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알바천국 민주지산!
2016. 2. 28(일) 산끌림은 민주지산으로 2월 마지막 설산 정기산행을 떠났다...
아침 출발하면서 동행하시는 일행을 알아보니 감초만 제외하곤 다들 산쟁이분들만 모이신 형국이다.....
그래도 도전은 좋다...언제나 내 자신에게 도전하는 감초는 요즘 조금씩 산이 더 좋아지고 있다...
2시간의 두려움이 이제는 6시간 이내는 즐거움으로 바껴있다...(하지만 아직 6시간 이상은 부담...ㅜㅜㅜ)
여하튼 떠난다....아침식사도 해결할 겸 즐겁게 일행을 기다리자고 네비로 금강휴게소를 찍는데 65km가 남았단다...
에라이...금강휴게소가 65km????? 네비가 이상타....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전남 보성에도, 속리산 근처에도 금강휴게소가 있다는....감초가 노안이 와서 그만 실수를 했네요...이거 아침부터 뭔가 조짐이...ㅋㅋㅋ
여하튼 금강휴게소에서 육개장 한 그릇에 만족하며 처음오신 김석민님, 개미대장님, 총무님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는데.... 어....김석민님 친구분이 갑자기 짜아~~~안 하고 나타나신다...
인상이 너무 좋으시다...첫 인상이 바로 산쟁이, 그도 클래스가 다른 산쟁이 모습으로 나타나신다....야...성격도 좋으시고...바로 전번 따고...바로 밴드 가입도 권해드리고...산행길중에는 밴드도 가입해주시고...담부터 바로 산행에 참여하시겠다는 약속도 받고....어찌 느낌이 참 좋다...
권주원님! 산행 잘 다녀오셨죠??
드뎌 일행 만나고...우린 물한계곡 입구 주차장에 모여서 산행을 시작한다....A, B조로...이것이 문제가 될 줄이야....ㅋㅋㅋ
조으다...물한계곡.....계곡이 깊다....매우 깊고 크다....그래서 감초는 계곡을 느끼면서 혹시 계곡이 너무 커서 물한계곡? 생각했다...
근데 물한계곡의 유래를 보니 그 생각이 그렇게 틀리지 않았나 보다....물한(勿閑)계곡! 물이 차다해서 물한이 아니라 한가할 겨를이 없이 물이 많아서 넘쳐나서 물한계곡이라 하니....비슷한 의미였나 보다.
석기봉과 삼도봉 그리고 각호산과 민주지산에서 흘러나온 계곡은 국내최대의 원시림 계곡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크고 깊다........그 맑은 물에 떠있는 얼음이 녹으면 이곳도 봄이 오겠지만..아직은 봄을 거부하는 형국이 더 강함을 느낀 물한계곡!
우리 B조는 총대장님을 필두로 화기애매(?)하게 올라간다.....ㅋㅋ 울프님이 자꾸 딴지를 거신다....감초 : 어제 뭐하셨어요?, 울프님: 집에서 푹 쉬었지... 감초: 그럴 줄 알았어....푹 쉰게 아니구먼요ㅠ...울프님: 아 ...힘들어...감초: 그렇다니깐? 산행 전날은 그냥 푹 쉬세요...ㅋㅋㅋ
대충 이렇게 올라간다...계속 힘들어하시는 울프님! 감초가 업혀야 하는데 오늘은 울프님을... 이거 초짜인 감초가 모시고 가야할 판이다...왜 이케 힘들어 하실까??? ㅋㅋㅋ 진짜 궁금타...ㅍㅎㅎ
그렇게 화기애매하게 B조는 올라갑니다요...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뭐가 우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고....ㅠㅠㅠ
A조 선수님들은 어디쯤 갔을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근데 총대장님이 1빠로 가던 개미대장님,김석민님, 울프님, 김초를 불러새우신다....전부 STOP! 이건 알바의 시작에 불과했다...ㅋㅋㅋ
개미대장님왈...에이 알바해삣네...ㅋㅋㅋ 그건 알바 수준이 아니거등요.....ㅋㅋㅋㅋ 전부 빠꾸해서 이쪽으로 올리가자신다....우리가 갈려고 이미 걸어갔던 코스는 너무 뻔해서 재미 없으시단다.....ㅋㅋㅋ
좋다...감초는 콜! 하고 크게 외친다...내가 내 무덤을 파는 줄도 모르고....콜! ㅠㅠㅠ 그래도 믿는다...지금껏 총대장님이 가시자고한 코스 전부 넘 좋았으니....난 넘 믿는다....진짜 믿는다...
적어도 어제까지만.....ㅋㅋㅋ(총대장님 지송요...웃자고 한 표현입니다요...언제나 믿습니다...아멘!)
