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리콘이 먹는 음식

[정슬]

제   4   장  

음식의 정기

타니스    :      그럼 도대체 당신은 무엇을 먹는 건가요  ?

나는 인간이 엘리멘탈처럼 먹어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며

방어적인 태도로 질문했다.

레프리콘   :     우리는 우유  ,  버터  , 곡물  ,  과일 그리고 죽임을 당하지 않은 모든 것을 먹소

그는 우월감이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레프리콘   :     인간의 진화는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오.

당신은 인간들이 예전만큼 소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을 거요.

최근 당신 인간들은 닭고기나 생선을 많이 먹고 있소.

얼마 후가 되면 사람들은 그것들조차 먹지 않게 될 것이오.

대신 채소와 과일을 더 섭취하게 되겠지.

진화를 위해서는 몸이 더 가벼워져야 하므로  ,   이는 필수적인 일이요.

당신들도 훨씬 진화하게 되면  ,   우리처럼 음식의 정수를 흡입하는 떄가 올 것이오.

타니스    :     당신이 먹는 음식 종류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겠어요  ?

이번 여름  ,    가벼운 식이 조절이 깨달음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될까 싶어 내가 질문했다.

레프리콘  :    곡물 종류는 다 괜찮소

그러니 나에게 아침 식사로 포리지를 만들어 주어도 되오.

포리지  :    귀리와 같은 곡물의 가루를 물이나 우유에 넣어서 끓인 죽 형태의 요리로 아침에 먹는다. 

                  포리지의 한 종류로 오트밀이 있다

얼굴에 미소를 띤 그는 어렵지 않게  ,   알아챌 수 있는 힌트를 주며 말했다.

레프리콘    :     우리는 귀리로 만든 음식들을 좋아하는데 ,

단  ,     아일랜드에서 재배된 것이라야 하오.

자신 또는 자신의 조상이 태어난 곳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오.

엘리멘탈은 먼 곳에서 온 먹을거리 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먹소.

그런 음식이 우리를 더 살찌운다오.

`  당신은 감자를 먹나요  ?  `

나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인 감자를 떠올리며 물었다.

`    물론이오.    우리는 감자를 먹기 위해서 그 존재 자체를 파괴하지 않기 때문이오.  `

`  어떻게 식물을 파괴하지 않을 수 있죠  ?   `

나는 석연치 않아 하며 물었다.

레프리콘   :      우리는 감자에게 가서  ,   그들의 자식 중 하나를 우리에게로 달라고 부탁한다오.

그러면 감자는 자신의 일부 중 어떤 부분을 우리에게 주면 좋을지 스스로 결정한다오.

그리고 우리는 감자가 정해준 그 부분의 감자에게서 정수를 흡입하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   내가 콩과 산딸기를 딸 때 ,

그들에게 허락을 구했던 일이 기억났다.

때로는 좋다는 대답을  ,  때로는 싫다는 대답을 들었다.

나는 싫다는 대답을 들으면 ,  절대 내 멋대로 수확하지 않았다.

`   그것이 바로 엘리멘탈의 방식이오.   `

내 생각을 읽은 레프리콘이 말했다.

`    모든 인간은 음시을 모을 때 이런 절차를 따라야만 하오.   `

그는  허용된 음식 목록에 대해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레프리콘   :     버터와 우유에 대해 말을 하자면 ,  소는 우리에게 대가없이 그것들을 나눠 준다오.

꿀도 마찬가지요.

우리는 벌과 친구 사이라오.

벌은 기꺼이 우리에게 꿀을 제공해주지

이는우리가 아름다운 꽃을 키우고 ,   벌은 그 꽃에서 꽃가루를 얻어 꿀을 만들기 때문이라오.

`   술도 마시나요  ?   `   

 나는 술에 취한 레프리콘들의 이야기가 떠올라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   물론이오.   `

그는 잘 알지 않느냐는 듯 윙크하며 대답했다.

레프리콘  :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미드 라는 벌꿀 술이오.

옛날에는 인간들이 결혼식에서 미드를 마시고는 했지.

그래서 엘리멘탈은 결혼식이나 ,  파티가 열리기를 학수고대 했다오.

요즘은 미드를 마시는 일이 많지 않아서 ,  그냥 흑맥주를 마시거나 가끔 와인을 마신다오.  

`   인간들이 당신을 보지 못할 때는 어떻게 그들로부터 술을 얻나요  ?  `

나는 술을 얻는 비법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 질문했다.

`     흠   ,   술을 얻는데는 두가지 방법이 있소.   `

그가 대답했다.

레프리콘   :     우리가 인간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 ,

그들은 우리를 위해서 우유 그릇을 준비해 놓거나 ,  컵에 미드 한 잔을 따라 주지.

이것이 지난 몇 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온 방법이오.

인간은 우리를 존중했고  ,    우리가 그들의 농작물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소.

그래서 우리는 협력적인 관계 속에서 함께 일했지.

지금은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오.

그래서 두 번째 방법만 남게 되었소.

무슨 이유에선지 그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레프리콘  :     지금  우리는 인간이 미드를 술잔에 따르는 순간  .

잔을 입으로 가져가기 전에 재빨리 달려가서 몇 모금을 마신다오.

인간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게 하나 있는데 ,

그것은 우리가 정기를 들이 마신 술이 그다지 맛이 좋지 않다는 거요.

우리는 술의 정기를 마신 다음 ,  바로 현장을 떠난다오.

우리가 마시다 남긴 술을 인간이 마시는 것을 보면 비위가 상하기 때문이라오.

이 이야기를 하면서 ,

그는 식탁 위에 놓인 토스트 조각들을 내려다 보았다.

내 눈에 그 토스트들은 내가 처음 그 자리에 내려 놓았을 떄와 똑같아 보였다.

레프리콘   :    만약 당신이 지금 이 토스트를 먹는다면 ,

그것은 우리에게 비위 상하는 일이 될 것이오.

우리는 이미 그 토스트의 생명력을 취하였소.

만약 당신이 그 토스트를 먹는다면 ,

그 행위는 당신이 죽인 존재를 먹는 것 만큼이나  ,  나쁜 일이 될 것이오.

물론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오.

나는 레프리콘의 말을 들으면서 

그의 말에 들어있는 정보를 소화하기에 바빴다.

레프리콘  :   어쨌든 당신들은 음식에 대해 ,  그리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워야 하오.

레프리콘은 이 말을 끝으로 나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한 뒤 사라졌다.

이제 레프리콘 아내와 아이들만이 자리에 남아 있었다.

아이들은 안절 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나를 힐끔거리며 쳐다 보았고  ,

레프리콘 아내는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들이 의식을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은 몸집의 그녀는 아이들을 예의 주시하는 동시에 ,  나를 바라 보았다.

그녀가 내 도움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식탁 너머로 나의 오라를 확장하여 ,    그들 쪽으로 평화로운 생각을 집중하여 보냈다.

그라자 즉시 효과가 나타났다.

아이들은 부산스럽게 움직이지않고도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나를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미소 짓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마자 그들은 사라져 버렸다.

[해바라기]

🌻

[정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