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주식은 종종 이중잣대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10억원에 산 아파트가 15억원이 되었다며 벌써 수익률이 50%라며 자랑하면 주변 사람들은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수익률 50%를 기록한 주식계좌를 자랑하면 어떨까요?
“에이, 팔아서 현금화하기 전까지는 진정한 수익이 아니지”라고 합니다. 또한 저희 치과의사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젊어서부터 부동산 투자하던 사람들은 은퇴준비를 하는데, 주식투자하던 사람들은 결국에는 망하고 다시 개원 준비한다.”
이런 말들이 나오는 이유는 주식은 변동성이 심하고, 팔기 전에는 나한테 돌아오는 게 없으며, 설령 팔아서 수익을 내더라도 일회성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입니다.
변동성이 심하니까 팔기 전까지는 수중에 얼마가 떨어질지 모르는 것이고, 들고만 있어서는 부동산처럼 월세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이 일은 계속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만약 주식이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이며, 가지고만 있어도 나에게 꾸준한 배당수익을 안겨준다면요?
저는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무엇이든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의 건실한 투자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주식에 대한 편견이 큰 만큼 여기서는 주식에 대한 변호를 해볼까 합니다.단 제가 말하는 주식은 개별주식이 아니라 전체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뜻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적 우상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납득하지만, 코스피시장은 박스피 혹은 도박장 등과 같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 그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코스피에 대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삼성자산운용 펀드솔루션에서 낸 분석을 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코스피지수가 다른 자산에 비해 훨씬 더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1986년 대비 2018년 15.4배가 되어 연평균 수익률 8.9%를 기록합니다. 반면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은 6배가 되었고 연평균 수익률은 5.8%입니다. 수익률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도 코스피보다 강남 아파트로 부자가 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초기투자금과 보유 기간이 달라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요.
1986년부터 강남 아파트를 사서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만, 코스피지수 주식을 1986년에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즉 코스피지수는 계속 올랐지만 중간에 주인이 계속 바뀌었다는 말이지요.
또한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거금을 코스피지수에 집어넣었을 사람 역시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확실히 고액의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안정적인 곡선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VTI는 어떨까요? 미국이라는 나라의 덩치에서 비롯되는 방어력에 주식시장에 폭락위기가 오면 대체로 급등하는 환율로 인한 방어 효과까지 나타나서 기본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됩니다.
다음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IT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등 우리나라나 미국의 주식시장에 큰 위기가 닥칠 때마다 환율은 급등했습니다.
이 덕분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인은 정작 미국인들은 경험할 수 없는 ‘환율방어’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단순한 수치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미국 주식을 100달러어치 샀다고 하죠. 이 주식의 가치를 원화로 환산하면 10만원입니다. 그러다 경제위기가 닥쳐 미국 주식이 20% 폭락했다고 하죠. 주식의 가치도 80달러로 떨어진 것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미국인의 경우입니다. 한국인의 경우는 주식시장의 위기로 환율이 20% 올라 원화로 환산한 주식의 가치는 9만 6,000원(80달러×1,200원)으로 4%의 손실만 보는 선에서 방어됩니다.
미국 투자를 예찬하는 사람들 중에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의 10년간 그래프만 보면서, 미국 주식시장은 탄탄하게 우상향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사실 미국 주식시장은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대폭락을 맞고, 무려 5년이나 지난 2013년 2월에서야 고점을 회복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환율방어 효과 덕분에 원화로 환산한 주가는 2~3년 만인 2010년 12월에 고점을 회복합니다.
저는 이런 대폭락장을 같이 소개해야 한국인 입장에서 느끼는 진정한 미국 주식시장의 맷집을 설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인 입장에서는 2008년 전후로 최대 손실낙폭이 약 57%에 이릅니다. 하지만 환율이 반영된 VTI의 주가 추이 그래프를 보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치솟은 환율로 인해 약 27% 하락 정도로 그치는 것이지요.
미국인 입장의 약 57%의 손실보다야 작지만 27%의 낙폭과 2~3년이라는 회복기간이 혹시 위험하게 느껴지나요?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상징적인 안정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강남의 은마아파트 시세와 코스피지수를 비교해보겠습니다.
같은 시점의 2008년 금융위기 무렵, 강남 은마아파트는 1년여 만에 30~40%선까지 폭락했습니다. 또한 고점을 회복하는 데는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VTI가 27%가 빠지고 고점 회복에 2~3년이 걸린 것에 비해 폭락 비율도 크고 회복 기간도 서너 배에 가깝습니다.
모든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때도 미국 전체 시장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의 방어력은 상당합니다. 개별주식은 위험하고 쉽사리 손대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잘 선정한 인덱스펀드는 부동산보다 나은 안정성과 수익률을 가져다줍니다.
_이 포스트는 『아마도 가장 쉬운 배당투자 설명서』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출처] '주식 하면 결국 망해! 부동산이 최고야!'에 대한 반론|작성자 스마트북스
첫댓글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