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만에 내린천의 속칭 메추리 급류라는 포인트에서 한 시간동안 굉장한 파도를 타며 한껏 소리를 질러 봤습니다.
지난 한 주간 열두 번째 이야기를 놓고 굉장했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재미없고 너무 뻔한 이야기인데도 '그래 좀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보라'며 읽어주시는 3% 회원님들과 '확 방을 빼? 말어?'를 고민하시면서도 오늘도 글을 쓸 수 있게 강한 인내심을 보여주시는 운영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인사글을 통해 '그저 더키가 좋고 카약이 좋아서 레저취미 활동으로 즐기는 여러분께 미력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라고 말씀 드렸듯이 이곳 '더사'에서 쓰는 제 이야기들의 핵심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카약커들이 접속하는 곳으로 보이는 '더사'의 회원 수에 비해 실제로 카약킹을 즐기는 수는 그렇게까지 많지가 않은 것 같은 일종의 아쉬움과 어떻게 하면 좀더 많은 이들이 카약킹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겠는가를 고민하면서 쓰는 것입니다.
'더사' 장터나 '중고장터' 등에 매물로 나오는 카약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활성화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선택이나 구매를 잘못함으로 인해 나오는 매물이 그만큼 많고 여러 이유로 더 이상 카약을 타지 않고 그만두는 경우가 그 또한 많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시행착오나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은 물론 미리 예방까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으며,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카약킹이 극소수 사람들이 즐기는 위험천만하고 극도로 힘든 스포츠가 아닌 자전거나 스키처럼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스포츠로 알려져 비중있는 아웃도어 레저스포츠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강과 호수, 바다를 즐기는데 있어 더 좋은 사회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카약킹에 실망하고 떠난 분들도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모두 처분하고 떠날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또 지금 막 새롭게 꿈을 갖고 시작해보려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떠나거나 떠나려는 분들에게는 다시 돌아와서 함께 즐기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새내기들에게는 선배들이 겪었던 착오나 실수, 나아가 실망감을 안겨 드려서는 안된다고 보며, 단지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만 아닌 전세계 여러 나라의 카약커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카약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잘 타고 글로벌 카약킹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카약커들이 분명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부연 말씀드리지만 이 '거북이의 카약 이야기'는 특히 새내기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시행착오를 가능한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조언해주고, 어떻게 즐겨야 안전하고 더 잘 탈 수 있으며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있으니 이점 너른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는 카약킹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 합니다.
학창 시절 수강했던 '인류학' 강의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 형성된 일종의 부족(Tribe)이라는 사회 속에서 성장하면서 그 구성원들과 서로 긴밀하게 어울렸다가도 여러 기회를 통해 다른 부족 사회로 들어가게 되면, 또 그 속의 구성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만이 아닌 전세계 모든 인류가 마찬가지이고, 카약커라는 신종(?)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카약이란 것이 다양한 개성과 목적을 가진 이들의 요구를 수용함에 의해 만들어지다 보니 앞서 살펴보았듯 적어도 19가지나 되는 유형으로 만들어지고 그것들을 타는 카약킹 부족들(Kayaking Tribes)들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그 각각의 부족들마다에는 독특한 나름의 문화가 형성되게 되고 저마다의 규칙과 규범은 물론 목적성이 분명하다보니 다른 부족들과 관념적으로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동일한 부족 속에도 또 여러 작은 부족들이 또 존재할 수 있겠죠?
가능한 빨리 달려야 카약을 타는 맛이 좋은 이들도 있지만, 느긋하게 유람하는 것이 최고다라는 이들도 있습니다.
최대한 멀리 가야 만족하는 이들도 있지만, 짧은 거리를 타는 것도 그저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사람 없는 곳만 골라 가는 이들도 있지만, 경치만 좋다면 어디든 좋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무리 흙탕물일지라도 거친 물을 타야 만족하는 이들도 있지만, 맑고 깨끗하며 잔잔한 물이 더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지칠 때까지 타줘야 만족하는 이들도 있지만, 가볍게 한 두시간만 타는 것도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여유롭게 경치 구경하는 맛을 즐기는 이들도 있지만, 뭔가 손끝에 전해지는 떨림과 강한 입질이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여럿이 북적대며 떠들고 웃으며 타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조용히 혼자 타는 맛에 카약을 타는 이들도 있습니다.
딱딱 팀워크를 맞춰 타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도 있지만, 대충 그냥 각자 알아서 타는 것이 더 편한 이들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타야 만족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가족을 떼놓고 홀가분하게 가야 기분이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보다 완벽한 패들링 기술을 구사하는 것에 목을 매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것 따위는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있습니다.
카약을 직접 만들면서 희열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잘 만들어진 카약만을 찾아 타는 이들도 있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카약을 타지 못하면 금단현상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카약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히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찍고 편집하는 것이 좋은 이들도 있습니다.
카약을 타기 좋은 곳이라면 먼 길 마다않고 가는 이들도 있지만, 절대 집 주변을 벗어나는 것이 싫은 이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누구도 완벽히 똑같은 '좋아요'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부족을 찾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약커들은 카약킹이라는 커다란 부족국가 속에서 '노를 젓는다'는 공통의 관심사를 기본으로 자신과 가장 비슷한 '좋아요'를 가진 이들과 부족사회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부족민들은 자신들의 '좋아요'에 최대한 충실한 자세로 최대의 만족을 느끼려고 카약을 타려고, 타고 싶어 합니다.
'끼리끼리'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부족에 대한 강하고 끈끈한 유대감은 물론 자부심까지 갖게 되죠.
이러한 강한 유대감은 때때로 친족의 그것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으며, 강한 자부심은 우리가 제일이다라고 믿는 수준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부족 형태가 바로 카약 클럽(Kayak Club)인데, 그러한 유대감이나 자부심이 때때로 지나쳐 배타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배타성 역시 자연스러운 것으로 봐야 합니다.
너무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더사'는 처음에는 인플래터블 카약(더키)을 타는 이들이 모여 형성된 커뮤니티라고 기억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다양한 카약을 소유하거나 소유한 이들이 모여들게 되니 자연스럽게 작은 부족들이 생겨나게 되었죠.
투어링 카약, 씨 카약, 급류 카약, 피싱 카약 처럼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더사'에는 앞으로 더 많은 작은 부족사회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것이 정상이고, 그것이 부족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입니다.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이고 같은 언어(사실 그렇지는 않음)를 사용하지만, 나름의 강한 유대감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는 243개라(2016년 기준)고 합니다.
크게 봐도 17개는 되니 거의 카약의 유형의 수와 엇 비슷한 갯수 입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들은 서로의 이익이나 자부심때문에 때때로 서로 반목하기도 하지만 국가적인 일에서는 모두 하나가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어떤 카약을 타던 모두가 카약커이며, 대한민국의 카약커이고 나아가 지구촌의 카약커입니다. 모두가 카약커라는 부족민들입니다.
서로 각각의 부족의 문화와 관심사를 존중해주고 어디서든 만나면 최소한 서로 반갑게 인사 정도는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