경사가 경사가 경사가....아 50도는 솔직히 못되고...이리저리 재보니...대략 45도는 족히 넘는다...산길이 45도?? 어마어마합니다...다 아시죠?
그도 사람 다닌지가 오래되어 로프줄 하나잡고 스틱에 의지하여 반 기어서 길을 만들어 올라간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ㅠㅠ
그데 여기서 비상사태...이전에 다친곳이 아파오신다는 총무님....그래도 사진은 찍어시넹...저 책임감.....이때부터 우린 속도가 줄어든다...그리고 눈보라가 휘날린다...판쵸우의 갈아입는다고 다들 지치고 옷은 벌써 다 젓었고...주변은 눈보라안개로 어둡고 추위와 싸운다...ㅠㅠㅠ
넘 악조건이다...능선을 따라 혼자서 또는 같이를 반복하며 계속 동행하던 울프님께 한 마디 건넨다...아 날씨가 사람 잡는다고... 이런날씨 기분 좋아요?? 역쉬 더럽다신다....동병상련....ㅋㅋㅋ
그렇게 가다보니 B조도 어느 새 나눠저 버린다.... B-1조 개미대장님, 덕행님, 김석민님; B-2-1조 울프님, 감초; B-2-2조 총대장님, 총무님
B-1조는 능선 2개를 넘으니 어느새 안보인다..... B-2-1조는 투덜투덜....ㅋㅋ B-2-2조는 아프고 안타깝고 하면서 두분은 아무생각 없이 그냥 저멀리 시야에 보이는 우릴 따라오시고....ㅋㅋㅋ
이제 B-1조는 포기한다...가도가도 안보인다...ㅋㅋ 우릴 안기다려준다... 이렇게 아픈 사람이 있는 줄 모르니...당연하다...
그때 저쪽(저쪽이 어디지?)에서 오시는 분들이 대피소 언제쯤 나오냐고 우리한테 물어본다.....총대장님왈: 이미 지나쳐 오셨네요..... 우리끼리 키덕거리며 말한다..아마 대피소 누가 치워버렸나 보다고...ㅍㅎㅎ
바위능선을 타고 다들 그래도 쉬엄쉬엄 잘간다... 근데 눈앞에 큰 산의 마루 2개가 눈앞에 나타난다...야 드디어 다왔구나...흐뭇해하며.....대장님 저게 민주지산 정상이죠?? 대장님왈: 아직 안보여요....짧은 한마디...감초: 네 ㅠㅠㅠ
급 실망하고 또 걸어간다.....ㅠㅠㅠ 아직 한 참 남았구낭...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막거리 한 사발 생각이 간절하다...오늘 따라 배낭에 아무것도 없어잉...낑깡 말고는.....ㅠㅠㅠ
근데.....된장...지미랄.....우랄....닝기리...뜨발....우짜꼬나...엄마야...아부지....하나님...부처님.....총대장님......
민주지산 2.9km 지나왔다는데요?..........울프님의 청천벽력 같은 한 마디........설마..에이...함 봅시다....이정표에 4사람 전부 아무 말 없이 서있다....ㅠㅠㅠ
저 높은 산이 닝기리 민주지산도 아니요...석기봉도 아니요...삼도봉도 아니요.... 바로 각호산 정산이랍니다요....그도 0.4km 앞에요....민주지산은 2.9km 지나왔다네요.....ㅠㅠㅠ
아이고...아이고....난 그렇다치고...저 다리아파하는 총무님 다리는 이제 누가 책임지노...저 긴 기럭지를... 내 말고는 업고갈 사람도 없는데...ㅠㅠㅠ
세상 다 포기한 사람들 처럼...우두커니 서있다가....누구 책임추궁 대상이 필요하다...그래야 이 돌파구 슬기롭게 넘긴다...그래 울프님이다.....ㅋㅋㅋ 울프님이 젤 먼저 앞장섰으니 당연 울프님이 주범이다..ㅋㅋㅋ
그 이후 무전기 때리고....지친 허기는 감초의 불쌍한 표정 연기력으로 잽싸게 타 산악회 막걸리 한 사발씩 얻어마시고...ㅋㅋㅋ
대피소 도착하니 A조의 양재훈님이 반겨주신다.....그 허기진 배 양껏 채워주신 라면.....넘 잘먹었습니다.....
A조와 B-1조는 이미 석기봉으로 따났다는 말과 함께.....우리 같이 더이상의 알바는 없이 안산하길 바라면서 우리도 천천히 민주지산을 오른다.....야......드뎌 민주지산 정상이다....마루다....
민주지산!
