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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바벨론의 역사가 끝나고 메데 바사의 시대가 시작될 때에 첫 왕은 다리오였다. 다리오는 바벨론 궁에서 오랜 세월 동안 왕을 섬기며 봉사한, 충실하고 지혜로울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신이 항상 역사하고 있는 다니엘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왕은 이미 80세가 넘은 다니엘을 전국 나라를 다스리는 세 총리 중의 하나로 세웠을 뿐 아니라, 그에게 수석 총리로서 전국을 관할하는 권세를 주고자 하였다. 이를 감지한 다른 총리 둘과 나라의 방백들이 다니엘을 시기하여 그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그러나 다니엘에게서 어떤 허물도 흠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침내 그들은,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며 살아가는 그의 습관을 이용하여, 왕 이외에 다른 신에게 기도하면 죽여 버리자는 제안을 만들어 왕의 결제를 받는다. 다니엘은 그러한 음모가 진행 중인 것을 알았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을 중단하지 않고 이전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에서 기도한다. 드디어 다니엘이 사자굴에 던져졌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생명을 보호하시고 안전하게 지켜주셨다. 다니엘을 아끼고 사랑하던 왕이 그 신하들의 동기와 속셈을 뒤늦게 알게 되어 매우 분노한 모습으로 그 음모에 가담했던 신하들을 사자굴에 집어넣어 사자의 밥이 되게 하므로 선과 악의 싸움에서 선이 통쾌한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이다.
다니엘 6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도해하면 다음과 같다.
1절 5절/6절 9절/10절 17절/18절 24절/25절 28절 | ||||||
다니엘의 승진과 그의 동료들의 시기 | 기도를 금지한 다리오 왕의 조서 | 다니엘이 조서를 위반하여 사자굴에 던져짐 | 다니엘이 구출되고 고소자들이 처벌됨 | 다리오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공인함 |
A. 다니엘의 승진과 동료들의 시기 (6:1~5)
다니엘 6장의 사건은 다니엘이 7장의 내용에 대하여 꿈을 꾸며 이상을 받은 것 보다 훨씬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이미 서론부에서 공부한대로, 다니엘서는 역사부분과 예언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다니엘은 6장의 사건을 먼저 역사부분에서 정리하고 7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선악의 싸움과 관련된 예언을 다루고 있다.
[본문] (1) 다리오가 자기의 심원대로 방백 일백이십 명을 세워 전국을 통치하게 하고 (2) 또 그들 위에 총리 셋을 두었으니 다니엘이 그 중에 하나이라 이는 방백들로 총리에게 자기의 직무를 보고하게 하여 왕에게 손해가 없게 하려 함이었더라 (3) 다니엘은 마음이 민첩하여 총리들과 방백들 위에 뛰어나므로 왕이 그를 세워 전국을 다스리게 하고자 한지라 (4) 이에 총리들과 방백들이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소할 틈을 얻고자 하였으나 능히 아무 틈, 아무 허물을 얻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되어 아무 그릇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 (5) 그 사람들이 가로되 이 다니엘은 그 하나님의 율법에 대하여 그 틈을 얻지 못하면 그를 고소할 수 없으리라 하고
■ 내용 이해 및 교훈
•다리오는 누구인가-지난 과에서 공부한대로, 바벨론은 벨사살을 그 마지막 왕으로 하여 멸망했다. 그리고 바벨론은 정복한 메데 바사 연합국의 첫 왕이 다리오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메데’(the Medes)는 민족의 이름이고 그 민족이 세운 나라의 실제 이름은 메디아(Media)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아리아누’(Arianu) 즉 ‘귀족들’(Nobles)이라고 불렀으며 그들의 나라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되어 ‘아리아나’(Ariana)로 불리웠으며, 1935년부터는 ‘이란’으로 호칭되었다. ‘바사’는 후에 ‘페르샤’ 왕국으로 불렸던 나라이다. 메데와 바사 제국은 같은 종족으로 이루어졌고, 종종 상호간에 전쟁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메데 왕 시악사레스 I세(Cyaxares I)의 다음 왕은 아스티아게스였다. 아스티아게스는 꿈에 자기의 딸 만다네에게서 강물이 흘러나와 아시아 전역에 넘치는 것을 보고, 그의 딸이 자신의 왕권을 위태롭게 할 대상이라고 생각되어 페르샤의 왕 캄비세스 1세에게 시집을 보냈다. 그 사이에서 난 아들이 바로 그 유명한 고레스 대왕이고, 메데는 결국 고레스에게 정복을 당하게 된다.
