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다 / 교정 중
아침 8시에 눈을 떤다. 누운 상태로 팔과 다리를 최대한 길게 뻗쳐 기지개 켠다. 좌우로 비틀면서 몸 근육에 기상 신호 보낸다. 밤새 잠 잘 잤다는 기분 상쾌한 아침맞이다. 하루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거실 창밖을 보니 햇볕이 보이지 않는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구름이다. 안개는 한낮이면 개는데. 애고! 오늘은 흐린 날이구나. 혼잣말 투덜 되며 일어난다. 낮 시간대에는 햇살 펴 주겠지 하며 오늘 날씨 애견도 한다.
급한 신호가 막 온다. 창밖 날씨 보며 오늘 가게 오실 손님 기분 좀 그려 보려 하는데 아랫배에서 긴급 신호를 보낸다. 날씨 걱정하는데 이놈이 먼저 설친다. 밤새 포근한 품에 안겨 예쁜 사랑 유희하고는 뭐가 그리 급한가? 세상 구경하려고 안달이다. 갑자기 보챔 당하는 기분은 나쁘지만은 않다. 아침 식사 전 속 비움은 건강에 좋다고 하니. 근데 너무 급하게 다그친다. 어제 일 잔주가 한몫하는 거겠지 떠 넘긴다. 본연의 역할 다 하였으니 방랑의 길 나서려는 채비라고 미소로 봐준다. 가야 할 때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엄청 급해졌다. 더 이상 못 참겠다. 꽁무니 바짝 당겨 바로 화장실 직행한다. 아, 불싸! 넘버하나가 먼저 있다. 빨리 좀 나오라며 일갈한다. 대변보는 일은 정말 참지 못한다. 평소에도 속전속결로 처리한다. 핸디캡일 때가 있다. 외부에서 볼 일보다 갑자기 신호가 오면 완전 죽상이 된다. 화장실이 바로 있음 다행인데 아니면 머리가 하해진다. 낭패가 따로 없다. 좀 기다리란다. 벽 붙잡고 엉덩이 추겨 올리고 한쪽 다리도 올리고. 비비 꼬여지는 몸 안달 복달임 난다. ‘빨리 나 온 나. 뭐 거리 오래 있나. 안 자르고 뭐 하냐’ 고래소리 내 지르고 오만상 기 세운다. 문짝 잡고 난리굿 따로 없다. 이제는 숨 넘어가는 소리로 사정한다. 제발 좀? 대장군 기상도 지금은 그저 하찮게 되는. 생기 잃고는 문고리가 천근추 같다.
사리마다 내리고 번개보다 빠르게 앉았다. 둥그런 이 흰 통 앉을자리가 완전 구세주다. 이렇게 좋게 보일 수 없다. 털썩 앉는다. 일단 안도의 한숨부터 쉬어진다. 박에서 싸는 일은 없어졌으니. 생기가 돈다. 이제는 편하게 일을 보면 된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체증 현상이 생겼나 보다. 나오는 길 멀지도 않은데 잘 나오지 않는다. 안달하던 밖에서 와는 딴판이다. 빨리 나오라고 용을 기를 써본다. 가슴 흉막근 올라가고 힘준 개 숙이며 이빨까지 깨문다. 몸 비틀기 신음까지. 다행히 마지막 요동 신호가 온다. ‘뿌드득 철퍼덕’ 옹기 밑동에 큰 돌 같은 빠지는 소리 나고…. 그 제야 하관 통문을 한다. “어이야! 휴! 살았다.” 쾌감이 통쾌다. 실은 걸린 소요 시간은 10초도 아니 된다.
두 주먹 쥐고 배 윗부분부터 아랫부분까지 골고루 두드린다. 밤새 체력 회복을 위해서 고생했으니 수고했다고 안마 보답한다. 통증이나 걸림 같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는지도 느껴본다. 그런 건 없다. 장부가 아직 튼튼함이라 자평한다. 콧노래 장단 맞춰가며 쓰다듬어 주기까지 한다. 오늘 하루 좋은 영양 공급받고 체력 유지 당부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부탁하며 다시 한번 더 다스려 본다. “오늘도 하루 힘 나게 좀 해도.!” 아침 식사 전에 먼저 하는 통상관례 치례를 오늘은 아주 급하게 했다. 그래도 속이 너무 시원하다. 오늘 날씨도 아마 불콰하게 잘 노닐 거라고 기분 따라 생각해 본다.
색깔도 살펴본다. 누른 된장 빛 모양새가 좋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다. 진짜 된장 같다. 한방에 늘씬하게 쭉 빠져 변기통 중간에서 고리 형태로 턱 자리 잡고 토주 대감 행시를 한다. 똬리 양반 좌정 모양새 보라는 식이다. ‘괜찮지?’ 하며 보여 주는 것이 참 기특하다. 편해진 속 기분도 좋다. 이제 마지막 뒤처리한다. 닦을 때 물기나 찌꺼기가 적게 묻어날수록 몸 상태가 좋다고 들었다. 휴지에 양이 많이 보일수록 장 기능이 부담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물기 없이 얇게 보일락 말락 살짝 묻혀 있다. 장기 활동이 정상임을 본다. 어제 진하게 일 잔 하여도 이상 없다는 표시다. 대견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잘 지키자. 내 몸은 내가 지킨다. 오늘도 이 말를 되새기며 하루를 통쾌하게 시작한다.
