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서애 유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적어준 글귀이다.
再造山河(재조산하)!
나라를 다시 개조한다는 뜻이다.
현대 실존주의 철학자인 키에르 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톨스토이 단편집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사방이 꽉 막혀도 절망하지 않고 희망의 끈만 놓치지 않으면 살 길이 열린다고 적고 있다.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내일을 꿈꾸는 이들이 모인 공동체는 생동감 그 자체로 이름답다.
매호교회가 그렇다.
그림엽서 같은 야경이 아름답다.
60여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교회의 모습이다.
가리워져 있던 것은 치우고 교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본질적인 것은 드러내고 부가적인 것은 뒤로 미룬다.
담장은 허물고 교회는 드러낸다.
야트막하게 올린 십자가 불빛을 보는 이마다 아픈 영혼이 치유되었으면 바램이다.
인간의 편리를 위하여 시멘트로 자연을 질식시키며 흙을 잊은 현대인들에게 자연을 선물하고 싶다.
작지만 정겨운 정원을 꾸며 오가는 발길이 쉼을 얻는 공간으로 내어주자.
그 어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예배당이 되어 누구나 들어와 기도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열린 교회.
도둑을 막는답시고 철재대문을 만들고 거기에 커다란 잠을쇠로 꽉 막아놓은 교회가 정말 교회일까?
세상이 향하는 맘몬과 편리함의 시류에 떠밀리지 않고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살아있는 물고기처럼 오히려 세상사람들이 걸어가는 길과는 반대방향으로 가야 예수가 걸어간 좁은길은 아닐까?
종교 본연의 자세를 잃고 잘못되어져 가는 현실 교회를 깊이 고민해야 기독교에 희망이 있다.
세인의 손가락질을 받는 종교가 아니라 宗敎 말 그대로 "으뜸되는 가르침"이 있어야 교회가 아닐까?
과연 우리 교회는 그 길을 향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옛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