고레스는 메데를 정복한 후에 그의 장인인 아스티아게스의 아들을 메데의 상징적인 왕으로 임명하였는데, 그가 시악사레스 2세이다. 다시 말하면 시악사레스 2세는 고레스의 외삼촌인 셈이다. 그리고 고레스는 그 외삼촌의 딸과 결혼하였으므로, 시악사레스 2세는 고레스의 장인이기도 하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메데 바사의 연합군이 바벨론을 정복하였을 때 그 실제적인 권세는 고레스에게 있었지만, 아마도 고레스가 자신의 장인이자 외삼촌인 시악사레스 2세를 왕위에 앉혔을 것이고, 불과 한 2년 후에 고레스가 그 뒤를 이어 왕권을 차지한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다니엘 5장 마지막 절과 6장 첫 절에 등장하는 다리오는 시악사레스 2세였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리오의 통치 방법-페르샤 제국의 첫 왕이라고 할 수 있는 다리오는 전국을 120 구역으로 나누어 각 구역을 다스리는 방백을 두었고, 각 방백을 관리 감독하며 나라 전체의 일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총리 3명을 두었다. 그 총리 중의 하나가 다니엘이었으며, 그는 다른 총리보다 훨씬 뛰어나고 총명하여 왕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다니엘은 마음이 민첩하여-다니엘은 이미 나이가 85세 가까이 되었으나, 그는 여전히 건강하였고 그의 총명은 젊은 사람들을 능가하였다. 이것은 그의 철저한 절제 생활과 언제나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분의 법도를 따라 살아가는 그의 규모 있고 절도 있는 삶의 결과였을 것이다. 신명기 28장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과 법도를 따라서 사는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이기도 하다. “여호와께서 너로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지 않게 하시며 위에만 있고 아래에 있지 않게 하시리니 오직 너는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듣고 지켜 행하며 내가 오늘날 너희에게 명하는 그 말씀을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다른 신을 따라 섬기지 아니하면 이와 같으리라”(신 28:13,14).
•다니엘에 대한 왕의 계획-이렇게 총명하고 뛰어난 다니엘에 대하여 왕은 특별한 계획을 갖게 되었다. 다니엘을 총리 3명 중의 하나가 아니라 전국을 다스리는 수석 총리의 직임을 주려고 한 것이다. 포로로 잡혀왔던 이 다니엘이 그러한 직위에 오르는 것을 시기하고 못 마땅하게 생각한 두 총리가 나라의 방백들(도지사들)을 충동하여 다니엘을 모함하여 죽이려고 하는 계획을 세운다.
•다니엘을 모함하려는 시도-“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겠느냐”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다니엘은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두 총리와 방백들이 그의 허물을 찾아 왕에게 고발하기 위하여 여러 분야를 통해서 면밀히 관찰하고 심층 분석하였으나, 그의 삶은 깊이 보면 볼수록 더욱 빛날 뿐이었다. 그는 국가에 대하여 왕에 대하여 매우 충성스러운 사람이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므로 어떤 일에 있어서도 흠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개인의 도덕적인 생활이나 사생활에서도 아무 허물을 찾을 수 없었다.
•“하나님의 율법에 대하여 그 틈을 얻지 못하면”-이 말은, 다니엘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는 일에 있어서 어떤 흠이 있는지 찾아보자는 말이 아니라, 그가 하나님의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을 가지고 시비를 걸지 않으면, 다른 일로는 그를 고소할 사유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법을 지키는 일을 가지고 문제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세상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일반인들이 살아가는 형태와는 다른 것이 많이 있으므로, 그것을 통해서 그들을 박해할 근거를 찾는 것이 사단의 수법이다.
