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러브호텔' 주택가 금지 조례 개정 계획 논란 예고

[최규철]

전주시 '러브호텔' 주택가 금지 조례 개정 계획 논란 예고

전국 최초 제정 '화제'…규제 완화 추진 '말썽'

작성 : 2009-02-09 오후 8:22:28 / 수정 : 2009-02-09 오후 8:32:22

구대식(9press@jjan.kr)

전주시가 속칭 '러브호텔'이 주택가까지 파고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최초로 구축한 안전망을 스스로 철거할 계획이어서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시가 규제완화 측면에서 조례 개정에 나선다지만, 자칫 숙박시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주시의회 조지훈 부의장(완산·중화산1·2동)은 9일 열린 '제26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전주시가 주거지역 인근 부지에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제한한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있다"며 "최적의 도시환경과 생활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부의장에 따르면 시는 이번 임시회를 통해 주거지역과 인접한 상업지역에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전주시 도시계획 조례'를 일부 개정할 계획이다.

주거지역으로부터 70∼200m 이내에 있는 상업지역에 호텔이나 여관, 여인숙이 들어설 때, 시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것.

숙박시설이 주거지역 인접 지역에 들어설 때는 건축분야 전문가의 자문·보완 과정을 거쳐야 했으나, 해당 규정이 삭제되면 별다른 규제없이 입주할 수 있다.

이 숙박시설 규제 조례는 주택가까지 여관이나 술집 등 위락시설이 입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주시가 지난 2001년 전국 최초로 만들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 조례는 주민들에 대한 '생활 안전망'을 설치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서울시, 부산시, 인천시 등 전국 21개 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들어서던 숙박시설과 위락시설 입주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주민들도 크게 환영했다.

2월 현재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의 경우 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상업용지 80필지 중 75%인 60필지(40여 곳)에 이미 술집과 여관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조 부의장은 "이 조례개정은 전주시가 러브호텔 및 성매매 업소를 지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건축분야를 규제한다는 주민민원에 따른 것이다"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쾌적한 도시환경을 감안,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