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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철(역사,철학, 과학, 문화 등) 스크랩 PD수첩 왜곡번역 고발했던 번역가의 신간 화제
여여 추천 0 조회 24 10.03.19 19: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정지민의 '주(柱)-나는 사실을 존중한다'

 


작년 초 MBC PD수첩의 광우병 왜곡사실을 폭로했던 영어 공동번역가 정지민(27)씨가 다음 달 도서출판 시담에서 출간하는 '주(柱)-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전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정씨가 지난 1년여 동안의 경험과 PD수첩 제작진의 의도적인 사실 왜곡 등을 재정리한 것이다.


작년 6월 당시 MBC PD수첩 공동번역가로 일하던 작가 정씨는 자신이 공동번역했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4월 29일 PD수첩)의 영어 번역이 왜곡됐다는 사실을 공개하여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한국 사회는 광우병 파동이 한창이던 뜨거운 6월, 그러니까 광우병 사태를 매개로 한 반정부 반MB 저항의 기운은 서울광장 광화문을 넘어 전국을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었고, 감히 어느 누구도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을 것 같았던 시기였다.


그리고 후일 확인된 사실이지만 광우병 사태를 증폭시킨 요인 중 하나가 MBC PD수첩이 연속 기획으로 다루었던 ‘미국산 소와 광우병의 상관성’에 관한 잘 짜인 플롯을 가진 ‘논문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단일 주제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광우병 사태의 중심이자 어찌 보면 태풍의 눈이라고도 할 수 있는 PD수첩 제작진이 (광우병 사태를 증폭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영어번역까지 왜곡했다는 사실을 그 작업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 입으로 폭로했으니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이를 계기로 광우병 사태에 대한 강력한 역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보여진다. 이로써 ‘광우병 소동이 좌파세력에 의해 치밀하게 기획되고, 이를 ‘집결호’삼아 ‘반정부반MB세력’의 결집을 시도한 야당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사회적 운동화 됐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었을 뿐 아니라,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MBC가 사실은 일부 반정부 집단, 더 심하게 말하자면 좌파 집단에 부종하는 ‘반양심세력의 주구’였다는 기막힌 사실도 확인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나 지금 쓴 책에서나 정씨가 초지일관 던지는 화두는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작가는 책에서 “나는 처음부터 실명이었지만, 그들은 끝까지 익명이었다. 사실은 거짓을 누르고 실명은 익명을 이긴다”는 평범한 진리를 독자들에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인터넷 카페를 통해 PD수첩의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던 정씨는 7개장으로 이뤄진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광우병 방송의 사실 관계와 PD수첩 제작진이 이를 과장·왜곡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부록에서는 번역 원고를 공개하고, 제작진이 무엇을 오역했고 어떻게 사실 관계를 왜곡했는지 보여준다. 또한 책을 통해 왜곡번역 사실을 폭로한 후 자신을 비판한 좌파 인사들과 PD수첩 제작진, 일부 매체 기자들의 실명(實名)을 모두 공개했다.


그렇게 실명으로 관계자들을 적시한 이유 또한 적시하고 있다. 익명(匿名)으로 남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용기 없고 허약한 사람들인지 알게 됐다는 말, 그런 사람들일수록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 등을 말하면서 "나는 처음부터 실명을 공개했던 반면, 그들은 끝까지 익명의 어두운 세계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사실과 실명의 힘을 믿는다"고 내내 강조하는 작가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 익명의 네티즌들은 그에게 "청와대에서 돈 받아 유학 가려고 그러냐", "(나이도 어린 네가) 뭘 아냐, 보수 언론에 이용당하지 마라", "뉴라이트의 앞잡이냐"는 등 근거도 없이 비난이 익명으로 자행됐다는 것이다.  네티즌이 익명으로 그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관계를 훤히 알고 있는 일부 방송작가들조차 익명으로 다음 아고라 등에 '정지민이 원래부터 오역(誤譯)을 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식의 글을 올린 것을 보고 환멸을 느꼈어요. 그래서 책 제목을 '주(柱)-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도서출판 시담)로 정한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수천수만의 네티즌보다 몇 줌 안 되는 예전의 동료가 보여준 다구리 짓이 더 천박하고 무책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출판도 쉽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출판사들은 그에게 "논란이 되는 이슈를 다루기 싫다. 상업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정씨는 "출판사의 편집자들조차 사실보다 잘못된 상식에 경도됐거나, 욕먹기 싫어 사실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것만 봐도 'PD수첩과 광우병' 이슈는 여전히 살아 있다. 지난해의 광적인 논쟁이 어떻게 종결되는지 우리 사회와 재판부가 판례를 남겨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서 책이 출간되지 않으면 안 될 당위성을 또 하나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광우병 파동이나 촛불집회를 찬양하는 글을 누군가 출판하고자 했더라도 정씨처럼 어려움을 겪었을까 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얻을 것이다.

