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제가 몸이 많이 좋질 않아서 어머님께 안부 인사를 드리지 못하였답니다.
몇 년 전부터 무릎 관절로 보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답니다. 해서 언제나 조심 또 조심하며 생활하였답니다.
2주전 굳어진 다리도 풀겸 밖으로 나갔지요. 재한유엔기념공원으로 갔습니다. 11월인데도 공원엔 장미가 곱고 탐스럽게 피어 있었답니다. 장미는 5월에 피는 꽃인데 늦가을에 이렇게 활짝 피어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다니....... 너무 황홀하고 예쁘서 폰카메라를 들고 낮으막한 언덕을 오르다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답니다. 20여분 동안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좀 괜찮아진 것 같아 일어나 집으로 왔답니다. 집으로 올 때 까지는 아프지 않았답니다.
휴! 다행이구나 하고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니었답니다. 저녁이 되니 가슴에서 허리로, 오른쪽 팔뚝이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견디기가 무척 힘이 들었답니다. 다음날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오른쪽 갈비뼈가 두 대나 골절이 되었다지 뭡니까.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서 집에 오니 어깨가 또 아프기 시작하였답니다. 혼자 있는 처지라 이렇게 몸이 아플 때 제일 서럽답니다. 앉았다가 일어나기도 쉽지 않고, 침대에 오르는 것도, 내려오는 것도, 눕는 것도 제 마음대로 되질 않았답니다.
의사선생님 말로는 뼈가 완전하게 붙는 데에는 2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심한 통증은 1개월쯤이면 줄어들 것이라 하는데, 여전히 깊이 숨을 들여 마실 때나 기침을 할 때마다 힘이 든답니다. 그리고 도서관 가는 일이 너무 조심스러워 시간 맞춰가려면 아침 시간이 정신없이 바쁘답니다.
고통스럽긴 하나 이 정도로 끝난 것을 감사해야 할까요? 어머니가 보시기엔 아직도 제가 철딱서니가 없어 보이지요? 어머니, 제가 서두는 성격이 아닌데 일이 이렇게 되었답니다. 오늘도 도서관엔 별 탈 없이 잘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움직이면 가슴이 아프고,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가 근력이 없어 비틀거리니 이 일을 어찌해야 좋겠습니까? 인제 그만 어머니 곁으로 가고 싶답니다. 저 좀 데려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아주 많이 많이.
어머니의 딸 자야가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힘들게다아온. 장미,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