B. 기도를 금지한 다리오 왕의 조서 (6:6~9)
[본문] (6) 이에 총리들과 방백들이 모여 왕에게 나아가서 그에게 말하되 다리오 왕이여 만세수를 하옵소서 (7) 나라의 모든 총리와 수령과 방백과 모사와 관원이 의논하고 왕에게 한 율법을 세우며 한 금령을 정하실 것을 구하려 하였는데 왕이여 그것은 곧 이제부터 삼십 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에 어느 신에게나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면 사자굴에 던져 넣기로 한 것이니이다 (8) 그런즉 원컨대 금령을 세우시고 그 조서에 어인을 찍어서 메대와 바사의 변개치 아니하는 규례를 따라 그것을 다시 고치지 못하게 하옵소서 하매 (9) 이에 다리오 왕이 조서에 어인을 찍어 금령을 내니라
•총리들과 방백들의 술책-총리들과 방백들이 다니엘의 일상 생활이나 국사(國事)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전혀 흠을 잡을 수 없게 되었을 때, 그의 신앙적 습관 중에서 허물(?)을 만들어 왕에게 제안을 하였다. 다니엘의 신앙적 습관 중에서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그가 매일 하루에 세 번씩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것이었다. 바벨론에서 섬기는 신들이 아닌, 다른 신에게 매일 기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음모자들은 다니엘이 다른 신에게 기도하는 것을 이용하여 왕의 마음에 흡족할만한 법규를 만들어 왕에게 제안하였다. 우선 일정한 기간(30일)을 정하여, 왕 이 외에 다른 신이나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구하면, 즉 기도하면, 사자굴에 넣어 죽이자는 것이었다.
•왕의 우매함-아마도 왕은 다니엘의 기도 습관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간사한 신하들이 왕을 신(神)보다 더 높여주는 듯한 제안에 판단력을 잃고 말았다. 왕 이외에는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 기도하지 못하게 하는 제안은 결국, 사람들이 오직 왕에게만 기도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 제안에 대하여 왕이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높여주고 칭찬하고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 매우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자신에 대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다. 다니엘을 그처럼 사랑하던 다리오 왕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을 신처럼, 혹은 신 이상으로 높여주는 것처럼 보이는 간신들의 모함에 꼼짝없이 넘어가고 말았다. 그 비루하고 희한한 규례에 어인을 찍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 정해진 율법은 하나님의 법을 따라 사는 사람들 해치자는 것이었다.
•사단의 정신-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사단은 하나님의 법도를 따라 사는 사람들을 증오하고 핍박한다. 다니엘 6장의 사건 이후에 있었던 일이지만, 페르샤 제국의 아하수에로 왕 시대에 왕의 신하였던 하만이 유대인을 멸망시키기 위하여 왕에게 고소할 때에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보면, 분명히 사단의 전략은 시대를 초월하여 일치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만이 아하수에로 왕에게 아뢰되 한 민족이 왕의 나라 각 도 백성 중에 흩어져 거하는데 그 법률이 만민보다 달라서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아니하오니 용납하는 것이 왕에게 무익하나이다”(에 3:8). 역사적으로 보면,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사회나 국가에서 전혀 무해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유익을 주는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박해받고 죽임당하는 일이 있어 왔다. 그러한 현상을 보면, 세속의 세력이 결집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을 박해하는 것은 사람의 이성적인 판단이나 올바른 분별력에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거스려 싸우고 있는 사단의 정신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시대를 위한 교훈-역사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세상의 모든 힘들이 결집하여 하나님의 법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을 박해할 시대가 올 것이며, 요한계시록에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녹명되지 못하고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다 짐승에게 경배하리라 … 저가 권세를 받아 그 짐승의 우상에게 생기를 주어 그 짐승의 우상으로 말하게 하고 또 짐승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몇이든지 다 죽이게 하더라”(계 13:8,15). 짐승의 우상, 곧 세상의 세력이 만들어놓은 법과 질서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은 핍박을 당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세속적 국가의 법에 순응하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일과 배치될 때에는 불가피하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그 결과 핍박과 고난이 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니엘 3장과 6장에 나오는 실화는 마지막 시대의 하나님 백성들이 당면하게 될 선악의 싸움의 양상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C. 다니엘이 조서를 위반하여 사자굴에 던져짐 (6:10~17)
