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말이 널리 퍼져...
훈민정음 1446년에 반포되었을 때, 세종이 단지 우리말이 중국 문자와 다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중국은 이성계의 조선을 왕조찬탈이라고 하여 승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를 핑계로 금은과 토산물을 착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며, 이런 이성계의 왕위 승인은 성종에 이르기까지 왕실 내부의 문제거리였다고 한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이 갖다 바쳤는지를 역사가들 중의 몇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제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국에게 매년 방위비라는 명목으로 그 많은 재원을 갖다 바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조선도 거의 백년이나 걸렸던가. 미 제국의 승인 없이는 우리나라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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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화 측면에서 보면, 조선조가 사대부의 지배 체제이다. 그 시대에 평민이든 중생이든 인민이 할 수 있는 자유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우리 입말조차 비하되어, 여인들의 편지글과 회심곡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우리 민중의 자각은 시대의 변화에서 있어왔음에도 물밑에서 흐르고 있었다.
우리 입말이 흐름에서 허균(許筠, 1569-1618)의 “홍길동전”을 생각할 수 있고, 판소리와 창에서도, 그리고 일제 강점기 육전소설을 생각할 수도 있고, 게다가 일제 강점기의 심훈(沈熏, 1901-1936)의 “상록수”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일제의 말기에는 몇 사람들만이 붓을 꺾고, 협동학교들을 만들며, 인민들 속에 침잠해 있었다.
미제의 점령으로 제1언어가 영어로 되고, 지금도 모든 공식문서는 영어로 한다는 조항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점령 하에서 우리말은 조선조의 한자, 일제의 일본어 밑에서처럼, 하부 언어가 되었다. 그럼에도 입말과 한글이 널리 퍼져 사용한지 79년이다. 한 글 가로쓰기 신문이 1988년이 나올 때도, 기존신문들은 국한문 혼용으로 세로쓰기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서양사에서 인민이 자각하는 시기를 르네상스이후로 잡고, 각국이 자기 입말을 썼다고들 한다. 프랑스는 몽테뉴와 데카르트에서, 독일은 루터에서 찾고 있다. 영국은 셰익스피어에서 찾고 있다. 이들이 활동하는 16세기에서 17세기에 인민들의 자의식의 발동하는 시기, 의식화의 시기라고 한다. 각 나라는 꾸준히 자기의식을 인민 속에서 의식화하였다. 각 나라들이 자기 사상을 발전시키면서, 자의식의 발현을 보게 될 것이다. 세계사적으로 인민의 자의식의 발현은 프랑스 대혁명으로 꼽고 있다. 이런 자의식은 인민 속에서 인민의 사회와 제도를 수립하는 것이다. 이 때 쯤에서 인민 속에서 좌파라는 이름이 성립하고 이에 비해 인민을 지배하고 조종하려는 우파의 명칭도 생긴다.
사람들은 좌파와 우파라는 용어가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일제의 영향 아래서 독립운동가들 중에서 맑스의 정치경제학을 빌려, 공공재의 사적소유가 아닌 프롤레타이아의 지배하에 두는 쪽을 좌파로, 공공재를 능력있는 개인들이 운영해야 한다는 쪽이 우파로 여긴다. 광복이후 미국 제국주의 하에서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사적이익의 추구와 개인의 부의 축적을 미화하고, 유일신앙자들이 숭미정부에 협력하여 이를 부추겼으며, 앵글로 색슨의 학문하는 이들이 과학-분석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이에 동조하고 합류하였다. 제국 하에서 국가권력, 종교권세, 지식권위의 패거리(카르텔)가 이루어졌다. 공공의 이익, 상부상조, 자연 속에서 사유 등을 하는 자들을 빨갱이 취급하면서, 일제와 미제 하에서 120여년을 마남사냥 하기를 서슴치 않았다. 그럼에도 민중과 대중은 흐르고, 자연주의와 전복의 철학을 하는 빨강이는 노력하며 내공을 키운다.
인민은 흐르고 있고, 입말은 발이 없음에도 천리를 가는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전지구를 돌고 있다. 이 입말, 한글이 공공연하게 쓰게 된 것이, 우리나라에서 겨우 79년 임에도 그 강도와 폭은 상상을 넘어선다. 누리소통기구(SNS)의 기능이 개인의 역량과 상관없이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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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말, 한글의 세대가 시작하여, 상부상조, 공공재의 공유화, 자연 속에서 삶(생태학) 등이, 지구의 황폐화에 대한 각성으로, 이제 작동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글의 강도와 내공의 결합이 개인의 상상작용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새로운 세대, 젊은이는 세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과거에는 사대부들이 이런 생각들을 폭동 또는 반역이라 불렀으나, 사유의 방향은 인민의 의식화 이래로 뒤바뀌었다. 우리 역사에서 15세기 이래로 면면히 흘러온 자의식은 이제 표면 위로 올라와 있다. 이제 인민의 자유의 실현을 위한 사상과 결사는 항쟁과 혁명이라 하며, 인민을 지배하려는 우파의 사고가 반역이며 쿠데타이다, 세계사도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의식의 발동과 더불어 내공을 키우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 때이다. 입말의 확장, 한글의 힘이 세상을 달리 만들고, 달리 이롭게(홍익인간) 하리라.
(2:18, 57UKI) {젊나22106언어24한글}
첫댓글 아리스토텔레스는 용어, 단어, 개념 등이 수처럼 단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단위가 아리스토텔레스처럼 형성되어 있는 것을 믿었다.
프로이트를 무신론자로 몰고 있는 것은 카톨릭이다. 프로이트는 유일신앙론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구강성(구순기)에 용어의 단위를 형성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들뢰즈의 장점은 구강성은 용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기는 옹알이도 하고 말도덤도, 까꿍도 반복후렴 등에서 입말이 우선이다.
입말이 용어로서 개념화 과정은 기존 질서의 것이다.
훈민정음은 개념화 이전에 입말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장점이다.
나라 문자도 없지만, ]
나라 말(입말)이 문자와 달라....
이는 자의식의 발현이고, 인민의 의식화의의 시도이다. (57U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