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정사월에 태어난 경금일간... 매우 깐깐할 사람이다. 게다가 일지에 오화를 깔아서 더 그렇다. 법정스님이 이렇게 화 관성으로 제련되는 금일간이셨는데 그는 그 유명한 '무소유'의 저자로 평생 본인의 원리원칙을 지키며 청빈하게 살았으며 성격도 대쪽같고 깐깐했다.
이 사주는 재생관의 길함을 논하기 전에 너무 신약한 점, 수기운이 부족하여 조열한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단점이 더욱 부각되는 사주이다. 정관과 편관이 섞여서 관살혼잡이 되면 여명은 남편을 두 명을 만난다 라는 속설도 있으나 그것은 너무 단식 풀이를 하는 것이다. 정관의 책임감과 편관의 위기의식을 동시에 느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성격이 얼마나 철두철미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매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일까?
그런 사람이 천간에서 계수가 정관을 극하여 상관견관을 봤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자기 자신은 철저하게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주변 사람들이 볼 때는 일을 이상하게 진행시키는 모양새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본인은 나름 완벽하게 한답시고 열심히 한다. 그리고 트러블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용신을 고르라면 조후든 억부든 일단 사주원국에 있는 병을 치유하는 천간 인성을 먼저 찾게 된다.
조후용신 수를 쓰게되면 식신상관을 쓰는 것인데 왕한 관을 충하여 관살의 화를 돋구기만 할 뿐더러 신약한 일간을 더욱 신약하게 만드므로 수는 좋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조후를 포기하더라도 토 인성을 용신으로 하는 것이 억부적으로도 맞겠다. 상관도 다스리면서 편관의 살을 중화시켜 일간을 생해주니 좋다. 당연히 사주가 조열해지는 부작용은 따를 것이다.
이런 모습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이 사람은 순발력과 적응력이 부족하여 새로운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지 못한다. 사교성이 떨어진다. 너무 원칙적이고 고리타분하다. 때문에 경비원, 정원 관리사, 행사 요원 등 혼자서 긴 시간 무엇인가를 책임지고 감시, 감독하거나 팀원들과 많이 부대끼지 않으면서 본인의 뚝심을 활용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맞겠다. 화기운과 관살이 왕하므로 뚝심과 책임감은 발군이기 때문이다.
마침 초년에 인성으로 운이 흐르기 때문에 초년 운은 그럭저럭 괜찮다고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중년부터 금 비겁으로 운이 흘러가면 상관 계수가 뿌리를 얻어 사주원국에 상관견관된 구조를 심화시킨다. 여명이라면 남편복까지도 안 좋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군겁쟁재는 남자에게 더 안좋고 상관견관은 여자에게 더 안 좋은 법이다.
그러므로 태어난 시는 상관을 제어할 수 있는 무토를 천간에 놓을 수 있는 새벽 3시30분~5시30분 무인시가 좋겠다. 시지에 재성이 놓여서 더욱 신약해져도 어쩔 수가 없다. 천간에 계수를 방어하느냐 못하느냐가 이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남명이 되면 초년에 재성이 들어올 때에는 계수가 정화를 극하기도 하지만 수생목-목생화 흐름으로도 갈 수가 있어서 괜찮다고 보여지나 결국 신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고 32세부터 천간으로 계수 상관이 들어오면 삶이 아주 힘들어 질 수가 있다.
그러므로 남명의 경우에는 더더욱 시주 천간에 무토가 필요하겠다.
만약 남편이 이런 사주라면 자비심으로 다독여 주시길 바란다. 이 사주는 한평생 땡볕 밑에서 불평 한마디 안 하고 열심히 일하느라 자기는 못 즐기고 남한테만 좋은 일만 시키다가 실수로 걸음 한 번 삐끗하여 이번에는 몸이 다쳐서 고생하게 되는 불쌍한 인생이 떠오른다.
이런 것이 극신약, 화기운 과다 사주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