[본문] (10) 다니엘이 이 조서에 어인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그 방의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열린 창에서 전에 행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11) 그 무리들이 모여서 다니엘이 자기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간구하는 것을 발견하고 (12) 이에 그들이 나아가서 왕의 금령에 대하여 왕께 아뢰되 왕이여 왕이 이미 금령에 어인을 찍어서 이제부터 삼십 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에 어느 신에게나 사람에게 구하면 사자굴에 던져 넣기로 하지 아니하였나이까 왕이 대답하여 가로되 이 일이 적실하니 메대와 바사의 변개치 아니하는 규례대로 된 것이니라 (13) 그들이 왕 앞에서 대답하여 가로되 왕이여 사로잡혀 온 유다 자손 중에 그 다니엘이 왕과 왕의 어인이 찍힌 금령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하루 세 번씩 기도하나이다 (14) 왕이 이 말을 듣고 그로 인하여 심히 근심하여 다니엘을 구원하려고 마음을 쓰며 그를 건져 내려고 힘을 다하여 해가 질 때까지 이르매 (15) 그 무리들이 또 모여 왕에게로 나아와서 왕께 말씀하되 왕이여 메대와 바사의 규례를 아시거니와 왕의 세우신 금령과 법도는 변개하지 못할 것이니이다 (16) 이에 왕이 명하매 다니엘을 끌어다가 사자굴에 던져 넣는지라 왕이 다니엘에게 일러 가로되 너의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 하니라 (17) 이에 돌을 굴려다가 굴 아구를 막으매 왕이 어인과 귀인들의 인을 쳐서 봉하였으니 이는 다니엘 처치한 것을 변개함이 없게 하려 함이었더라
■ 내용 이해 및 교훈
•다니엘의 여전(如前)한 기도-다니엘은 지금 왕과 그 신하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법령이 만들어졌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그 법령을 어기고 다른 신에게 기도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기도하던 습관을 변경하지 않았다. 창문을 열고 기도하던 습관을 한 달 정도 밀실의 기도로 변경해도 될 텐데 다니엘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이전처럼 공개적으로 담대하게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전에 행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다.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사실, 그의 현실은 감사할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하나님, 제가 지금 이렇게 애타는 심정으로 날마다 기도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법이 만들어지도록 허락하십니까? 하나님, 지금 저를 돌보고 계십니까, 저를 버리셨습니까?” 이러한 푸념과 원망을 할 만한 여건이었지만, 다니엘은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어떠한 여건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특권이다.
•기도 습관-다니엘의 기도에는 정해진 습관이 있었다. 기도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었고, 기도하는 시간이 하루에 세 번씩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다. 그리스도인들이 기도할 때에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무릎을 꿇는 것이다. 정한 장소에서 정한 시간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 이상적인 기도 습관이다. 특히 언제나 육적으로 기울어져 세속적으로 살기 쉬운 인간에게 있어서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하는 습관은 건강한 영적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매우 적절한 것이다. 다윗 왕도 하루에 세 번씩 “저녁과 아침과 정오에”(시 55:17) 기도드렸다. 유대인들의 전통에서도 하루에 세 번씩, 제 3시와 6시와 9시에 기도드리는 습관이 나타난다. 제 3시(오전 9시)와 9시(오후 3시)는 성전에서 상번제 드리는 시간과 일치한다. 베드로가 기도하기 위하여 지붕에 올라간 것은 제 6시였고(행 10:9) 그것은 정오 시간이다. 일주일에 세 번 성전을 찾아와 예배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과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하는 것은 건강한 그리스도인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다니엘의 기도 내용-그렇다면, 다니엘은 지금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었을까? 그의 기도 내용의 핵심이 무엇이었겠는가? 이 시기는 주전 605,6년 경 유대인이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온 지 70년이 차고 있는 때(주전 538년)였다. 유대인의 포로 생활은 70년으로 예언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귀환 시간이 된 것이다.
