이 로카 밸리(Valle de Las Rocas)라는 바위투성이 언덕에 정차한다. 이곳은 오랜 풍화 작용에 의해 독수리를 숭배한 볼리비아 원주민들에게는 신성한 바위로 숭배하는 콘돌(독수리) 형상의 바위와 크기와 모양이 각양각색인 바위들이 군집한 바위협곡의 모습으로 형성된 곳이라고 한다.
▶ 4,000m가 넘는 산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 있다.
▶ 화산활동으로 정상부분이 움푹 패여 있는 산
주변에 보이는 산들의 대부분은 꼭대기가 구름 속에 가려 있는데 해발이 4천m가 넘는 고지대기 때문에 구름이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이는 산들은 안데스 산맥처럼 조산운동(造山運動)으로 이루어진 산이 아니고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산들이 대부분이다. 백두산이나 한라산처럼 화산폭발로 정상부분이 움푹 패여 있는 산들이 많이 보인다.
오늘 우리의 일정은 라구나(호수라는 뜻) 카나파, 라구나 에디온다, 라구나 온다, 라구나 차르코타, 라구나 라마디타스, 아르볼 데 피아드라(돌의 나무) 그리고 콜로라다 호수 옆에서 볼리비아의 마지막 일박을 하고 그 다음날 솔 데 마냐나 간헐천과 온천호수, 라구나 베르데, 리칸카부르 화산 등을 보고 칠레 국경을 넘어 아타카마로 나가는 일정이다. 오늘 만나는 호수들은 호수들마다 색깔들이 다르며 그 호수에는 홍학들이 살고 있는데 해발 4천m가 넘는 호수에서 홍학을 보는 것은 비현실적인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고 한다.
▶ 라구나 카나파 가는 길
▶ 라구나 카나파
▶ 라구나 카나파의 홍학
흙먼지를 날리면서 신나게 달리는데 앞 차가 일으키는 먼지 때문에 멀찍이 떨어져서 가야 한다. 출발한지 네 시간이 될 때 쯤 지프차들이 길이 없는 산길로 빠져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한 30여분 달리자 산 아래 호수가 보인다. 가까이 가자 말로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호수가 카나파 호수로 호수와 홍학 그리고 주변의 그림 같은 광경들을 보면 그 감동을 글이나 사진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미 많은 차들이 호수 주변에서 경이로운 광경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는다. 홍학들이 제법 많이 있어서 염호에 사는 조(藻)류를 먹고 있다. 호숫가에 얼음처럼 보이는 것은 눈이 아니고 소금이다. 이곳에 있는 호수들은 모두 염호(鹽湖)들이라서 호수 주변에는 눈처럼 소금이 있어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얼음으로 오해를 하게 되지만 호수는 소금 때문에 얼음이 얼지 못한다.
▶ 라구나 카나파 건너편 화산
호수 건너편의 화산은 참으로 다양한 색을 띄고 있다. 화산 윗부분의 하늘부터 밑 부분의 붉은 빛 언덕까지 제각기 다른 색으로 치장되어 있는데 마치 화가가 화폭에 그려놓은 그림과 같다.
▶ 라구나 카나파 호숫가 점심 먹은 곳
▶ 점심식사 후 사진찍기 놀이
호숫가 언덕 시멘트 벽돌로 만든 허름한 집에서 기사들이 우유니에서 가져 온 치킨과 샐러드, 빵으로 점심을 먹는다. 점심 식사후 차량에 있던 공룡 인형을 가지고 사진찍기 놀이를 하는데 원근감을 이용해 사진찍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 라구나 온다
그 감동을 뒤로 하고 라구나 온다를 거쳐 조그만 고개를 넘으니 라구나 에디온다라는 호수가 나오는데 호수마다 홍학들이 많이 보인다.
▶ 호숫가의 풀과 홍학
거친 화산석들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풀들은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았을 때는 노란 꽃밭처럼 아름답게 보이지만 파랗게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과 노랗고 거친 풀들이 혼합되어 있어 혹독한 자연 환경에서 자라는 풀들의 생의 사이클을 한 눈에 모두 보는 듯한 느낌이다.
▶ 라구나 에디온다
▶ 라구나 에디온다의 호텔과 국기 게양대
에디온다 호숫가에는 작고 낡은 호텔과 휴양시설이 갖추어져 있는데 고원 호수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겐 작지만 아늑한 쉼터가 될 것 같다. 호텔 옆 국기 게양대에는 우리나라 태극기를 비롯한 10개 국가의 국기가 펄럭이고 있어 우유니를 찾는 한국인들이 많음을 실감케 한다.
▶ 아빠 등에 업혀 여행하는 아이
호수를 돌아보는데 젊은 서양인 남자가 배낭처럼 생긴 것에 아이를 업고 걸어온다. 이미 손주를 본 동갑내기 부인네들이 마치 자기 손주를 본 듯 다가가 아이에게 손을 흔드니 아이도 익숙한 듯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든다.
▶ 화산석 파편으로 뒤덮힌 길을 오르는 차
호수를 지나자 황량한 사막을 지나고 사막을 지나자 고개를 힘겹게 넘는데 고도가 높아지면서 호흡이 곤란해진다. 온통 화산석 파편들로 뒤덮힌 계곡도 통과한다. 길이 험해서 진동도 무척 심했는데 계곡에는 길게 늘어선 아름다운 단층대가 형성되어 있다.