 

 

아직도 정지민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내부고발자의 지옥인 사회다. 물론 정씨만이 내부고발자로서 피해자가 된 것은 아니겠지만 삼성비자금을 폭로했던 김용철의 경우라든가, 내부고발까지는 아니더라도 청산가리 논쟁을 일으켰던 김민선을 위시하여 김혜성, 하리수, 세븐, 김희철, 김가연, 김상혁, 이동욱, 만화가 강풀 등이 가세해서 쉽게 인기를 얻었던 반면, ‘촛불시위가 다소 폭력적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가 다구리 당했던 황정민 아나운서나 ‘아무리 촛불집회 같은 큰(?) 일을 하더라도 자전거 도난과 같은 사소한(?) 것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역시 다구리 당한 개그우먼 정선희의 경우처럼 반대의 경우는 목숨 건 용기가 필요한 편파적으로 사회다.

 


황정민 아나운서나 정선희의 경우는 따지고 보면 촛불집회를 폄하한 것이 아님에도 그처럼 치욕적인 다구리를 당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예 광우병 사태에 찬물을 끼얹어버린 정지민씨의 경우는 이중의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폭로 때도 그랬겠지만, 출판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만큼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 박수를 보낸다.


정씨는 "이제 그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책을 내는 것"이라며 "동시에 나는 PD수첩의 내부 고발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씨의 시계(時計)는 번역 왜곡을 폭로했던 작년 6월에 멈춰져 있다고 한다. 그동안 검찰에서 5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재판이 열리면 증인으로 출석해야 했던 탓에 유학 계획도 1년 이상 미뤄졌다. 그러나 "PD수첩 광우병 편에 얼마나 많은 양적·질적인 오류가 있었는지 독자들 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 신념이나 가치관보다 사실에 입각해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성이 굉장히 크며 한국으로 수입될 쇠고기는 미국 내수용과 달리 위험하다'는 PD수첩의 주장이 거짓인지 아닌지를 평가해 달라"는 작가의 말에서 개인적인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가 왜 그렇게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된다.


‘신념이나 가치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로지 사실’이라는 정씨의 소박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조선닷컴의 해당 기사에 유일하게 달린 반론은 이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무섭고 두텁게 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 완벽한 언론보도가 있다고 보는가? 익명의 글은 사실이 아니고 실명의 글이 사실인 양 포장하는 글 장난은 정신병자의 딸꾹질과 다를 바 없다. PD수첩의 광우병보도는 사실에 근접한 보도이고 미래에 닥칠 예견보도로 본다. 아니면 반론을 제기하면 되고 그게 민주국가의 기본이다. 동의 못한다고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 형사처벌 운운, 협박하는 것은 독재정권이다.”


이것이 반론이라면 허접하고 독선적이기 짝이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비판이든지, 옹호든지, 주장이든지, 모든 것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데도 굳이 자신은 사실을 제시하지도 않은 채 ‘익명의 글은 사실이 아니고 실명의 글만 사실인 양 포장하는 글 장난은 정신병자의 딸꾹질’이라다. 자신은 반론을 제기하지 않은 채 상대방더러는 ‘아니면 반론을 제기하면 되고, 그게 민주국가의 기본이므로, 동의 못한다고 권력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독재정권’이라고 정해진 결론, 즉 ‘이명박 정권=독재정권’이라는 도식을 설파한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적 ‘광우병 보도는 사실에 근접한 보도며, 미래에 닥칠 예견보도’란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사실에 근거했다’는 못하고 ‘사실에 근접했다’는 해괴한 표현을 쓰고, 점을 친 것이 아니라 예견보도란다. 이쯤 되면 거의 사교집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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