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밤발밤 배우고, 댕글댕글 읽으면 어휘력이 쌓이는 우리말 공부. 댕그랑댕그랑, 사부작사부작, 오롱조롱, 왕배야덕배야…. 우리말의 우수성 중 하나는 어휘가 매우 다양하면서도 풍부하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의성의태어의 풍부함은 그 어떤 언어보다 월등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어사전 안에만 갇혀 있는 의성의태어가 무척 많아 안타깝다.
이 책은 국어사전 안에서만 겨우 숨 쉬고 있는 의성의태어를 꺼내와 다양한 범주로 나눠 세심하게 풀어냈다. 너무 잘 알려진 낱말은 제외하고, 의미 있는 분석과 해설이 가능한 낱말 중심으로 엮었다. 독특한 의성의태어들이 탄생한 유래나 배경, 나아가 조어법까지 곁들임으로써 우리말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담았다.
일상에서 글을 쓰거나 대화를 할 때 이 책에 실린 의성의태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보자. 리듬감과 생동감을 주는 의성의태어를 사용하면, 밋밋했던 말글이 한층 더 특별해진다. 매일 조금씩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어휘의 폭과 깊이가 늘어 더욱 풍요로운 언어생활도 가능해진다.
우리말에 의성의태어가 많은 까닭은 모음과 자음의 변화를 통해 형태가 다양한 계열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가뭇가뭇’에서 모음을 바꾸면 ‘거뭇거뭇’이 되고, ‘거뭇거뭇’에서 자음을 바꾸면 ‘꺼뭇꺼뭇’이 되는 식이다. ‘빈둥빈둥’이 ‘반둥반둥’과 ‘밴둥밴둥’, ‘번둥번둥’을 불러오고, 나아가 ‘삔둥삔둥’, ‘빤둥빤둥’, ‘뺀둥뺀둥’, ‘뻔둥뻔둥’, ‘핀둥핀둥’, ‘판둥판둥’, ‘팬둥팬둥’, ‘펀둥펀둥’까지 가지를 쳐나가는 걸 보면 경이로운 느낌이 든다. 이처럼 어감의 미묘한 차이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말이 지닌 의성의태어의 장점이다.
예)
* 왱왱, 댕글댕글, 조랑조랑… 책이나 글 읽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왱왱: 맑고 높은 소리로 막힌 데 없이 글을 읽는 소리.
댕글댕글: 책을 막힘 없이 줄줄 잘 읽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조랑조랑: 어린 사람이 계속하여 똑똑하게 글을 외거나 말을 하는 소리.
응얼응얼: 글이나 노래 따위를 자꾸 입속말로 읽거나 읊는 소리. 또는 그 모양.
떠듬적떠듬적: 말을 하거나 글을 읽을 때 자꾸 느릿느릿하게 더듬는 모양.
* 왕배야덕배야, 아옹다옹, 올근볼근… 시비를 따지는 말
왕배야덕배야:
1. 여기저기서 시달려 괴로움을 견딜 수 없을 때 부르짖는 소리.
2.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시비를 따지는 소리.
아옹다옹: 대수롭지 아니한 일로 서로 자꾸 다투는 모양.
옥신각신: 서로 옳으니 그르니 하며 다투는 모양.
올근볼근: 서로 사이가 틀어져서 맞서서 잘 다투는 모양.
티격태격: 서로 뜻이 맞지 아니하여 이러니저러니 시비를 따지며 가리는 모양.
첫댓글 저자 박일환은 1992년 전태일문학상 단편소설 우수상을 받고 1997년에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시집 《푸른 삼각뿔》, 《끊어진 현》, 《지는 싸움》, 《등 뒤의 시간》, 동시집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청소년 시집 《학교는 입이 크다》, 《만렙을 찍을 때까지》, 장편소설 《바다로 간 별들》을 냈다.
30년 동안 국어교사 생활을 하면서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관심이 커서 《국어 선생님, 잠든 우리말을 깨우다》, 《미주알고주알 우리말 속담》, 《국어사전 혼내는 책》 등을 썼다.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