[렘 29:10-13] (10)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권고하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실행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11)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 (12) 너희는 내게 부르짖으며 와서 내게 기도하면 내가 너희를 들을 것이요 (13) 너희가 전심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비록 왕궁이지만 그 안에서 포로의 신분으로 살고 있던 다니엘은 자신의 평안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족의 자유와 해방을 위하여 하루 빨리 포로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이방 나라의 포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수치였다.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법도를 따라 살지 않은 결과였다. 그러므로 그들이 포로의 삶에서 벗어나려면, 진심으로 회개하며 하나님의 법도 안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과 열망이 필요했다. 하나님께서는 “내게 부르짖으며 와서 내게 기도하면 내가 너희를 들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다니엘은 바로 이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백성의 운명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었다. 마치 모세가, 자기의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질지라도 그 백성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였던 것처럼(출 32:32), 다니엘은 그 백성들의 운명을 위하여 자기의 목숨을 개의치 않고 기도하였던 것이다.
•무리들이 다니엘을 고소함-다니엘의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 본 총리들과 방백들은 즉시 그 사실을 왕에게 알리고 고소하였다. 그 상대가 왕이 신뢰하는 다니엘인지라, 왕이 혹시 다른 말을 할까 하여 왕 앞에 나아가 그 변개할 수 없는 확정된 법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후에 “다니엘이 왕과 왕의 어인이 찍힌 금령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하루 세 번씩 기도”한다고 고발하였다. 왕은 즉시로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되었다. 그 법을 정할 때에 다니엘을 미처 생각지 못했음을 후회하였을 것이다. 왕은 크게 번민하였고 어떻게 해서라도 다니엘을 살려보기 위하여 해가 질 때까지 법을 집행하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었다. 고소자들은 왕의 그러한 우유부단함을 슬며시 견책하면서 “왕이여 메대와 바사의 규례를 아시거니와 왕의 세우신 금령과 법도는 변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재확인하였다.
•다니엘이 사자굴에 던져짐-왕은 더 이상 주저할 수 없었다. 마침내 다니엘을 사자굴에 던져 넣었다. 악인들은, 자기들은 근처에도 갈 수 없는 곳에 의인들을 집어넣는다. 다니엘의 세 친구도 풀무불에 던져졌고 다니엘도 사자굴에 던져졌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곳에도 계셨고 저곳에도 계셨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일시적인 죽음’이 아니라 하나님과 분리된 자들이 당하게 될 ‘영원한 죽음’이다. 그래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법도를 무시하고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영원히 분리되는 것보다 차라리 일시적인 죽음(잠)을 선택했던 것이다. 다리오 왕은 다니엘을 사지(死地)로 보내면서 그의 조그만 믿음과 희망을 표현하였다. “너의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16절). “이에 돌을 굴려다가 굴 아구를 막으매 왕이 어인과 귀인들의 인을 쳐서 봉하였으니 이는 다니엘 처치한 것을 변개함이 없게 하려 함이었더라”(17절). 이것은 유대인들과 로마 군병들이 예수님을 무덤에 넣고 그 입구를 봉하여 지키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사단은 의인을 영원한 죽음에 가두어두려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떤 죽음의 골짜기에서도 그의 백성을 건져내신다.
