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서울 성북동 길상사 가볼 만한 곳
추석 전 길상사의 가을꽃 꽃무릇 상사화가 예쁘게 피어있는 계절이라 풍성한 꽃무릇을 기대하고 탐방했는데 좀 늦은 탓인지 듬성듬성 피어있는 바람개비처럼 보이는 빨간 꽃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서울 한복판에 고즈넉하게 자리를 잡은 성북동 길상사는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도심속 사찰, 1997년 12월에 창건된 20년 된 절집이다.
역사는 짧지만, 길상사를 찾는 이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다 길상사는 원래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다. 고급 요릿집이 절집으로 탈바꿈한 데는 법정 스님과 김영한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이사 사한은<무소유> 와 <오두막>의 저자 법정 스님의 유지로 이어가며, 그의 영정과 친필 원고 유고장이 진영각에 전시되어있다. 사찰이라는 분위기보다 감동이 깃든 길상사는 종교와 무관하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대원각을 시주한 김영한 여인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책을 읽고 큰 감동을 하여 시주를 결심했다. 대지 7,000여 평과 건물 40여 채 그 당시 1,000억 원이 넘는 규모였다. 법정 스님이 시주를 받아들이고 2년 동안 개보수를 거쳐 길상사가 탄생했다.
김영한 여인의 진정 사랑하는 백석 시인과 사랑 이야기도 시주 탑에 기록되어 있다. 고급 요릿집으로 엄청난 부를 이루어도 김영한 여인은 '백석의 시 한 줄 보다 못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백석 시인과 김영한의 애틋한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사랑처럼 상사화도 꽃이 먼저 피고 다음에 잎이나와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여 “상사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소유 삶으로 유명하신 법정 스님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나가는 세월이 아쉬워할 게 아니라 오는 세월을 잘 쓸 줄 아는 삶의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라는 법정 스님의 명언이다.
법정 스님의 흔적은 길상사 가장 높은 곳 자리 잡은 진영각 뜰에 잠들고 있다. 요정의 역사가 심어진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자연과 감상하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한다. 지금도 길상사 숲속에는 상사화꽃들이 말없이 예쁘게 피어있다.
또한 2013년에는 서울 미래 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 받기도 했다.
대중교통으로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가면 나폴레옹 빵집 건너편 길상사 가는 마을버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