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우는 밤 / 湖夜 이춘효
얼마나 아찔한 울음소리인지
귀는 가슴보다 오래 살아남아서
심야의 적막강산이 두 동강 나는 소리
아마도 잃어버렸거나 놓친 것에
허공이 번개를 불러올 때까지
숲 전체를 흔들어 깨우는
외미디만 남는 시간과 마주한다
얼굴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누구에게 쫓기는 건지
그 안에서 뱅뱅 맴도는 내가 그인지
마음이라는 짐승 한 마리도 여기 있어
밀어낸 자리를 다시 밀고 오는 울음
서로를 놓아줄 수 없는 중력처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검은색이 부리는 마술
보이지 않는 게 보이는 것을 지배하는
이 밤은 또 밀거래를 완성한다.
2024. 10. 31.
카페 게시글
부산시단 발표시
고라니 우는 밤 / 이춘효 (부산시단 2024년 겨울호 발표작)
호야 이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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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2
24.10.31 11:0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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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첫 인사 드립니다
글이 심오합니다~^^
공감 감사드립니다
노벨 문학상에 커다란 문학물결을 기대하오며, 자주 들리셔서 우리 카페를 빛내주시기만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