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운 완연한 9월 10일 목요일, 도보사랑이 걸은 백련산-안산 자락길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서대문구 홍제 홍은동에 위치한 백련산(215m)과 안산(296m), 특히 안산은 "서울에서 가장 걷고 싶은 명품길"로 선정될 만큼 좋은 숲길로 노약자와 장애인 등 평소 등산이 어려웠던 분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무장애 숲길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평판보다 더 좋은 것은 백련산-안산길이 요즘 각종 걷기모임에서 각광받고 있는 서대문알프스 길의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서대문알프스는 백련산을 시작으로 안산-인왕산을 돌아 북악산 밑 한성대입구역까지 가는 코스를 말합니다. 북악산을 빼면 전부 홍제동을 둘러싼 곳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알프스라 불릴만큼 이 지역은 산세도 경관도 빼어난 것을 자랑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지역이 발전없이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도심도 강남도 아닌 강북 서대문 지역 저발전의 다른 이름이자 얼굴인 것이죠.
도보사랑팀은 홍제역 4번출구로 나와 유진상가를 지나 백련산을 오릅니다. 백련산이라는 이름은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백련사(白蓮寺)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백련산은 응봉(鷹峰, 독수리봉)이라고도 불렀는데 조선시대 왕족들이 백련산 바위에서 매사냥을 즐겼기 때문이죠. 그 흔적은 은평구 쪽 백련산 아래 응암동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홍제역 1번출구로 나와 유진상가를 지납니다. 지난 70년대
주상복합건물로 당시 타워팰리스로 불린 곳, 이제는 재개발 처지. 왼쪽의 고가도로는 내부순환도로. 유진은 유신진흥을 뜻합니다.
백련산은 높이 215m에 불과한 얕으막한 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낮다고 만만히 볼 산이 아닙니다. 이어지는 안산 또한 높이는 295.9m로 낮으막한 도심의 산입니다. 산의 생김새가 말이나 소의 등에 짐을 싣기 위해 사용한 길마(안장)와 같이 생겼다 하여 길마재라고도 하며, 모래재, 추모련이라고 불렀고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우재라고도 불렸습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어머니의 산이라고 해서 모악산(母岳山)이라고 불렀으며 호랑이가 출몰하기 때문에 여러사람을 모아서 산을 넘어가야 했기에 모악산라고도 불렀다는 설도 있습니다.
백련산과 안산이 좋은 점은 그리 높지 않지만 전망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백련산을 따라 걷다보면 멀리 북한산 연봉들이 보이고, 가까이는 상암동 하늘-노을공원, 행주산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안산길을 걷다보면 인왕산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있고, 봉수대에 올라가면 서울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는 것이죠.
도심 속 명품숲길의 자랑하는 안산자락길. 비온 다음날 걸으면 환상적인 나무데크 숲길. 그러나 일부 분들은 경기도 안산으로 오인하기도..
백련산과 안산, 인왕산(높이 338m)은 조선 개국시 도음터로 정해지면서 중심 위치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인 곳입니다. 당시 삼각산을 주산으로 노원, 지금의 상계동에 도읍터를 두려했던 것을 하륜이 무악(안산)을 주산으로 지금의 연희동을 궁궐터로 주장했고, 이에 무학대사는 인왕산을 주산 북악과 남산을 좌청룡, 우백호 삼으려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북악을 주산으로 낙산을 좌청룡, 인왕산을 우백호로 하는 정도전의 뜻으로 결정됩니다. 그만큼 이 지역은 수도 한양의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엔 가정이 없고, 한 나라의 명운이 풍수지리에 달려 있지는 않지만, 가끔 인왕산이나 안산이 한양의 주산이 되어 한양이 구성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홍제동에 경복궁이 들어앉은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기도 하고 조선의 명운도 많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홍제동, 무악재길은 한양에서 신의주에 이르는 의주대로 출발점이l고 중국과의 교류 관문인 만큼 진취적인 기상이 남다른 곳입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일은 없고 조선시대 내내 홍제동 등 무악재길은 역사의 변방, 비주류의 길로 갑니다. 그리고 그 불행은 일제강점기까지 이어져 서대문형무소, 홍제동화장터 등 서울의 막장이란 오명을 얻습니다.
부연하면 일제는 남산을 중심으로 서울을 재편합니다. 그들에겐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는 형세이기 때문에 서울 북쪽 관문에 형무소 화장터 등 혐오시설을 배치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후기가 재미없이 긴 것은 제가 사는 동네라 그랬습니다.
과거의 역사가 어떻든, 백련산과 안산은 그 역사적 무게를 꿋꿋하게 버티면서도 사람들을 호젓하게 반겨주더군요. 약간 짧은 백련산을 지나 2013년 11월 무장애순환길 7Km로 개통한 안산자락길은 평탄하면서도 메타세콰이어길 등 명품숲길로 이어집니다. 처음 계획은 안산자락길을 한바퀴 돌아 숲속의 쉼터까지 가려고 했으나 이백님의 제안으로 서대문 네거리 고향촌 맛집에 가서 늦은 점심 겸 자축파티를 열었습니다.
길 보다 더 좋았던 것은 도보사랑의 회원들이었습니다. 정회원 등업을 위한 신입회원들의 대거 참여 속에 명품 회원님들의 참여로 길이 더 빛났습니다. 도보사랑의 보물1호이신 정든길님, 총무를 맡아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신 아기사랑님, 회원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돌리신 이백님, 북한산 전문가이시자 사진봉사의 두메님, 문화예술 그 자체인 씨밀레님 등 깃발 포함 18분이 모여 도보사랑 첫 목요도보를 빛내 주셨습니다.
