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後池上(우후지상 : 비 온 뒤 연못가에서)
– 劉攽(유반)
一雨池塘水面平(일우지당수면평)
淡磨明鏡照簷楹(담마명경조첨영)
東風忽起垂楊舞(동풍홀기수양무)
更作荷心萬点聲(갱작하심만점성)
한바탕 비 지난 뒤 연못은 잔잔하여
잘 닦은 거울처럼 처마 밑 서까래 비추네
동풍이 홀연히 불어 수양버들 춤추더니
다시금 연잎 속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리네
一雨(일우)는 말 그대로 한번 내린 비니 소나기.
淡:淡 묽을 담, 묽다, 싱겁다, 담박하다
池塘(지당):연못
簷 처마 첨,
楹 기둥 영,
萬点聲 (빗방울이 연잎 위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소리
퍼붓던 소나기가 그친 뒤, 연못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잔잔해 지니
누각의 기둥이며 처마가 마치 맑은 거울에 비친 것처럼 연못에 선명하게 보인다.
동풍이 갑자기 불어오더니 넓은 연잎에서 후드득 비오는 소리가 난다.
아마도 이미 내린 소나기로 버드나무 잎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바람에 못 이겨 연잎에 방울방울 떨어져 모이는 모습 .
유반(劉攽)은 송(宋)나라 국자감(國子監) 직강(直講)을 지냄.
사마광(司馬光, 1019년-1086년)을 도와 『자치통감(資治通鑑)』 전‧후한(前後漢) 부분을
범조우 유서 등과 참여하여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