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아 15
-2023 7 23
네 아비가 통영으로 출장을 간다는구나
4시간 30분을 운전해야 하는 먼 거리이니
이왕이면 하루 휴가를 내서 네 어미랑 가기로 했다는구나
네 어미가 신이 났구나
널 잉태한 뒤로 4개월여를 조용히 지냈으니 그럴만도 하지
네 어미를 행복하게 할 줄 아는 네 아비로구나
통영 가는 날부터 네 어미 카톡이 줄줄이 사탕처럼 할미 카톡에 걸리는구나
다움 - 호호 가는 길인데 비가 왔다 안왔다 해
오빠랑 중간에서 점심으로 해물뚝배기 먹었어
할미 - 그래그래 잘했구나 잘 익힌 게 안전하지
다움 - 호호호호 맛있어요 멍게 비빔밥과 구운 생선 한 마리도 있어
할미 - 오호 다양하구나 맛있었다니 좋구나
다움 - 일요일이라 사람도 없고 좋아 엄마아빠는 뭐 먹었어?
할미 - 호박부침과 막걸리 아빠가 기른 호박 짱! 너두 다음에 해줄께
다움 - 오구오구 비오니까 완전 딱인데 호호호 우리 걱정은 마쇼!
할미 - 걱정 안해 다움 홍길 둘 다 똑똑이야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고 와
다움 - 응응 알았어요 여기 뷰 진짜 너무 좋아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이 왔구나
장마로 날씨가 흐리지만
오히려 먹물로 그린 동양화같은 바다와 섬들이 환상적이구나
숙소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네 아비가 환하게 웃는데 한 인물 하는구나
수영장에서 네 어미가 두 손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신이 났구나
초등학교 3학년때 수영을 배웠거든 수영선수 해도 되겠다는 말을 들었구나
다움 - 오빠랑 저녁 수영했어요 반반이 엄마 물만났지롱 쿄쿄쿄쿄
할미 - 에구 이뻐라 귀여워라 좋아좋아 반반이도 좋아할걸
다움 - 알았어요 언능 코코 쉬어요 잘자요 내 사랑
할미 - 그래그래 재미있게 지내다 와 너네도 잘자라
반반아
네 어미와 아비 그리고 할미와 할아버지 행복한 목소리 들리지?
네가 있어서야 네가 우리에게 오고있기 때문이야
우리 행복을 꼭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기쁘게 잘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