D. 다니엘이 구출되고 고소자들이 처벌됨 (6:18~24)
[본문] (18) 왕이 궁에 돌아가서는 밤이 맞도록 금식하고 그 앞에 기악을 그치고 침수를 폐하니라 (19) 이튿날에 왕이 새벽에 일어나 급히 사자굴로 가서 (20) 다니엘의 든 굴에 가까이 이르러는 슬피 소리 질러 다니엘에게 물어 가로되 사시는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너의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사자에게서 너를 구원하시기에 능하셨느냐 (21) 다니엘이 왕에게 고하되 왕이여 원컨대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22) 나의 하나님이 이미 그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 사자들이 나를 상해치 아니하였사오니 이는 나의 무죄함이 그 앞에 명백함이오며 또 왕이여 나는 왕의 앞에도 해를 끼치지 아니하였나이다 (23) 왕이 심히 기뻐서 명하여 다니엘을 굴에서 올리라 하매 그들이 다니엘을 굴에서 올린즉 그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가 자기 하나님을 의뢰함이었더라 (24) 왕이 명을 내려 다니엘을 참소한 사람들을 끌어오게 하고 그들을 그 처자들과 함께 사자굴에 던져 넣게 하였더니 그들이 굴 밑에 닿기 전에 사자가 곧 그들을 움켜서 그 뼈까지도 부숴뜨렸더라
■ 내용 이해 및 교훈
•다리오 왕의 조그만 믿음-다니엘을 사자굴에 넣은 다리오 왕은 너무나 근심이 되어 그날 밤 잠을 잘 수 없었다. 그가 비록 하나님을 진실하게 섬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다니엘의 생활을 통해서 배운 하나님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하나님이 다니엘을 구원해 주실지도 모른다는 한 가닥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그러한 믿음이 없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사자굴에 가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왕은 이른 아침 사자굴로 달려가 소리를 질렀다. “사시는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너의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사자에게서 너를 구원하시기에 능하셨느냐”(20절). 사자굴 안에서 다니엘의 믿음직한 소리가 들렸다. “왕이여 원컨대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나의 하나님이 이미 그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 사자들이 나를 상해치 아니하였사오니 이는 나의 무죄함이 그 앞에 명백함이오며 또 왕이여 나는 왕의 앞에도 해를 끼치지 아니하였나이다”(21,22절). 왕은 뛸 듯이 기뻤다. 즉시로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끌어올렸고, 간신들의 음모를 알아차린 왕은 그들을 사자굴에 집어넣어 사자의 밥이 되게 하였다.
•왕의 근심과 다니엘의 평안-어설픈 믿음을 가지고 안락한 왕궁에 있었던 다리오 왕은 밤새도록 근심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을 가지고 불편한 사자굴에 있었던 다니엘은 평안하였다. 그리스도인이 자기의 삶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그분의 섭리를 따르고자 하는 믿음을 가질 때, 다시 말해서 자신의 삶의 주권을 완전히 하나님께 맡길 때에 지속적이며 궁극적인 평안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반면, 아무리 부유하고 호화로운 환경에 거주하고 있어도,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을 소유하지 못한 채 살아가면 언제나 불안과 근심과 걱정이 떠나지 않게 된다.
•봉해진 사자의 입-매우 굶주리던 사자들이었지만, 다니엘이 그 곳에 던져졌을 때에 그들은 입맛이 없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고 있는 다니엘은 맛없는 먹거리였다. 이 사자들은 사단을 표상한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니라”(벧전 5:8,9). 굶주린 사자처럼 먹이를 찾는 사단의 입맛에 맞는 대상은 죄를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사람이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의의 두루마기가 입혀지면, 사단은 그런 사람들을 집어 삼킬 수 없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의는 사단의 입맛을 떨어지게 하는 최선의 무기이다.
•역전(逆轉)된 싸움-다니엘을 죽이려고 음모했던 간신들이 일망타진 되었다. 왕은 다니엘을 참소한 사람들을 끌어와서 그 처자들과 함께 사자굴에 집어 던졌다. 다니엘을 먹지 못하여 대단히 안타까워했던 사자들이 이번에는 그 먹이들이 땅에 닿기도 전에 뼈까지 부숴뜨렸다. 이러한 장면 역시, 선악의 싸움의 마지막 장면에서 일어날 역전극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13장 9,10절에서는 그 내막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누구든지 귀가 있거든 들을지어다 사로잡는 자는 사로잡힐 것이요 칼에 죽이는 자는 자기도 마땅히 칼에 죽으리니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여기 있느니라”. 악은 언제나 선제공격(先制攻擊)을 가한다. 그러나 선악의 싸움에서 언제나 악의 결말은 패배이다. 선악의 싸움은 언제나 역전극으로 선이 승리하며 끝난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언제나 초기 싸움에서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저희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계 14:12).
