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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김미순 씨는 “전직 경찰과 특전사, 용역업체 직원으로 구성된 용병인 신입사원 60명을 사측이 채용했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면서 “남편이 새벽마다 출근시간에 피켓선전을 하러 나가는 것을 보고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씨는 “지난 4월 30일 신입사원들이 회사 정문을 봉쇄하고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폭행했다는 기사를 보고 남편의 직장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화가 나고 두려웠다”고 심경을 전했다.
강희연 씨는 “남편의 회사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섭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내용을 알리고자 용기 내어 나왔다”면서 “요즘 들어 평상시와 달라진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도 눈치를 본다. 가족에게 힘든 내색 하지 않고 혼자서 감당하기 위해 새벽에 아무 말 없이 출근하는 남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또, “기업노조와 일부 신입사원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협박과 폭력을 행사하고, 남편의 다른 동료는 신입사원 용병에게 맞아 머리가 깨지고, 또 다른 동료에게는 마시던 커피를 몸에 뿌리거나 지게차로 위협하기도 했단다”라면서 “두렵고 무섭다. 이전의 삶으로 되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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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사원아파트에 살고 있는 노동자 가족들은 노조파괴 사건으로 생활 터전마저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현숙 씨는 “갑을오토텍 직원과 가족들이 생활하는 사원아파트와 기숙사에 노조를 파괴하려고 의도적으로 입사해 폭력을 일삼는 신입사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서 “혹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박씨는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고,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살라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왔다”면서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용병을 고용하고 폭력을 사주한 것이 명백히 밝혀지고 있는데도 재판부가 범죄자를 구속하지 않고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미선 씨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들일 벌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요즘, 그리고 2011년 유성기업 노조파괴로 노동자만이 아니라 그 가족과 아이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상실감도 우리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면서 “이 모든 일들은 노동부와 재판부의 ‘늑장대응’이 부른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400여명의 조합원만이 아닌 1600여명의 가족들의 삶과 미래를 송두리째 빼앗으려고 하는 갑을그룹, 그리고 위장취업과 폭력,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대한 증거가 있음에도 차일피일 위험한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검찰과 법원은 조속히 범죄자들을 처벌하라”면서 “또 이 범죄자들을 우리들로부터 격리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갑을오토텍은 작년 12월 29일 전체기능직의 10%가 넘는 60여명을 무더기 채용한 바 있다. 현재 신입사원 중 53명이 3월 12일 설립된 기업노조에 가입했다. 금속노조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금속노조 파괴 목적으로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을 조직적으로 신규채용해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한 증거를 폭로하며 ‘기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조직적 위장취업’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