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계를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 브랜드였던 오리엔트 시계 공장에 다녔기도 하고, 공장생활을 통해 일찍이 '시간은 돈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장에서는 잔업을 얼마나 했는지에 따라 월급이 추가로 지급됐습니다. 하여 시간 계산이나 돈 계산을 잘못하면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공돌이에게는 말 그대로 '시간은 돈'이 맞습니다.
용돈을 모아서 마련한 나의 첫 손목시계는 얼마나 더 소중했을까요. 하루라도 차고 나가지 않으면 답답해 죽을것만 같았고, 어디에 잠깐 두고 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회사에서 보너스로 받은 새 시계도 있었지만 원래 내 시계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습니다. 고장이 나도 거금을 들여 헌 시계를 몇 번이고 고쳐 썼습니다.
'시간=돈'이라던 나의 시간관념은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잔업을 더 하면 돈은 더 받겠지만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 보다 큰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당장의 이익을 포기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꼼꼼하게 시간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본래 게으른 면이 있는 내가 공장 일과 학원 공부를 병행하려다 보니 손목시계 없이는 규칙적인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성남에서 흑석동까지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는 통학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습니다. 특히 매일 첫교시 수업이 다른 시간에 있어 규칙적인 습관을 갖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시계를 붙들고 끙끙댔습니다. 시계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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