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예비경선 단계에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 깨졌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MBN 프로그램 ‘프레스룸’에 출연해 “(언론)보도를 보면 예비경선 때도 1위와 2위 후보가 아주 박빙이었다는 거 아니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진행자가 "민주당 전당대회가 재미가 없다, 그 이유가 ‘어대명’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자, 우 위원장은 “경선은 경선이라서 한번 진행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후보 세 분으로 압축돼 있기 때문에 이 구도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작게 봤다.
우 위원장의 발언을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을 위한 목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당 대표 선거가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인 것처럼 비쳐지다 보니 주목도가 떨어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예비경선 득표 결과를 당 비대위원장이 에둘러 공개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세 후보 중 앞서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지금 비대위가 그렇지 않아도 특정 후보와 매우 가깝다는 의심을 받는데 우 비대위원장이 이런 말까지 한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규칙)을 만들 때도 권역별 최고위원 투표제라는 이상한 룰을 만들어 불공정 시비가 있었는데, 우 비대위원장이 또 이렇게 말한 것”이라며 불쾌함을 표출했다. 권역별 최고위원 투표제는 수도권 지역이 근거지인 ‘친명(친 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에겐 불리한 룰이란 지적을 받았다. ‘친명계’의 반발에 결국 비대위는 도입을 철회했다.
당 일부에서는 우 위원장이 예비경선 결과를 실제로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특정 후보를 밀어주려고 발언을 한 것이라고 의심하는 기류도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예비경선 결과는 당 선거관리위원장(도종환)과 당 선관위 총괄 당직자, 정부 중앙선관위 파견 직원 등 3명만 알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선 반대로 1·2위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박용진·강훈식 단일화가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우 위원장이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려고 언론플레이를 펼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우 위원장은 이날 MBN 방송에서 유력 당권 주자인 이 후보가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하자’고 언급한 데 대해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오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의 ‘저소득층은 국민의힘 지지’ 발언에는 “비하 발언은 아니었다고 본다”면서 “저소득 저학력층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부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