E. 다리오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공인함 (6:24~28)
[본문] (25) 이에 다리오 왕이 온 땅에 있는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각 방언하는 자들에게 조서를 내려 가로되 원컨대 많은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26) 내가 이제 조서를 내리노라 내 나라 관할 아래 있는 사람들은 다 다니엘의 하나님 앞에서 떨며 두려워할지니 그는 사시는 하나님이시요 영원히 변치 않으실 자시며 그 나라는 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그 권세는 무궁할 것이며 (27) 그는 구원도 하시며 건져내기도 하시며 하늘에서든지 땅에서든지 이적과 기사를 행하시는 자로서 다니엘을 구원하여 사자의 입에서 벗어나게 하셨음이니라 하였더라 (28) 이 다니엘이 다리오 왕의 시대와 바사 사람 고레스 왕의 시대에 형통하였더라
■ 본문 이해 및 교훈
•왕이 다니엘의 하나님을 높여 찬양함-다리오 왕은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구원을 받았을 때에 그 기쁨이 충만하였다. 하나님께 대한 확고한 신앙심이 불타올랐다. 그 하나님을 전국의 모든 백성들에게 증거하고 싶었다. 그는 즉시로 조서를 내렸다. ‘신앙’이 명령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왕은 조서를 내려 명령의 형식으로 그 백성들에게 다니엘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도록 요청하였다. 그는 조서를 통하여 일곱 가지 내용으로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증거하였다. ① 다니엘의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다. ② 그는 영원불변하시는 하나님이다. ③ 그의 나라는 불멸의 나라이다. ④ 그의 권세는 영원무궁하다. ⑤ 그는 구원에 능하신 하나님이다. ⑥ 그는 이적과 기사에 능하신 하나님이다. ⑦ 그는 그의 성도들을 죽음의 위험에서도 건지시는 하나님이시다. 이 조서를 통하여 페르샤 제국에 하나님의 영광이 크게 드러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 사람의 감화력-우리는 다니엘의 경험을 통하여,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며 그의 말씀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의 감화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감화력이 세상의 권세 있는 자들에게 전해졌을 때에 그 파급 효과는 더욱 강력한 것임을 깨닫는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일에 있어서 정직하고 성실하고 원칙에 철저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직임을 유능하게 감당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늘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감화력’이라는 것이 있다. 그 감화력은 어떤 말이나 웅변보다도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령께서는 그러한 사람들의 삶을 통하여 역사하시며 하늘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신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여 자신의 삶에 근실한 사람들은 분명히 존귀한 자리에 이르게 될 것이다. “네가 자기 사업에 근실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잠 22:29).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한 감화력을 가지고 복음을 증거하되, 사람들이 좀처럼 접근하지 않고 있는 권세있는 자들에게도 담대하게 복음을 증거하기 위하여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흔하지는 않겠지만, 아리마대 요셉이나 니고데모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된 영혼들이 있을 것이며, 그들에게 복음이 바르게 증거되면 그들의 영향력을 통하여 더 크고 더 많은 일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다리오 왕과 고레스 왕 시대에 형통한 다니엘-메데 바사 제국의 첫 왕인 다리오는 62세에 즉위하여 2년을 넘기지 못한 채 왕권이 끝났고, 이어서 고레스가 페르샤의 왕이 된다. 다리오 왕 시대에 있었던 다니엘의 사자굴 경험을, 이미 페르샤 제국의 실권을 가지고 상당한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고레스도 알았을 것이다. 아마도, 다니엘의 이 경험을 통해서 현명한 왕 고레스는 하나님께 대한 깊은 신뢰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며, 이것이 유대인들을 해방시켜 귀환령을 내리는 데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실제로, 고레스는 그의 통치 원년, 유대력으로 기원전 537년 가을에 제 1차 포로 석방령을 내렸다(왕하 36:22; 스 1:1; 5:13). 그리고 그 다음 해, 즉 536년 봄에는 실제로 유대의 포로들이 귀환 길에 올랐다. 70년간의 포로 생활(605~536 BC)을 끝내고 귀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에 있어서, 주전 538년에 있었던 다니엘의 사자굴 경험과 유대인 포로 석방령을 내린 고레스와는 분명히 깊은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