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중고(東北中高) 9회
경의 중앙선 팔당역 대합실에서 오전 10시 18분에 동북중고 9회 늘걷회 회원들 백남석 박삼봉 윤석팔 주상수 박현규 손수웅 문병수 김종운 최정남 아홉 명이 만났습니다. 모처럼 백남석 동기가 처음으로 합류 했습니다. 앞으로 둘레길 걸을 때는 가능하면 참석해야겠다는 약속도 합니다.
오늘도 영하의 날씨이지만 바람이 별로 없으며 하늘에는 운무가 깔리어 있으나 걷기에는 괜찮은 날입니다. 팔당댐을 바라 보며 옛날 철길 위로 올라 섭니다. 철로가 아직도 일부 보이기도 하지만 자전거 길과 보행로를 잘 구분하여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로가 너무 좁게 닿아 있어서 자칫하면 안전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너무 졸속으로 추진되며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위주로 하는 집권층과 정치인들의 행태가 한반도 곳곳에 널려 있다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에서는 흥건히 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며 봉안 터널을 빠져 나오니 양수리의 시원한 강바람과 일렁이는 한강 물결이 노객들의 시야를 사로 잡습니다. 잠시 쉼터 의자에 자리를 잡고 저마다 갖고 온 간식들을 꺼냅니다. 팥고로케 호박고구마 영양떡 초코렛등을 나누어 먹으며 따끈한 견과류 차와 커피가 움츠렸던 위 속을 달래 줍니다. 한강 양수리의 넓은 수면과 팔당댐을 배경으로 동기들의 그럴싸한 폼들을 스마트폰의 샷다로 거푸 누르기도 합니다. 다시 원점 회귀로 팔당역을 지나서 팔당대교를 건너서 하남시 창우동 창모루에 있는 매운탕 집으로 들어 갑니다. 오늘 회식은 박덕진 동기가 초청하여 이루어진 자리이며 임철남 홍정덕 오성록 최길호등도 합류했습니다. 모두 열 네명이 만나니 돌아 가는 술잔 횟수에 60여년이 되어 가는 지난 날의 추억들이 더욱 찡하니 가슴을 적십니다.
월사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야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친구의 한 마디가 삼키려는 alcohol이 목에 걸리고 가슴이 저며 옵니다. 그 당시의 동북 고등 학교는 공부와는 거리가 멀고 맨 하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속칭 일류 고등 학생들 뺏지만 봐도 기가 죽기 일쑤이며 어깨도 제대로 펴지 못했던 기억이 바로 어제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 보면 동북이라는 울타리가 없었다면 아마 오늘 이자리의 우리 친구 동기들도 없었으리라 봅니다. 지지리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 시절이 상처로 남아 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벼터내고 살아 온 것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우리들 동기 중에는 뚜렷한 고관대작(高官大爵) 출신은 없지만 사업에 성공하여 경제적으로 상당한 부(富)를 축적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에 지금도 의료비와 생계를 걱정해야 하며 무엇이든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버거운 삶을 살아 가고 있는 벗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이런 모임 이와 같은 자리에서는 지위가 높고 낮음이나 재산이 많고 적음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잊고 그냥 그저 그 때 그 시절 까까 머리 고등학교 시절의 동창일 뿐입니다. 무슨 이야기 어떤 행동을 하여도 즐거운 마음과 웃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포용해 줄 수 있는 막역한 사이입니다. 이처럼 세월은 흘러 흘러서 우리들 나이가 70 고지를 넘었지만 10대 어린 청소년기로 되 돌아 가는 모습들이 너무 아름답고 그립기만 합니다.
얼굴엔 깊은 주름이 패이고 몸의 모든 조직과 관절은 유연성과 탄력을 잃은지 오래이고 움직임조차 굼뜨게 마련입니다. 거의 모든 벗들은 병원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며 한 웅큼의 약을 보약처럼 삼켜야 하는 처지로 말 그대로 종합병원이라 해도 지나침은 아닐 것입니다.
약 먹기를 좋아하고 의사 만나는 일을 즐겨할 사람이 어디 있으리요 마는 질병 자체를 삶의 동반자로 생각해야 할 운명입니다.예로 부터 의사 선생님들의 행동은 따르지 않더라도 말씀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르고 처방약을 마다 않고 잘 챙겨 먹어야 합니다, 더불어 우리 전공노 늘걷회와 함께 산행도 하며 둘레길을 걷는다면 일석이조의 즐거움으로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별 탈 없이 영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래도 우리들은 삶의 굴곡과 터널을 그런대로 무사히 통과 했으니 어쩌면 가장 행복한 세대로 전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 전공노(電空老)인가 합니다. 오늘 따라 함박눈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펑펑 쏟아 지고 있습니다. 하늘 마저 우리들 동북중고등 학교 9회 동기생들의 모임을 축하해 주고 있는 느낌입니다. 어느 새 우정과 추억에 흠뻑 젖어 버리고, 한잔 술에 기분은 하늘을 날고, 함박눈은 우리 모두를 휘감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만남이 멋진 추억으로 남기를 기원하면서 석별의 아쉬움을 권주가로 마무리 합니다.
멋진 친구들아 !
동북중고 9회 동기들아 !
영원히 그리워 하며 사랑한다 !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으나 아프더라도 반드시 털고 일어나야 합니다.
2016년 3월 1일 무 무 최 정 남
우선 동북중고 9회 회원 자격은 1957년도에 동북중학교에 입학했거나 1960년도에 동북고등학교에 입학하였던 동창생들의 모임 입니다. 더 넓게는 동북이라는 교정에서 축구도 하고 같은 교실 같은 선생님에게 잠시라도 학업을 함께한 동창생을 아우르는 동기들의 모임입니다.
오랜만에 회원 여러분의 이름을 순서 없이 불러 보겠습니다. 누락된 회원은 섭섭하게 생각 하지 마시고 연락 주시면 감사합니다.
이부춘 윤석팔 백남석 김지웅 길상철 손수웅 허수남 박삼봉 최용조 강용희 주상수 김흥식 박희성 한태종 최길호 박현규 김종운 서정옥 서병익 우관희 김선영 우희택 이기호 임철남 문병수 정신수 김홍배 홍정덕 장소웅 김영균 함춘봉 조수희 최지섭 조태석 김광세 박덕진 오성록 원은한 이병천 이명삼 전진각 최계일 최근수 최영식 함인걸 황부웅 최정남 이상 47명입니다. 중학교 3학년은 3개 반(班) 고교 3학년 때는 3개 반(班)으로 약 180여명 씩이 였습니다. 오늘 현재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 친구들을 제외 하고 연락이 가능한 동기들 입니다. 차후에 연락처도 알려 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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