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소아(小兒)의 정(釘)을 탄(呑)한 것에 대한 새로운 의안(按)
一. 왕씨(王氏)의 아들이 1세(:周歲)이었는데, 그 모(母)가 쇠못(:鐵釘)을 주어 가지고 놀게(:玩弄) 하였더니, 아이가 무심코(:不覺) 입에 넣고는 후간(喉間)으로 삼켰느니라(:呑入).
그 부(父)가 와서 소리를 지르며(:號呼) 구(救)하여 주기를 구(求)하므로 내가 가서 보니, 그 모(母)가 아이의 발(:足)을 거꾸로 들고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고, 구비(口鼻)가 모두 출혈(:血)하였으니, 심히 위극(危劇)하였다. 내가 이르기를 '어찌 거꾸로 매단다고(:懸) 못이 나오겠는가? 그로 명(命)을 상(傷)하지 않겠는가?' 하면서 일깨워주니, 이로 인하여 속히 바로 안았고(:抱) 이어서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느니라.
내가 이르기를 '못은 이미 인(咽)으로 하(下)하여 후(喉)이 있지 않다.' 하였더니, 그 부(父)가 이르기를 '연약(:嬌嫩)한 장(臟)이 어찌 이를 감당(堪)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다만 애절(哀切)하게 구(求)하므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치료를 허락(:允)하고 그를 위로(:慰)하였다.
그러나 나도 계책(:計)이 나오지 않아 황급히 방약(方藥)을 찾아보았는데(:索), 경각(頃刻)에 4권이나 보았느니라. 그리고는 다만 정좌(靜坐)하여 머리를 맑히고(:齋頭), 깊이 생각하여 그 방법을 찾았으나(:潛思熟計) 또한 얻을 바가 없었다.
이에 또 본초(本草)에 대한 책을 보면서(:玩) 무슨 실마리(:幾)가 열리기를(:啓) 바랐는데, '철(鐵)은 박초(樸硝)를 외(畏)한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에 하나의 계책(:計)를 얻었으니, 곧 활자석(活磁石) 1전(錢) 박초(樸硝) 2전(錢)으로 같이 갈아서 가루내고, 그 부(父)에게 부탁하기를 '삶은(:熬熟) 돼지고기(:猪肉)에 꿀(:蜜)을 가하여 섞고(:和) 또 (앞의) 약(藥)의 가루를 섞어(:調) 같이 투여(與)하라.'고 하였더니, '신시(申時)의 끝(: 오후 5시) 쯤에 모두 탄(呑)하였다.' 하였다.
다음 날 아침(:次早)에 그 부(父)가 계단 앞에 엎드리고(:匍匐) 이르기를 '어제 삼고(三鼓: 밤12시)의 시(時)에 갑자기 일물(一物)을 하(下)하였는데, 크기가 토란(:芋子)만 하고, 순채(蓴菜)와 같이 밝았으며(:瑩), 윤활(潤滑)하여 모(:稜)가 나지 않았습니다. 약(藥)이 그 밖을 보호(:護)하고 있었으므로 그것을 걷어내어(:撥) 보니 그 속에 못(:釘)이 있었습니다.' 하였다. 그러면서 가진(:持) 것을 나에게 보여주었는데, 북경(北京)에서 정혜(釘鞋: spike shoes)에 사용하는 마고정(磨菇釘)이었다.
그 부(父)가 처방(方)과 나은 연고(故)에 대해 물어오므로, 내가 이르기를 '쓴 것은 망초(芒硝)와 자석(磁石)일 뿐이다. 망초(硝)는 자석(磁石)이 아니면 약(藥)을 못에 붙지 못하고, 자석(磁石)은 망초(硝)가 아니면 못을 축(逐)하여 속히 나오게 하지 못한다. 또 유(油)가 아니면 윤(潤)하게 할 수 없고, 밀(蜜)이 아니면 아이가 탄(呑)할 수 없다. 이 네 가지를 합(合)하였으니, 착(着)할 것(: 자석)은 착(着)하고, 축(逐)할 것(: 망초)은 축(逐)하며, 윤(潤)할 것(: 돼지고기)은 윤(潤)하게 한 것이다. 다 같이 공(功)에 힘을 합(合)하였으니, 못을 둘러싸서 보호하며 나온 것이다. 공(公)이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겠는가?' 하였다.
이에 그 부(父)가 손과 이마(:手額)를 맞대면서 감사(:謝)하며 이르기를 '참 신기(:神)합니다. 이것은 없어지면(:泯) 안 될 것이므로, 마땅히 글로 기록하여 후인(後人)들이 알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