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2024년 11월 10일) 북한산에 올랐다. 나는 비봉을 자주 찾는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때면 항상 비봉을 올랐다. 비봉은 북한산 서쪽에 있는 560m 높이의 봉우리다. 과거 신라 진흥왕이 한강유역까지 영토를 넓히고 세운 비석이 봉우리위에 올려져 있어 비봉이라 명명되고 있다. 내가 처음 비봉을 올랐을 땐 신라시대 세워졌던 진짜 비석이 있었지만 지금은 훼손을 방지하고자 원래 있던 비석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가고 모형이 세워져 있다. 나는 거의 매주 20년 이상을 북한산을 찾았고 비봉을 올라간 회수만 해도 500여차례는 될것이다. 비봉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군데 있는데 요즘은 공항철도가 개통되어 주로 불광역 9번 출구에서 출발 대호아파트 뒤편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많이 다니고 있다. 공항철도가 뚤리기 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북한산을 찾기 쉽지 않아, 승용차로 구기터널 방향에 있는 이북오도청에서 오르는 길을 많이 다녔다. 이북오도청에서 금선사를 거쳐 절터약수, 비봉으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이 등산로는 산을 오르는데 1시간, 하산하는데 1시간 총2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끝낼 수 있어, 토요일 오전 시간을 쓰면 다녀올 수 있었고 산행를 다녀와서는 다른 볼일을 보기 좋았다. 북한산 산행은 코스에 따라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고, 나는 길지 않은 이 코스를 애용했디. 이 코스는 30대~40대에 주로 다녔는데 내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한 주의 스트레스를 산행으로 말끔히 정리하고 또 다른 한주를 시작하는 발판이 되었다. 오늘도 나는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상암DMC역에서 6호선으로 환승한 후 불광역에서 하차 산행을 시작한다. 대호아파트 뒤편 들머리는 족두리봉으로 향하는 코스인데 암반이 많아 처음 산을 찾는사람들은 힘이 들고 위험 할 수도 있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이 코스를 올랐던 경험을 적어 놓은 내용들이 있는데 두발이 아닌 네발로 올랐다고 쓰여져 있는 것도 보았다. 약 2년 전인가 둘째딸과 함께 이 코스를 오른적이 있는데 처음부터 헛구역질을 하며 힘들어 했던 기억이 난다. 그후 딸은 다시는 산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북한산은 바위가 화강암으로 되어있어 무르지 않고 잘 부스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이지 인수봉처럼 밧줄을 걸고 하는 암벽등반부터 경사도가 낮아 도보로 암벽을 오르는 코스등, 숙련도에 따라 암반을 맛볼 수 있는 코스가 여러군데 있다. 북한산은 서울과 경기도 그리고 종로구, 성북구 등 여러 구들을 걸치는 큰산인데 코스마다 그 묘미가 다르고 초보등산과 숙련된 등산객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들이 있다. 특히 북한산은 암반이 많아 산세가 가파르면서도 수려한데, 바위를 살짝 타고 오르는 코스를 선택한다면 북한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북한산을 처음 찾는 등린이들은 대남문을 많이 찾는데 구기터널 방향에서 오르다보면 깔딱고개가 있어 대남문까지만 보고 하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남문을 통과 왠편으로 돌아 한 10~20분 정도 오르면 문수봉에 오를수 있는데, 이 문수봉을 올라야 시야가 트이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처음 북한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대남문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북한산성입구로 하산하는데 힘들다고 그치지 말고 문수봉까지 올라가길 추천한다. 처음 대호아파트 뒤편 등산로입구를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주택들 사이에 골목 계단을 찾아야해서 지도를 참조 하여 길을 찾았다. 입구를 올라가기전 계단엔 그림이 그려져 있어 그 길로 계단을 올랐다. 불광역 9번 출구에서 여기까지 오는데도 경사도가 있어 땀이 흐른다. 나는 입구에 들어서서 겉옷을 벗고 스틱을 꺼낸다. 스틱은 약 10년전 쯤 부터 사용하고 있다. 젊었을 때는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스틱을 사용하면 길이 빨리 훼손되는것 같았고 뒤에 오는 산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을것 같아 사용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먹고 무릎은 점점 아파와 스틱을 사용하게 되었고 지금은 스틱이 없인 등산을 하지 못한다. 나는 산에 가기전 발목, 종아리, 무릎에 테이핑을 한다. 산을 오래 다니다 보니 발이 안아픈데가 없다. 산을 오기전 집애서 스트레칭도 반드시 하고 온다. 준비가 안돼있으면 산은 언제든지 사고를 당할 수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한 10분 쯤 오르면 벌써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를 살짝 타고 넘는다. 한고비가 지나면 본격적이 암반이다. 길이는 200미터 정도 경사도는 30도 정도 될 것 같다. 족두리봉을 가기 위해선 이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한다. 물론 옆으로는 바위길이 아닌 길도 있다. 그러나 북한산은 바위를 타고 가는 매력을 느껴야 한다. 바위를 타고 오르다 3분의 2 정도 지나 약간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잡는다. 물을 꺼내 한 목음 마시고 아래를 내려다 본다. 지금까지 올라온 암반이 하얀색으로 빛나고 있다. 처음부터 급경사를 오르다보니 땀이 죽죽났지만 몸은 제자리를 잡은듯이 편안해 진다. 족두리봉 아래에는 넓을 바위가 있어 산객들이 한 숨을 돌린다. 나는 내처 족두리봉으로 오른다. 족두리봉에서 사방을 바라본다. 앞으로 올라야할 향로봉과 비봉이 보인다. 반대편으론 안산이 보이고 아래로 아파트와 주택들이 보인다. 저기 밑에 있는 사람들은 휴일이라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나는 오늘도 산에 올랐구나 생각한다. 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아마도 쇼파에 드러누워 TV삼매경에 빠졌을것이다. 11월은 산애 오기 좋은 계절이다. 올 한해 무척이나 더웠다. 그 더운 여름날도 난 산에 올랐다. 숨이 턱에 차고, 뒷목이 땡길 때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바람이 너무 시원하고 신선했다. 아침에 집을 나올 때는 코끝을 건드리는 바람이 쌀쌀한 느낌이었는데 산을 오르다 보니 바람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족두리봉에서 물을 마시고 나는 향로봉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