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언-제 제인네 갈거야아~" 큰손녀의 원망스러운 말투다. 지 엄마 또래인 제인이는 친구 딸 이름이다.
작은 어항의 물고기를 이사 하면서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 한마리가 유일하게 살아남아 외롭게 유영하고 있다.
손녀들이 친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가든그러브에 사는 친구가(제인엄마) 물고기를 분양해 준다고 했다. 그런 후 거의 삼개월을 가족들이 돌아가며 감기를 앓아 몇 차례나 약속하고는 못갔다.
멀리 이사를 오다 보니 다니던 치과도 주치의도 만나러 가기가 힘들다. 주치의는 전화진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치과는 임플란트를 하는 중이라 직접가야한다. 남편과 같이 다니는 치과는 어바인에 있어 나갈때면 한꺼번에 볼일을 후다닥 봐야한다. 은행일, 한인마켓 등등. 두 시간 거리다. 길이 막히지 않는 시간을 택하여 간다. "드디어 오셨네요" 치과의사와 간호사들이 반긴다. 임플란트 두개를 크라운을 씌우며 끝났다. 당분간 한달에 한번씩 와서 보이란다. 호미로 막을것 가래로 막지 말라며 웃는다.
친구집에 잠깐 들렸다. 그녀는 물고기를 플라스틱 통에 담아 뚜껑에 구멍을 숭숭내어 건내준다. 그녀의 남편은 같이 점심이라도 같이 먹게 미리 알리고 오지 않았냐고하며 큼직한 아보카도를 한보따리 따준다. "하하 이제 우리가 김형 아보카도 얻어먹네." 그들과는 삼십년 지기 친구다. 처음 집을 구입했을때 이웃으로 만났다. 십 여 년을 한 동네에서 아이들이 같이 자랐고 같은 교회를 다니니 더욱 가깝게 지낸다. 내 남편은 모르는 사람이 물으면 자기는 안식일 교인 이라고 한단다. 하지만 그는 한번도 교회에 참석한 일이 없다.
집에와 세어보니 크고 작은 물고기가 여덟마리나 되었다. 집에 있는 한마리와 합방을 시키니 들어온 녀석 한마리가 먼저 있던 녀석을 콕콕 쪼았다. 괘심죄로 하루를 혼자 분리시켜두었다. 아이들 왈 "너 나쁜짓하면 타임 아웃하는거야" 매일 들려다보고 서로 밥을 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귀엽다. 친구야 고맙다. 잘 키워 새끼 치면 나도 다른 이들과 나눌께. 장은 묵은 장이 맛있고 신발은 신든 신발이 편하다고한다. 마음에 맞는 오래된 친구는 별 대화가 없어도 서로의 속 마음을 알아서 좋다.
첫댓글 손녀와 친구처럼 지내는 이 시간은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이네요.
언제나 웃는 할머니와 지내며 추억을 쌓으니 손녀도 이 시간이 행복으로 남을거예요.
오늘도 행복하세용.
'장은 묵은 장이 맛있고 신발은 신던 신발이 편하다고한다.'
정말 맞는 말이예요.
나이가 들고 보니 오랜 세월 함께 한 친구가 정말 좋습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