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동절기 동파사고로 인한 고생담과 교훈
편복도식 아파트이자 바람막이 없는 벌판에 외로이 서있는 아파트이다 보니 가장 힘든 계절이 겨울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입주자들이 십시일반 세대별로 부담하여 복도와 면한 외벽에 창호를 설치하여 그나마 칼바람과 폭풍우 그리고 강설을 막아낼 수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강풍에 허름한 외부창호가 파손되어 낙하되는 등 아찔하였던 순간도 한두번이 아니다 보니 강우와 강설보다는 강풍이 부는 날이면 늘 긴장하였던 시간들로 기억된다.
이장에서는 두가지 고생담을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세대가 심야전기를 이용한 개별난방구조로서 세대내 베란다에 온수탱크가 설치되어있어 추운겨울만 되면 찬바람과 영하의 날씨에 의해 배관이 얼어 온수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관리소로 구호요청이 쇄도한다.
이곳은 자치단지이다 보니 관리소에서는 당연이 찾아가서 해결을 해주곤 하였는데 부임 첫해 온수탱크라인 결빙과 복도에 있는 수도계량기의 동파로 인해 몸 고생 마음고생 참 많이 도 하였다. 수도계량기야 공용부에 설치된 시설이 파손된 것으로 관리소에서 응급조치 후 수도사업소에 통보하거나 실비를 들여 교환을 해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세대내온수배관의 해빙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안고서 찾아가는 서비스라는 말과 입주자와 관리소는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크게 불만 없이 민원처리를 하였다.
당시 그늘지고 바람맞이 측벽세대는 얼마나 배관이 깊이 얼었는지 보통 토치램프나 압력솥을 통한 뜨거운 증기로 30~60분정도면 해결되는 데 수시간을 해빙작업을 해도 소통이 안되어 퇴근도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해빙업체를 통하여 해빙기를 들이 대고서야 작업이 완료된 적도 있었다.(아마 소통직전 인내심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고생만하고 공은 업체에서 가로채고^^)물론 이비용은 입주자를 설득하여 부담을 지웠고.....
또하나 직원하고 같이 출동해서 해빙작업을 진행하다가 불을 내서 잘못하면 사람과 세대를 태울 뻔한 적도 있었으니....
온수통 주변에 무슨 살림살이들이 그리 많이 쌓아 놓았는지 작업공간을 확보하고자 일부 치우고 토치작업을 진행하다가 주변 살림도구에 불이 옮겨 붙어 그 불을 끄느라 정신없이 난리 부르스를 추었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 소장님들~~위험한 작업은 절대 혼자 보내지 마시라. 열심히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작업자는 불붙은 것도 모르고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잠시 주인장과 이야기 나누고 돌아온 순간 불을 발견하여 끄고 한숨을 돌리면서 따라오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대견해 하는 필자의 모습이 지금도 그려진다.
지금이야 어느 시대 이야기냐고 하실분들이 계실 것이나 20년이상 나이 먹은 아파트에는 아직도 겨울만 되면 수도계량기동파로 고생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둘째-옥상에 돌출된 난간 벽에서 고드름이 크게 맺혀 있다가 강풍에 떨어져 지상에 주차되어있던 승용차를 때려 파손되어 관리과실이라고 관리소에 찾아와 고쳐놓으란다. 어쨌든 사고현장을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입주자를 역으로 설득하였으니, 사고 장소가 우리입주자들이 자주 다니는 현관통로와 인접해 있어 사람이 맞았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우리 입주자님이 복 받으신 거라고 치켜세우고 보험처리를 유도하니.....
처음 찾아와 항의하며 고드름을 왜 제거 안했느냐?
위험구역이면 위험표시를 해야 되지 않느냐?
주의하라고 공고와 방송은 왜 안했느냐?
이건 필자보다 더 안전관리의 대가로서 관리소를 질타하고 필자의 무능을 질책하던 양반이 어이없다는 모습으로 너털웃음을 남기며 앞으로 잘하십시오.
소장님 말씀대로 액땜한 걸로 칩시다. 하고 손을 잡아주며 격려해주던 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위 두 사건을 거울삼아 이후 일반 업무라 해도 위험요소가 있다는 판단이 들면 반드시 2인1조로 현장에 투입하고 온수탱크가 얼지 않도록 심야에 온수를 조금씩 흐르게 하도록 안내문과 방송 등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겨울비나 눈이 내린 이후에는 목이 길은 기린의 목으로 눈에서는 가시광선을 쏘아대며 옥상의 고드름을 살피는 유비무환의 자세와 복도에 수도계량기 동파방지용 옷 등을 감싸도록 홍보하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
지금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열선을 가동하면 웬만한 강추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주의할 것이 있다면 일기와 현장을 자주 살펴 공동전기료가 지나치게 발생하는 것을 억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열선 운영실패로 인한 공동전기료 과다발생을 관리소장의 무능으로 몰아 어려움을 격다가 단지를 떠나신 동료도 있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첫댓글 감사^*^
공감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