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호 한 바퀴 휘 돌고 오자며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커피가 마시고 싶었나 보다.
가는 길목 나주 첨단 도시 쪽으로 살짝 핸들을 틀어 3분여 들어간다.
변두리에 위치한 카페 겸 미술관 소감.
커다란 강아지 조형물이 마중해 준다.
알록달록 예쁜 겨울 팬지가 긴 네모 화분에 사이좋게 모여 앉아 있고,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남천이 울타리가 되어 준다.
황금빛 가지를 뽐내며 당당하게 서있는 나무 한 그루. 마치 금빛 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황금 회화나무란다. 새싹도 노랗게 돋아나고 잎들도 노란색이라고~
카페 안에서는 조하나 작가의 드로잉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대부분 누드화들이다.
<발칙한!> 그림들과 딱 들어맞는 주제이다.
2주 동안 전시하나 보다.
카페에서 갤러리처럼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인 듯하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해 한 번 더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에스프레소에 크림이랑 콩고물을 얹은 커피 한 잔과 직접 담근 석류차를 주문한다.
콩고물 가루가 마치 미숫가루 넘길 때처럼 가벼운 재채기를 유발하며 어릴 적 추억을 소환시킨다.
잠시 어릴 적 먹거리들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카페의 터줏대감 고양이가 세수를 하고 있다.
쓰다듬어 달라며 다가 오더니 금세 새초롬하니 돌아서 제 갈 길을 간다.
거만한 고양이ㅋㅋㅋ
밖으로 나가 계단을 오르면 넓은 잔디밭에 테이블이랑 그네가 손님을 기다리고 한 켠에 온실같은 비닐 건물 한 동이 세워져 있다.
안에서는 아이들이 한창 그림에 열중하고 있다.
체험비를 지불하고 판넬을 받아 밑그림이 그려진 화지 위로 색칠을 한다.
그림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멋진 가족 나들이가 될 성 싶다.
카페를 나오다 잠깐 들른 화지홍련마을.
화지제에 붉은 연꽃이 피어나나 보다.
지금은 연꽃이 피었다는 흔적만 남아있고 갈대들 사이로 철새들이 한적하게 노닐고 있다.
산책길은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다.
비온 뒤끝이라 질척거리는 곳을 피해가며 걷는다.
이곳에도 군데군데 강태공들의 낚시질은 여념이 없다.
신경 써 주변을 손질해 주면 사랑받는 쉼터가 될 수 있을 듯한데 아쉽다.
붉은 연꽃이 피어나는 여름철 다시 한 번 와야지.
나주호 산책을 포기하고 가까이에 있는 산림자원연구소로 향한다.
나무랑 잎들의 색깔이 선명하고 또렷하다.
비온 뒤의 선물이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걷다 사철 푸른 식물들이 자라는 상록원에 들른다.
홍가시, 금목서, 동백, 광나무, 다정큼나무 평소에 자주 듣고 보던 나무들이어선지 참 다정스럽다.
다양한 소나무들이 보인다.
뭉뚱그려 그저 소나무라고만 불렀는데 곰솔, 리기다, 테다, 반송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다.
산림 연구소답게 무척이나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둘러 볼 수 있는 길들도 편리하게 조성되어 있고, 나무들에 이름표를 달아 놓아 각자의 이름을 불러주는 재미를 느끼며 걷게 한다..
설탕단풍, 생소하다.
잎들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형태를 알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단풍의 종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자주 보던 잎이다.
아는 즐거움이 차곡차곡 쌓인다.
멋스럽게 가지치기를 한 키 큰 향나무들이 가로수가 되어 도열해 있고, 벌써 새순이 돋는 꽝꽝나무가 연두빛 잎들을 밀어내고 있다.
나뭇가지들이 수많은 잎들을 거느리고 푸르른 초록으로 가득 차는 날, 다시 놀러 와야지.
첫댓글 의자 위에 올라 팔짝 뛰고, 그네 의자에 앉아 두 다리 쭉 뻗고,,,심신이 팔닥이는 동심의 여학생 같아요^^
맘에 쏙 드는 카페였어요.
봄날은 더 예뻐질 것 같아 기대가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