▶ 구멍 뚫린 바위가 층층이 쌓인 바위산
이런 길을 한참 지나자 고갯길이 나타난다. 고개를 넘어 경사가 느린 내리막길을 한 시간쯤 달리자 오른쪽에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조그마한 바위산이 보인다. 층층으로 둥글둥글하게 이루어진 바위에는 일부러 뚫어 놓은 구멍 같은 것이 바위의 결 따라 줄을 지어 나 있는데 참으로 신기하다. 주변에 보이는 산들은 수 만년의 모래 바람에 깎이고 다듬어진 모습이고 고원의 바닥에는 바위들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흙은 다 날아가고 바위만 남아 있다. 찐빵처럼 생긴 바위들...다른 곳에 있는 바위들은 다 없어지고 이곳만 남아 있다. 구멍이 뻥뻥 뚤려 있어서 신기하다. 이 척박한 곳에도 이끼가 자라고 있고 모든 투어차량 들이 이곳에서 쉬었다가 간다. 건너편에는 바람에 다 패여 날아간 곳에 바위들이 남아 있어 사막의 황량함을 더해 주는 것 같다.
▶ 고갯길
▶ 사막 토끼
기사가 가만히 한 곳을 가리킨다. 그곳엔 사막에서 사는 토끼가 보인다. 기사가 점심 때 먹고 남은 빵을 주자 가까이 다가와 빵을 받아 먹는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 이곳에 사는 토끼들은 바위 사이에 나는 풀을 먹고 사는데 사막여우가 이들의 천적이라고 한다.
▶ 사막에서 본 토네이도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 차량들은 다시 자갈과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을 달린다. 멀리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고 거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작은 토네이도(용오름)가 발생한다. 토네이도를 따라 주변 흙과 작은 돌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신기해 차를 멈추고 한참을 구경한다. TV를 통해 미국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는 봤지만 땅에서 구름 속까지 연결돼 있는 토네이도를 내 눈으로 직접 보다니.
▶ 스톤 트리(Stone Tree)
다시 30분 정도를 달리자 모래바람에 깎여서 조각품처럼 보이는 바위들이 보이는데 땅 속에 묻혀 있던 바위들이 어떤 이유로 밖으로 나오게 되어서 모래 바람에 깎여서 조각품처럼 보인다. 그 중에 스톤 트리라고 불리는 돌이 있는데 전에는 곁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경계석을 세워 놓아 먼데서 보기만 하도록 되어 있다. 사막 가운데 덩그러니 남아 있는 돌들은 부드러운 곳은 모래바람에 다 깎여 날아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있다. 마치 누가 차로 실어다 놓은 돌들 같다. 풍화작용에 의하여 남아진 바위의 모습이 나무처럼 생겼다고 하여 스톤트리라고 부른다. 이 돌도 시간이 지나면 바람과 모래에 깎여 사라질 것이다.
▶ 아내가 준 사과를 받아 먹는 사막 여우
모래 언덕 저쪽에서 사막여우가 어슬렁거리며 나타난다. 관광객들이 오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음식을 줘서 그런지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지만 사람들과 10~20m 거리를 두고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다. 아내가 점심 때 남겨 둔 사과를 가지고 가 던져 주자 냉큼 입에 물고 조금 뒤로 가 맛있게 먹는다.
▶ 라구나 콜로라다
▶ 라구나 콜로라다의 홍학
30분 정도를 더 달려가자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라구나 콜로라다가 보인다. 콜로라다라는 말의 뜻은 붉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호수가 이름 그대로 붉게 보이고 그 사이로 흰 줄 같은 것이 보인다. 흰 것은 눈이 아니고 이곳도 마찬가지로 소금이다. 그 호수를 보면 탄성부터 먼저 나오면서 어떻게 이런 광경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광경이다.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의 한 곳이 유유니 투어고 이곳이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 라구나 콜로라다 근처 숙소
호수 주변에 있는 숙소부터는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된 곳이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가 있다. 콜로라다 호숫가에 있는 숙소에 묵었는데 숙소는 남미 여행 중에 가장 열악한 환경으로 여기를 찾는 사람은 누구든 이런 환경을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 이곳에서는 물은 나오지만 샤워는 꿈도 꾸지 못한다. 세수도 가능하면 간단히 해야 한다. 춥고 고산지대기 때문에 참고 견디면 가는 길에 온천이 있어서 그곳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고 한다.
저녁식사 먼저 따뜻한 스프가 나오고 빵과 스파게티, 포도주가 나온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날씨는 어느 새 개이고 인근 가게로 가 맥주를 산다. 숙소 밖이 시끄러워 나와 보니 일행들이 남반구 하늘의 별을 보고 있다. 북반구에 사는 우리가 보기 힘든 남십자성 등의 별을 찾아보는데 일행 중 몇 분은 핸드폰 어플을 이용해 별자리를 찾아가며 사진을 찍는다. 내 핸드폰으로 더구나 내 실력으로 남반구 하늘의 별을 찍는다는 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