이름부터 특이하다.......무슨 민주주의와 관련된 산? 솔직 난 처음 이 산 듣고 그렇게 생각했다...6.25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속리산에 있던 남부군이 지리산 빨치산으로 도망가기전에 이곳에 머물러서 조직을 재정비 했다는 그 이유만으로...그게 이산 이었을까 하는 생각으로..대충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전혀 아니란다...ㅋㅋㅋ 무슨 민주주의 같은 소리 하지 말란다....ㅋㅋㅋ특전사 대원이 죽었고 어쩌고....그딴 것도 잊으란다....ㅋㅋㅋ 단지, 뿔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각호산 봉우리에서 석기봉을 거쳐 충북/경북/전북 3개도가 만난다는 삼도봉까지의 산새가 밋밋한 봉우리들로 둘러있는 산이다 해서 민두름산....이게 한자로 민주지산으로 표기 될 뿐이다는.....ㅋㅋㅋ
여하튼 민주지산 마루다....언제나 난 마루에 올라가면 총대장님을 찾는다.....감초가 언제나 궁금해 하는 것은 마루에서 찾아보는 고국산천,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이 궁금하고 여기서 느끼고픈 맘이 너무나 간절하기 때문이다...그걸 언제나 백과사전 처럼 줄줄 외시면서 알려주시는 울 총대장님! 언제나 너무 고맙다....근데 이날은 총대장님이 나를 부르신다....어차피 언제나 처럼 물어볼 거니...먼저 불러서 알려주신다.....
알바 영향으로 시간상 못갈 석기봉과 삼도봉부터....동으로 가야산, 서로 덕유산, 남으로 지리산, 글구 북(?)으로 대둔산.......이곳 저곳 다 알려주시는 저 해박한 지식...감탄한다.....고맙습니다 총대장님!
근데 넘 아쉽다....안개로 저 멀리있는 산은 보일 듯 말듯한 자태만...딱 다시 이곳에 오도록 유혹할 만큼 만 보여주고 있다....그래 다시 내가 함 온다...어제 알바한 4명 담에 25,000원짜리 민박하면서 같이 오기로 한 약속...지키기....꼭입니다요...
이제 B-2조는 등산 끝이다........고마 하산합니다.....A조와 B-1조의 산행후기는 누가 좀 올려주심 좋겠네요.....
임원님 언제나 처럼 고생하셨고요...감사함을 전하면서
같이 동행한 회원님들 앞으로도 즐산, 안산 하시고요....점심 시간 다가오네요...눈도 오네요...저녁까지 이 눈 내라면 포장마차 번개팅이라도 함 할까요??? ㅋㅋㅋ
즐거운 점심시간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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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허접글아니고 베스트셀러 작가급입니다...
감초님 글속에서
어제 산에서의 느낌이 리얼하게 전해옵니다....
어제 제가 느낀바로 개미허리 대장님 님뒤만따라다면.알바 없을듯 ㅋㅋㅋ
글잘읽었읍니다..
수고하셨읍니다...
아이쿠...이곳은 쥐구멍도 없는디... 귀국하시면 어제의 인연 계속 이어갑시다...어젠 진심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작년까지는 기력이 좋아는데~~
이젠 맘만 앞서네요.
산끌림에서 퇴출되는게 아닌가 걱정됨니딘~
수고 많이 하셨네요~
ㅋㅋ 글게 산행전날은 그냥 푹 주무시고요...
악컨디션에서도 대단한 산행구력과 넉넉한 인품에 또 감탄한 하루였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닙니다...추억은 팩트가 강할수록 오래 간다죠?
근데 알바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은 동행자 그 아무도 우리의 길을 의심치 않아야 가능하다는 것...
어제 Bㅡ2님들께 민페가 되었습니다
끝까지 책임지고 델꼬 내려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담에 B-2 님들 어제 약속대로
민주지산 2.5000 원 민박집은 제가 쏘겠습니다
1박~~~~~2일!!!!
고생하셨고요...병원은 가셨겠죠?
좀 심하시던뎅.. 아자!
25,000원짜리 민박집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시그날도 만들었으니 3월부턴 알바는 계획된 알바만 하자구요. ㅎ
넹 ㅋㅋ
그도 잼나긴 합디디만...두어번 했으니 이제 고만하고 싶습니다
저에 산의 묘미는 알바와 알탕인데.
한.두번 다녀간곳도 아닌 고향 근처의 민주지산.
지도에도 없는 등로 까지 다 안다고 자부했건만.
보기 좋게 약 5km알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민주지산 산행.
믿고 따라오신 감초님.총무님.벽희성.
우리 땜에 고생한 양대장님!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1박 2일 꼭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