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나" 활동 일지
작성자 | 심혁진 | 참여자 | 조용빈(멘토), 김수현(멘티) 심혁진(멘토) |
일자 | 04/05 | 장소 | 신중동 '하비게임몰' / KFC 신중동점 |
활동시간 | 19:00~21:00 | | |
1. 약속장소로 이동>
오늘은 2주만에 수현이를 다시 만나는 날이다.
약속장소인 DD로 가는 도중 춘의역에서 우연히 용빈 쌤이랑 만나서 같이 걸어갔다.
라포형성기간이 끝난 뒤에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면 수현이가 좋아할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다 보니, 금새 DD에 도착했다.
수현이를 기다리다가 한 아이를 수현이로 착각해서 인사하는 사소한(?) 해프닝도 있었다.
2. 수현이와 만남>
수현이는 늘 그렇듯 자전거를 타고 등장했다. 친구들이랑 놀고 온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지치지 않고, 자전거로 오르막길을 질주를 하는 모습을 보니, 걷기만 해도 힘든 내 입장에선 그 체력이 부러웠다.
우리는 수현이에게 '보드게임 카페'를 갈거라고 말을 했다. 수현이에게 어떻냐고 물어보니, '몰라요' 라고 했다.
작년 수현이를 담당하던 멘토 건후 쌤이 말하기를, 수현이의 '몰라요'라는 반응은 긍정적인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확실히 싫어하는 티를 내지는 않았다. 수현이는 '우노'라는 보드게임을 하자고 했다. 그 게임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솔직히 용빈쌤과 DD로 걸어오면서 수현이가 야외활동을 좋아하다보니, 실내에서 하는 보드게임 활동을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대안책을 고민하기까지 했기에, 수현이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에서 일단 오늘 활동의 절반은 성공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보드게임 카페에 가서 재밌게 즐기는 것이다.
3. 보드게임 카페로 이동>
우리는 용빈쌤의 추천에 따라 '하비게임몰'이라는 신중동역에 있는 보드게임 카페로 15분 정도 걸어갔다.
저번 1주차때는 비도 오고 어두워서 몰랐는데, 날씨도 따뜻해지고, 해도 늦게 지다 보니 석양이 지는 불그스름한 분위기 때문인지 가는 길에 보이는 주변 풍경 구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수현이가 '저 먼저 가서 기다릴께요'라고 하면서 자전거로 먼저 앞서 나갈 때가 있었는데, 승부욕이 생겨가지고(?) 달리기로 수현이 자전거를 따라잡으면서 경주를 하기도 했다. 물론 운동이라곤 1도 안 하는 나였기에 결과는 수현이의 승리였지만 말이다.
가는 도중에 느낀 거지만 수현이는 진짜 자전거를 잘 타긴 했다. 하지만 자전거가 법적으론 차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차도로 다니는 수현이를 보고 있으니, 이러다 사고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여러번 들기도 했다. 훗날 한 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4. 보드게임 카페 활동 진행>
그렇게 우리 3명은 보드게임 카페에 도착했다. 수현이에게 '1시간동안 할 거야'라고 말을 했는데,
수현이는 '30분만 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랑) 하면 더하고 싶어질 걸~?' 이라고 말하면서 반드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오자마자 수현이는 '우노(uno)'게임을 찾았다. 직원분께서 찾는 게임이 있냐고 하시길래, 수현이는 '우노게임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우노 게임을 비롯해서 '라스베가스' 게임이랑, 얼음깨기 게임(이름을 잘 모르겠다; 망치로 얼음을 하나씩 깨부수는 게임인데, 그 위에 있는 펭귄은 떨어뜨리면 안 되는 방식이다)을 가져왔다.
처음에는 수현이가 게임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이 게임 잘하거든~이겨야겠다' 하면서 도발을 했다. 그러면서도 봐주는 방식으로 하면은 수현이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평소에 하던대로 진심을 담아서(?) 게임을 했다. 그렇게 수현이도 게임에 몰입하면서 서로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1등이 용빈쌤, 2등이 나, 3등이 수현이였다. 내가 꼴찌라고 놀렸지만, 수현이는 '선생님이 1등 못하게만 하면 돼요'라고 하면서 오히려 주눅들지 않고 나를 기세등등하게 놀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확실히 멘탈이 강할 뿐만 아니라 주어진 결과를 다른 시각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대단한 것 같았다.
이후에 얼음깨기 게임을 했는데, 얼음 하나하나를 곡괭이로 살살 빼는 사소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수현이의 과감하게 얼음 4~5개를 부숴버리는 담대함 덕분에, 내가 깰 얼음이 부족해서 그 게임에서 3연패를 해버렸다.
라스베가스 게임을 할 때에도 용빈쌤이 1등, 수현이가 2등, 내가 3등이었다. 이때다 싶어 신나게 나를 놀리는 수현이의 모습을 보니 이제는 오히려 내가 가장 진심이 되버려서, 반드시 수현이를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게임으로 '젠가'를 하자고 제안했다.
수현이는 자기 차례일 때는 침착하게 젠가를 관찰하면서 집중하다가, 내 차례일 때는 옆에서 열심히 방해공작을 펼쳐대서 나도 똑같이 해주었다^^. 결국 수현이가 젠가를 넘어뜨렸다. 이때다 싶어 '역시 젠가는 내가 더 잘하는 구만~' 하면서 으쓱했는데, 수현이는 '응~1등은 없죠? 게임은 내가 더 많이 이겼죠?' 하면서 맞받아쳤다. 뭔가 이기고도 진 기분이었다.
5. 저녁밥 먹기>
보드게임을 열심히 하고 근처 KFC를 가서 햄버거를 시켰다. 기다리면서 수현이에게 보드게임이 어땠냐고 물어봤고, 돌아온 대답은 '너무 이지하네요~' 라면서 웃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킨 메뉴가 나오고, 나와 용빈쌤이 먹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수현이는 컵을 꺼내서 '음료수 뭐 마실거에요?'라고 물어봤고, 직접 음료수를 떠다 주었다. 너무 기특했다.
그렇게 밥을 다먹고 수현이는 먼저 가겠다고 인사를 하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자전거를 타고 쿨하게 떠나갔다.
수현이가 재밌게 즐겨줘서 다행이라고 용빈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활동에 대해 기약하면서 우리도 헤어졌다.
핸드폰 시계는 '09시 0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보람찬 2시간이었다.
차기 활동 계획
작성자 | 심혁진 | 참여자 | 조용빈(멘토), 김수현(멘티) 심혁진(멘토) |
일자 | 04/12(금) | 활동시간 | 19:00~21:00 |
활동장소 | 무인카페 |
활동내용 | 레고나 목재 완구 조립. |
예산 | 목재 퍼즐(비행기, 전투기) 각1000원X총 2개 = 2000원 레고(작은 사이즈) 5000원 |
첫댓글 수현이가 디디에서 보드게임을 하자고 하면 재미없다고 잘 안하려고 했었는데 선생님들과는 재밌게 놀고 온 것 같아요~ 디디에 다양한 보드게임을 사다놓는것도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용 수현이의 강점과 긍정적인 면을 봐주려고 하는 모습 좋아요! 활동 고생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