좋은 길을 함께 걸어주신 회원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좋은 길에서 뵙겠습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백련산 정상에서 인중샷
백련산은 대부분 처음 오신 분들. 걷기 좋은 숲길이라고 칭찬이 자자하시네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걷기 딱 좋은 날씨...
백련산 안내문
백련사라는 유서깊은 절이 있어 백련산 이름이 생겼습니다.
수능이 얼마 안남았네요...
백련사 소개
백련사를 나와 홍제천 폭포마당을 지나 안산자락길로 올라갑니다.
이런 멋진 길을 18분이 함께 걸었습니다.
안산자락길에서 본 인왕산 성곽
같은 장소에서 인증샷
서대문의 상징 독립문
역시 독립문에서...
불광동 방향 북한산을 배경으로...
백련사 입구에서...
낯익은, 그러나 등업을 위한 준회원님들. 완쪽부터 스마일투님 홍메로스님 헨리님 하프님 워닝님 타인님 송이님
총무이신 아기사랑님이 유부초밥을 준비, 인원파악과 유부초밥 준비하시느라 바쁘셨다고~
휴식시간 과일을 나눠 먹고
백련사 내려오는 길에 이백님이 통크게 아이스크림을 쏘시고~
홍제천 폭포마당을 배경으로..
홍제천을 건너 안산자락길로...
자락길에서...
씨밀레님과 스마일투님
총무대장 정든길님과 아기총무 아기사랑님
헨리님 이백님 홍메로스님....
첫 목요도보 코스프레는 장미 한송이.... 뒷 모습이 당당하신 달님이님
꽃보다 여자~~ 장미 한송이와 함께...
말이 필요없는 두메님... 앞으로 북한산 도보를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좋은 콘서트 많이 소개해 주시는 씨밀레님
도보사랑 길도사를 외치시는 젠틀맨 이백님
등단시인이신 홍메로스님
처음 나오신 타인님
헨리님~ 책도 많이 쓰셨다는 다재다능하신 분
윤이랑님
스마일투님
트레킹고수님
냉이꽃님
하프님
송이님
워닝님
윤앤현님
신이나신 윤앤현님~
이백님 소개로 간 서대문 네거리 고향촌, 한정식인데 오삼불고기, 북어국, 묵사발 등 퓨전 한정식입니다. 가격도 저렴한 곳, 아기사랑님이 막걸리를 쏘셨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금요일에는 휘바람님이 부천수목원 깃발을 드십니다.
* 마음에 안드시는 사진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조치하겠습니다.
첫댓글 살다살다가 아니고
걷다걷다 이리 많은 사진을 찍은 날은 처음이네요.
제가 나름 안찍히기의 달인이었는데...
멋진 길은 좋은 사람들과 걸은 길임을 여지없이 증명한 날이었습니다
귀한 길 열어주신 낙화님,
수줍은듯 하나 부족함 없는 봉사 해주신 아기사랑님,
가족처럼 함께 해주신 회원님들.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오메나~
낙화유수님의 후기가 이리도 빨리 올라오는 날도 있다니??
찍느라 올리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길사랑 도보사랑 아름다운 美人들은
위험한 낭떠러지가 있는 장소나 사진 작가님들이 인증~샷을
외칠 때에는 秋男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앞렬에 앉으라 하신다.
뭐~~좋은 현상이지요?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기에 [가을]에만 보호해 주세요.
윤앤현님의 식사후 센스있는 동작으로 행복을 전하는 커피타임도
유효 기간은 가을까지 입니다.
길을 걸을수록 깊이를 더해주시는 낙화유수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선남선녀들입니다
멋진 대장님 아기사랑 총무님
그 한번의 백련산의 오케스트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앙~이 빠져서 모두 섭섭한 얼굴이어야 하거늘
모두 행복한 얼굴! 즐거운 미소!ㅎ
당분간 리딩하시는 그길에 함께 못할듯.
좋은길 열어주시고 첫걸음에 달려오신 많은 분들.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인공폭포와 안산자락으로 오르는 언덕의 허브 밭이 인상깊었습니다 허브 잎을 따서 그 내음을 맡으니 더위를 다 내 쫓듯 상큼해졌습니다 안산자락의 데크길은 많은 사람들의 수고를 느끼게 합니다
설명을 들으며 좋은길 천천히 걸으니 하루가 알차게 마무리 되었어요
우와 선남선녀 독사진 넘 잘나왔어요........ 다음엔 저도 부탁합니다...........
장미꽃 대박이었습니다,,,,,,,,..........
리딩하시며 설명까지 글구 진사에 1인 3역을 첫보도에 능수능란하게 하시는모습 멋있었고덕분에 저흰 즐거운 걷기를 하였습니다~
감사드리고 담길에 또 뵙겠습니다~^^
말고높은
가을하늘
선남선녀
장안미인
전진하는
큰길사랑
우리 낙화유수님!
정말 보배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낙화유수님의 서대문알프스 길은 소녀,소년 하이디가 되어보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어요ㅎ
손 내밀면 잡힐듯 한
북학산, 인왕산 성곽길의 모습들이 아직 눈 앞에 아른거리네요ㅎ
숲속 편안한 데크길이 잘~조성된 안산자락길도 잘 담아왔습니다
좋은 길에 유익한 해설까지 언제나 일타쌍피를 뛰어넘는 낙화유수님~감사한 하루였습니다^^&
ㅋ글구~여자라서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신 '장미' 멋졌습니다ㅎ
어떤 길을 또 열어주실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담~길에서 뵈어요^0^
낙화유수님의 리딩과 아기사랑님 총무님의 첫번째 도보 ~~
더구나 안가본 백련산과 백련사 꼭 가보고 싶었으나 부득이한 일고 참석을 못했습니다....
눈으로 가고 있네요.. 다시 또 하셔서 갈수 있겠죠.~~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