‘볼일은 통쾌하게, 하루는 즐겁게, 배 두들겨 복 냥 받자.’
2024. 03. 15.
한 방이다 / 초고
아침 8시에 눈을 떤다. 누운 상태로 팔과 다리를 최대한 길게 뻗쳐 기지개 켠다. 좌우로 비틀면서 몸 근육에 기상 신호 보낸다. 밤새 잠 잘 잤다는 기분 상쾌한 아침맞이다. 하루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거실 창밖을 보니 햇볕이 보이지 않는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구름이다. 안개는 한낮이면 개는데. 애고! 오늘은 흐린 날이구나. 혼잣말 투덜 되며 일어난다. 낮 시간대에는 햇살 펴 주겠지 하며 오늘 날씨 애견도 한다.
급한 신호가 막 온다. 창밖 날씨 보며 오늘 가게 오실 손님 기분 좀 그려 보려 하는데 아랫배에서 응급 신호를 보낸다. 가게 오실 손님 날씨 걱정을 하는데 이놈이 먼저 설친다. 밤새 포근한 품에 안겨 예쁜 사랑 유희하고는 급히 세상 구경하려고 안달이다. 갑자기 급하게 보챔 당하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아침 식사 전 속 비움은 건강에 좋다고 하니. 근데 너무 급하게 다그친다. 어제 일 잔주가 한몫하는 거겠지 떠 넘긴다. 본연의 역할 다 하였으니 방랑의 길 나서려는 채비라고 봐준다.. 가야 할 때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엄청 급해졌다. 못 참겠다. 꽁무니 바짝 당겨 바로 화장실 직행한다. 넘버하나가 먼저 있다. 빨리 좀 나오라며 일갈한다. 대변보는 일은 정말 참지 못한다. 평소에도 속전속결로 처리한다. 핸디캡일 때가 있다. 외부에서 일보다 갑자기 신호가 오면 완전 죽상이 된다. 화장실이 바로 있음 아주 다행인데 아니면 머리가 하야 진다. 낭패가 따로 없다. 좀 기다리란다. 벽 붙잡고 엉덩이 추겨 올리고 한쪽 다리도 올리고. 비비 꼬여지는 몸 안달 복달임 난다. ‘빨리 나 온 나. 뭐 거리 오래 있나. 안 자르고 뭐 하냐’ 오만상 기 세운다. 문짝 잡고 난리굿 따로 없다. 이제는 숨 넘어가는 소리로 사정한다. 제발 좀?
사리마다 내리고 번개보다 빠르게 앉았다. 둥그런 흰 통의 안을 자리가 이렇게 좋게 보일 수가 있을까? 털썩 앉는다. 한숨부터 먼저 쉬니 생기가 조금 돈다. 이제는 보내야 할 시간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체증 현상이 생겼나 보다. 나오는 길 멀지도 않은데 나오지 않는다. 안달하던 밖에서 와는 딴판이다. 빨리 나오라고 용을 쓴다. 가슴이 올라가고 고개 숙이며 이빨까지 깨문다. 몸 비틀기 신음까지. 다행히 마지막 요동이 온다. ‘뿌드득 철퍼덕’ 옹기 밑동에 빠지는 소리가 나고…. 그 제야 하관 통문 다 한다. “어이야! 후! 살았다.” 쾌감이 통쾌다. 실은 걸린 소요 시간이 10초도 아니 된다.
두 주먹 쥐고 배 윗부분부터 아랫부분까지 골고루 두드린다. 밤새 체력 회복을 위해서 고생했으니 수고했다고 안마로 보답해 준다. 통증이나 걸림 같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는지도 느껴본다. 그런 건 없다. 장부가 아직 튼튼함이라 자평한다. 콧노래 장단 맞춰가며 쓰다듬어 주기까지 한다. 오늘 하루 좋은 영양 공급받고 체력 유지 당부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부탁 다시 한번 더 소원해 본다. “오늘 하루 힘 나게 해 도.” 아침 식사 전에 먼저 하는 일이다.
색깔도 살펴본다. 누른빛 된장 빛 모양새가 좋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다. 오늘도 진짜 된장 같다. 한방에 늘씬하게 쭉 빠져 변기통 중간에서 고리 형태로 턱 자리 잡고 있다. 뱀 똬리 모양새 보라는 식이다. ‘괜찮지?’ 하며 보여 주는 것이 갸륵하다. 속 편해지니 기분도 좋다. 이제 마지막 뒤처리다. 휴지로 닦을 때 물기나 찌꺼기가 적게 묻어날수록 몸 상태가 좋다고 한다. 양이 많을수록 장 기능이 부담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물기 없이 얇게 보일락 말락 살짝 묻혀 있다. 장기 활동이 정상임을 본다. 어제 진하게 일 잔 하여도 이상 없다는 표시다. 대견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잘 지키자. 내 몸은 내가 지킨다. 오늘도 이 단어를 새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뒷일은 통쾌하게, 하루는 즐겁게, 배 두들겨 복 냥 받자.’
2018.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