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3. 10. 8
금북정맥 두 번째 구간을 만나러 가는 날, 산행전날은 늘 잠을 설치고 나온다는 대원들 계십니다. 새벽같이 집을 나서야 하는 부담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설렘(?)이 반반인 셈입니다.
하루쯤 잠 좀 설친다고 큰일이 나는 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긴장감은 여간해선 적응이 잘 안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주 다녀본 산이든, 새로운 산이든, 설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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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려는 구간은 배티성지로 유명한 배티재부터 시작합니다. 서운산을 시작으로 암산(청룡봉), 부소산, 위례산, 갓봉(촛봉), 성거산까지, 모두 의미 있는 지점들인 것도 이채롭습니다.
배티고개 주변을 포함한 전 구간이 탄압받던 천주교의 성지, 서운산도 그렇지만 성거산을 오르는 내내, 성지 순례 길을 방불케 합니다. 만뢰지맥 분기점, 삼각점 말고도 전망대와 정상석을 세워둔 의미, 위례산과 위례산성, 성거산의 유래 등등 볼거리 참 많았습니다.
산세는 참 순~합니다. 해발고도가 얕아서 그럴까요?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집니다. 빡세다는 느낌? 된비알은 그저 각원사 하산 길 정도라고 할까요? 그나마도 접속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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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거산 표지석 앞과 뒤 (2023. 10. 8)
혼자 할 때는 잘 됩니다. 헌데 여럿이 어울려하면 잘 안됩니다. 골프연습에 비유할까요? 집에서 하는 근거리 피팅(fitting)연습, 혼자서는 잘 맞습니다. 헌데 여럿이 어울려 순서대로 하다보면 힘 조절도 잘 안되고, 아랫도리보다는 공에 머리만 딥다 때리다 끝납니다.
어? 이게 아닌데..?
아직까지도 저는 혼자 다니는 산행보다는 어울려 하는 산행이 더 어렵습니다. 누군가에게 보폭 맞춰야한다는 부담감, ‘나 뗘놓고 가세요.’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늘은 선두로 가신 두 분, 근 6km 이상 알바(?)를 하셨습니다. 처음엔 뒤따라오는 우리를 기다리느니, 가까운 봉하나 더 찍고 오자던 생각, 길이 좋아 그랬는지? 다음 구간에서 진행할 태조산까지 근 2.5km를 더 진행했던 겁니다. 결국 이것도 알바(?)는 알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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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 경로와 실경로 비교 (2023. 10. 8)
예상했던 22.2km는 23km로 늘었습니다. 아마도 일행 중 누군가 인증이 서툴러, 서운산을 다시 다녀온 탓일 겁니다. 시간은 예상보다 한 시간 가까이 당겨졌습니다.
한두 방울 떨어지던 약간의 비구름이 산행조건을 그리 만들어 줘서일 겁니다. 아침엔 약간 쌀쌀하던 기온도 산행의 최적조건에 맞춰졌었습니다. 무엇보담도 날머리 각원사를 벗어나니 주변은 대학가로 변합니다. 싸고 질 좋고, 맛좋은 식당들 즐비했었으니, 이 또한 복입니다.
나머지 산행기록은 영상으로 감상 바랍니다.
첫댓글 알바는 알바?
이번 산행도 대단한 선두!
후미(?)도 선두도 수고하셨습니다
경관이 좋다거나 조망이 좋다는 말은 하기 힘들어도..
어쨌든 산행 난이도는 순~~해서 좋았던 구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