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4장 천국으로 소풍 가는 날
불뱀들이 우글거리고 40도를 넘나드는 메마른 사막 길을 여행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호시탐탐 노리는 적군들과 우는 아이들, 산다는 것, 아니 살아간다는 것이 하루하루가 기적 같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현실을 생각하면 저들은 결코 안식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럴지라도 그들은 약속을 믿고 나가야 했다. 갈 길이 멀고 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하나님은 저들에게 제칠 일에는 반드시 안식하도록 명하셨다. 불을 피우기 위해 나무를 줍거나 가족들을 위해 만나를 줍기 위해 나가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안식일은 가나안 안식처에 대한 약속의 징표였고 믿음의 증거였다.
(히 4:4) 제칠 일에 관하여는 어딘가에 이렇게 일렀으되 하나님은 제칠 일에 그의 모든 일을 쉬셨다 하였으며
그러나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그 안식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순종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히브리서 기자는 저들이 들어가지 못한 안식과 우리에게 남아있는 안식, 저들의 불신과 불순종, 그리고 우리의 믿음을 대구형식으로 나열하고 있다.
(히 4:6) 그러면 거기에 들어갈 자들이 남아있거니와 복음 전함을 먼저 받은 자들은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들어가지 못하였으므로
(히 4:7) 오랜 후에 다윗의 글에 다시 어느 날을 정하여 오늘이라고 미리 이같이 일렀으되 오늘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 하였나니
(히 4:8) 만일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안식을 주었더라면 그 후에 다른 날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리라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는 바울이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을 매우 설득력 있게 신학적으로, 교리적으로 기록한 책이라면 히브리서는 보다 실제적으로 그 근거를 시청각교재를 사용하면서 설명하는 전과나 특별 부록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히브리서를 그래서 신약의 레위기서라고 부른다.
가나안 안식과 저 하늘 안식 그리고 예수 안에서 누리는 믿음의 안식이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되는 손에 잡히는 실물교훈이 있다면 그것이 제칠일 안식일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을 것이다. 어느 성가 가사의 내용처럼 “가나안이 몇린고... 가나안이 몇린고...”를 외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의 땅을 향해 가면서 믿음으로 안식일을 지켰다. 모든 수고를 그치고 마침내 쉬게 될 그 날을 사모하면서 그들은 믿음과 순종의 마음으로 안식에 들어갈 수 있었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런 의미에서 제칠일 안식일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히 4:9)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있도다.
(히 4:10) 이미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의 일을 쉬심과 같이 그도 자기의 일을 쉬느니라.
우리들의 삶이 아무리 각박하고 처절해도, 밀려오는 부담과 삶의 짐이 무거워 마음 눌려도 우리는 믿음으로 안식일에 들어가고 저 안식에 대한 약속을 신뢰하며 예수 안에 있는 약속을 주장할 수 있다. 이것이 히브리서 기자가 영원한 약속의 안식과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안식 그리고 제칠일 안식의 개념을 묶어서 제시하는 것이다. 믿음, 순종, 안식은 하나의 세트다.
어릴 때부터 나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안식일이면 교회에 출석했다. 깨끗한 옷을 차려입고 온 가족이 그날은 소풍 가듯 교회로 올라갔다. 일에 지쳐 살던 피곤한 영혼들이 저마다의 삶의 현장에서 성회로 올라와서 찬송을 부르며 약속을 주신 하나님을 예배했다. 그날이 국경일이든, 분주한 장날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하늘을 미리 맛보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의 친구요 맏형이신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었다.
(히 4:15)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히 4:16)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하나님 우리 아버지!
저 하늘 안식을 사모하면서 이 땅의 안식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우리의 믿음을 지켜 주시고 하늘의 안식과
천국의 백성이 되기를 바라는 자들이
이 땅에서 먼저 천국 백성이 되어야 하므로 잊지 않게 하소서
우리는 도우실 수 있고 우리의 처지를 아시는
주님이 우리의 대제사장 되심을
기뻐합니다. 오늘도 살벌한 세상살이지만
주 안에서 참된 안식이 있는 그런 하루를
믿음으로 순종하며 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