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페 <음양오행> 쪽에 비견겁재가 무엇인지는 자세히 설명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린다.
여기서는 비견겁재가 용신일 때와 기신일 때는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 적어보고자 한다.
1. 용신일 때
비견겁재가 용신일 때는 대표적으로 신약한 사주에서 일간의 뿌리가 되어주거나 편인이 왕한 사주에서 편인을 설기시키는 역할을 하여 긍정적으로 활용된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서는 신왕한 팔자에서도 비견겁재가 용신이 될 수가 있다.
먼저 신약한 사주에 비견겁재가 용신이 될 때는 한 마디로 "삶의 도파민"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파민이 무엇인가? 인간이 살아갈 의욕과 희망을 부여하는 호르몬이다. 필로폰, 코카인 등 마약은 도파민을 극단적으로 증가시켜 엄청난 쾌락을 선사한다. 인간이 위대한 도전을 할 때는 모두 도파민이 증가하는 것이며 이 때에는 나 자신이 슈퍼맨이 된 것처럼 불가능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만약 재관으로 신약한 팔자가 있다고 할 때 그는 평소에는 과도한 사회적 역할과 의무 때문에 삶에 찌들어 있으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기실현에 대한 의욕 없이 살아갔으나 운에서 비겁이 들어오게 되면 곧바로 자아를 인식하고 나의 손으로 무엇인가를 이루려 하는 의지가 폭발한다. 더군다나 재관이 왕한 팔자에서 비겁이 들어오면 그것이 조후용신까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과의 인간관계까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편인이 왕한 사주에서 편인을 설기시키는 비겁은 용신이 될 수가 있다. 편인은 일단 흉신으로 분류되는 것이고 재성으로 극하여 쓰거나 비겁으로 설기시켜 써야 한다. 편인을 설기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원래 편인 자체로 왕하게 되면 편협한 생각과 환상 속에 빠져서 사는 비현실적인 사람이 된다.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동요를 일으키기 때문에 온갖 정신적 문제를 달고 살아가기 쉽다.(삶의 환경도 그렇다) 여기에 비겁이 있다면 주변과의 뒤틀린 인간관계를 무시하고 그것에서 동떨어지는 마이웨이, 일종의 화재가 났을 때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차단막을 형성한 것이다. 보통 주변과의 관계를 무시하고 마이웨이를 하는 것은 부정적인 상황을 야기시키지만 편인이 왕한 경우에는 차라리 그것이 나을 수가 있다.
이외에도 어떤 십성과 조합이 되느냐에 따라서 비겁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모습은 다양하니 오직 비겁이 용신일 때 "인간관계가 좋아진다, 리더십이 강해진다"등 천편일률적인 해석을 내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2. 비겁이 기신일 때
비겁이 기신일 때는 재성을 극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재성을 극했으니 관성의 뿌리까지 뽑아버렸다. 재관과 무정하다는 것은 곧 사회성이 결여됨을 뜻한다. 굽혀야 할 때 굽히지 않고 따라야 할 때 따르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 생각, 자기 꿈, 자기 길 밖에는 없다. 예로부터 비겁을 "고집"이라고 정의하였는데 그것은 비겁이 진짜로 고집이 세서가 아니라 쓸데없는 주관 때문에 주변과 도태되고 내실 없게 비추어져서 그랬던 것이다.
무재성, 무관성은 비겁의 단점이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의무가 없는 사람이고 애초에 그게 싫어서 원천적으로 차단시켜 놓은 사람이 무재성, 무관성이다. 만약 회사를 운영하는 돈 많은 사장이 된다 하여도 이는 마찬가지다. (무재성, 무관성으로 부자들 많다) 그들은 하기 싫은 피곤한 경영적, 인사적 문제를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겨 놓는다.
문제는 비겁이 재성을 본 경우다. 이 때에도 두가지 형태로 갈라진다. 사주에서 재성을 중요하게 쓰는 경우냐, 아니냐로 갈린다. 만약 사주에서 재성을 중요하게 쓴다면 비겁은 둘도 없는 기신일 것이다. 그러나 재성이 중요하지 않은 사주에서는 오히려 사회의 아귀다툼으로부터 본인의 순수함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될 수도 있다.
비겁이 왕한 사람에게는 대부분 역학자나 무당들이 동업하지 말라고 한다. 일리는 있는 말이다. 실제로 군겁쟁재가 된 사주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사기당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그냥 비겁이 재성을 극했기 때문에 비겁이 천하의 못된 놈이여서 일간을 배신 한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동업을 할 때에는 원래 내 영역, 네 영역을 확실하게 구분하여 계산적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 경영이다. 그런데 비겁이 왕한 사람들은 그러한 경영을 철두철미하게 하지 못한다(재성이 약하므로) 그리고 자기가 하고싶은 것만 열심히 한다(비겁이 왕하므로) 이 과정에서 빈틈이 보이니 동업자들이 배신을 하기 쉬운 것이다. 결국 본인 스스로 빈틈을 내어준 꼴이다. 도둑질 하라고 현관문 열어놓은 꼴이다.
아무튼 비겁이 기신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판단하려면 그 사람이 쓸데없는 마이웨이를 하는지 안하는지만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