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United Kingdom),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Tate Britain, London)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John William Waterhouse, 1849 ~ 1917)
샬럿의 처녀(The Lady of Shalott, 1888) 캔버스에 유채(Oil paint on canvas, 1530 mm x 2000 mm)
다른 유럽의 나라들도 그렇지만 중세 이후 영국 화가들은 성서나 셰익스피어와 같은 고전 문학 작품 등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들이 매우 많다. 이 작품도 그러한 범주에 속하는 작품으로 13세기 전설적인 아더 왕의 이야기의 하나에서 그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다.
비탄에 젖어 있는 샬럿의 처녀가 탄 뱃전에는 세 개의 초가 있는데 단 하나의 초에만 간신히 불이 켜져 있어서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모습으로 그녀의 스러져 가는 생명을 암시하는 듯하다. 관능적인 주인공의 모습, 아름다운 주위의 풍경과 배의 장식, 치마에 떨어진 한 잎의 낙엽과 같은 교묘한 장치들은 비극적인 샬럿의 처녀의 운명과 맞물려 보는 이로 하여금 극적인 처연함을 불러 일으킨다.
이 작품의 사례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좋은 문학 작품은 미술이나 음악과 같은 다른 장르의 예술 활동에 깊은 영향을 주고, 음악이나 미술 등은 마찬가지로 새로운 문학 작품의 탄생에 대한 영감에 기여하는 선 순환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영감을 주는 예술 작품의 모티브를 제공해 주는 원천이 매우 빈약하다고 생각하는 예술가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근세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우리의 기록 문화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 유래를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발굴되지 않는 재료가 풍부하다.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의 풍부하고 독특한 과거의 문화 유산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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