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버스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세고비아로 향한다.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의 성으로 불리우는 성 알카사르.
이 성을 모티브로 디즈니의 로고가 완성되었단다.
한국어 오디오를 들고 성 곳곳을 돌아 다닌다.
성 내부에는 많은 벽화와 성화가 전시되어 있다.
당시 사용되었던 무기와 갑옷들 생활도구들도 보인다.
성 내부를 둘러 보고 탑에 오른다.
탑에 올라 바라 본 전경은 너무도 아름답다.
그 동안 갔던 곳 중 손에 꼽히는 곳.
한 켠으로는 널찍한 들판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또 다른 한 켠에는 대성당을 중심으로 마을들이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성을 나와 걸어 보니 몇 집 건너 십자가가 보이는 한국처럼 길 건너 마다 성당들이 자리한다.
신앙을 향한 사람들의 지극 정성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약한 인간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보게 한다.
로마인들의 건축 기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 수도교로 발길을 옮긴다.
중세시대 시내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했던 공사.
700여 미터가 넘는 아치형의 긴 다리가 지금껏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게 놀랍다.
접착제 구실을 하는 그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고 네모난 화강암 덩어리만으로 아치 모양을 완성했다니 옛사람들의 섬세함과 정교함은 가히 예술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수도교에 기대 앉아 보기도 하고, 아치 모양의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를 받쳐 드는 양 포즈도 취해 본다.
수도교 사이로 보이는 구시가의 건물들이 마치 중세로 들어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세고비아에서는 새끼 돼지 구이인 꼬치니요가 유명하단다.
안먹을 수 없지.
스페인에서 날마다 먹고 있는 샹그리아 한 잔에 뜨거운 국물이랑 꼬치니요 한 접시를 먹는다.
쇼윈도우에 보이는 새끼 돼지의 모습이 가여웠지만 고기는 무척이나 부드럽다.
구시가를 걷는데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는 거리는 꽤나 운치있다.
궁전처럼 생긴 멋스런 교회도 만나고~
세고비아는 대체로 따뜻하다 했는데.
뒤늦게야 알고 보니 우리 뒤를 따라 태풍이 몰려 오고 있었단다.
겨우 하루 이틀 사이로 태풍이 휩쓸고 간 스페인, 여행하기가 힘들었다고~
우리 둘, 참 운좋은 여행자다.
첫댓글 스페인 이야기라서 올려요.
고교 동창들끼리의 산모임에 두어달 전부터 합류하기 시작한 친구가 있어요.
고교 때도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 가고 행정고시 해서 교육부 고위 공무원 한 친구인데요.
행정학 박사학위도 갖고 있더라고요.
공부만 하던 친구가 나이 들어 심심하니 우리와 어울리려고 나오나 봐요.
딸만 둘인데 두 딸이 모두 국제 결혼해 한 명은 스페인 바로셀로나 살고,
또 한 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산대요.
이 친구가 8년간을 주미 대사관 파견 나갔을 때 딸들이 미국에서 커서 서양인과 외국에 대해
거리낌이 없어서 국제 결혼을 하게 되었다나 봐요.
바로셀로나 사는 외손주가 스페인어, 한국어, 영어, 카탈류냐어 4개 언어에 자연스럽게 적응한대요.
학교에서는 카탈루냐어만 쓰게 한다는군요.
에궁
딸들을 만나려면 먼 길 다녀와야 하겠네요.
괜스리 안타깝네요.
그나마 요즘은 화상통화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지요.
나이 들어갈수록 가족은 가까이 있는 게 젤 좋은 거 같아요.
함께 나누는 작은 것들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참 감사하고 소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