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내리쬐는 햇살과
그 아래 시원한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는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2016년 여름 삼무곡 어린이 예술 캠프가 문을 열었습니다! (와~)
첫날, 휴가철이라 차가 막혀 조금 늦게서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선생님들은 조금 긴장하기도 했지만
캠프가 시작되자 긴장은 무슨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느라 긴장할 틈도 없었답니다ㅎㅎ
그리고 작년까지는 6학년으로 함께 캠프에 참여했다가
이번 캠프부터 꼬마쌤으로 합류한 중학교 1학년 친구들!
민아, 하영, 은기와 중학교 2학년인 상범, 건이의 꼬마쌤 역할 덕에
선생님들도 많은 도움이 되고 아이들도 더 즐겁게 캠프를 즐길 수 있었답니다.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오느라 배고플 아이들을 위해
뽀리밥집에서는 간식으로 국수를 준비해 주셨어요 :)
아이들은 국수를 맛있게 먹고는
동물들을 찾아다니며 놀기도 하고 본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놀기도 했지요^^
첫날 자신이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모둠을 정한 아이들은
모둠별로 이름을 만들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언제나 사람이 가장 많은 놀이반은 ‘응아니야’ 라는 이름을 만들어왔답니다.
그 뜻과 구호가 정말 재미있었는데요.
“얘들아 공부해야지!”
“응 아니야”
“얘들아 숙제해야지!”
“응 아니야”
“그냥 놀아라”
“응 그래”
그래서 ‘응아니야 ‘라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놀이반에 인원이 너무 많아 다른 반에 가보고 싶은 친구들은 다른 반으로 가보자,
했더니 많은 아이들이 미술반으로 몰렸어요.
개구쟁이 친구들도 많고 인원도 많다보니 희수쌤은 하루만에 목이 쉬어버리기도 했죠 ^^
그런 정신없는 반에 대해 이야기 하다 “2차 세계 대전 같다” 는 말이 나와
‘세계 미술 대전’ 이라는 팀명을 만들어왔답니다.
역대 최대인원인 6명이 모인 문학반은
모두 여자로 구성되어 있어 ‘여유반’ 이라는 이름을 만들어왔어요.
여자가 있는 반, 그래서 여유로운 반이라는 뜻이었지요^^
여유반은 아이들의 유머와 센스가 엿보이는 삼행시를 발표했는데요,
그 중 저를 뒤집어지게 했던 시는 꼬마쌤인 민아쌤의 비비안 삼행시였어요.
비빔밥을 먹자
비벼야 제 맛이지
안 그래도 비비려고 했어
정말 센스가 넘치지 않나요? ㅎㅎ
저와 함께 했던 노래반 친구들은
짧은 시간동안 주제가를 만들어봤습니다.
말도 안되는 말을 아무거나 던져서 얻어 걸린 이름 ‘에프킬라’로
또 다시 말도 안되는 말들을 이어붙여서 주제가를 만들었더랬죠.
다들 즐거워 하며 노래를 완성하고 연습해서 짧은 시간만에 재미있는 노래를 만들었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모둠으로
그림반은 커다란 전지에 다 같이 그림을 그리기도,
글라스데코를 하기도,
작은 손을 조물락 거리며 아이클레이를 만들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옆에서 보는데 저도 함께 하고 싶을 만큼 재밌어 보이는 거 있죠^^
문학반에서는 주로 짧은 시를 썼다고 해요.
처음엔 글 쓰는 것을 어려워 하던 아이들도
진부한 표현이 아닌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기로 하고 부터는
술술 아주 많은 글을 써주었답니다.
그림반과 문학반의 작품은 작품 모음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노래반에서는 친구들이 함께 글을 쓰기도 하고
저번 캠프에서 만들어진 노래를 함께 부르며 악기를 추가하기도 하고
함께 쓴 글을 노래로 만들어 무대를 준비하기도 했답니다.
노래반의 노래 또한 작품 모음 글에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물만 있으면 즐거워하는 아이들답게
놀이반은 3일 내내 물풍선 던지기와 물놀이를 하며 놀았답니다.
학교에서 그린 도라에몽 판넬에 얼굴을 넣고는
신나게 물풍선을 던져 시원한 물놀이를 했어요.
저는 아이들이 던지는 것만 좋아하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얼굴을 넣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많았더라구요 ^^
즐거운 활동이 끝난 뒤에는
언제나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맛있는 밥!
이번 캠프는 주방이 아주 바빴어요.
쌤들까지 포함해서 역대 최대 인원인 70인분을 만들어야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믿고 먹는 뽀리밥집!
매 끼니마다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도, 저도 몇 그릇씩 먹곤 했답니다.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이렇게 삼삼오오 모여앉아
시원한 본관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다같이 모여앉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답니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군대를 전역하고 오신 바람길께서 함께 해주셨는데요,
기타면 기타, 노래면 노래, 진행이면 진행,
못하는 게 하나도 없어서 함께 하는 제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어요 :)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 하는 물놀이 시간!
매일 두팀으로 나누어서 한팀은 바다로, 한팀은 계곡으로 번갈아 갔답니다.
바다에서 아이들은 물 뿐만이 아니라 모래와도, 돌과도 신나게 놀곤 했지요.
또 한팀은 계곡으로 가서 신나는 물놀이도 하고 다이빙도 하고
추운 친구들은 올라와서 불을 쬐며 쉬었다 들어가기도 했어요.
많은 친구들이 튜브와 구명조끼를 가져오고,
없는 친구들에게 빌려주기도 하며 안전하고 즐겁게 놀았답니다.
실컷 물놀이를 끝낸 뒤에는
학교로 돌아와 즐거운 놀이를 했어요.
백한이 준비하신 풍선 놀이로 얼굴이 빨개질때까지 풍선을 불기도 하고,
귀를 막고 풍선을 터뜨리기도 하며 놀았지요.
또 다른 게임으로는 팀별 대항 게임을 진행했는데요,
참참참 게임을 통해 순서와 선택권을 정하고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했어요.
앞에 나온 아이들이 몸으로 설명하는데
어찌나 표현력들이 좋고 맞추기를 잘하는지,
너무 신기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마지막날 밤에는 그동안 모둠활동에서 했던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미술반 친구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들을 열심히 설명하고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고
노래반에서는 작은 공연을 준비해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답니다.
문학반에서는 그 동안 썼던 시를 발표했어요.
짧은 시부터 어느 정도 길이의 시까지,
모든 아이들에게 제각각의 색깔이 느껴져서 정말 재미있게 들었답니다.
마지막 놀이반은 다같이 즐거운 노래 한곡을 부르겠다고 해서
조명을 켜고 빅뱅의 뱅뱅뱅을 불러주었는데요,
이 분위기의 여파로 장기자랑을 이어가는데
서현이와 기주의 미친 춤사위에 모두가 열광하며 신나게 춤을 추고 놀았답니다.
거기에 바람길의 디제잉까지 곁들여지니 분위기가 아주!
아이들이 춤을 너무 잘춰서 쌤들도, 친구들도,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이 영상 또한 짧게나마 올려드릴게요 ^^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장기자랑 시간마다 매번 함께하는 서윤이의 마술쇼!
캠프 회차가 더해질수록 서윤이의 마술이 느는 걸 느끼는데요,
이번엔 정말 엄청난 준비물들을 챙겨와서 제법 마술사 포스가 나는 무대를 보여주었답니다 :)
장기자랑이 끝난 뒤에는 캠프의 꽃 캠프 파이어를 진행했는데요,
마무리 모임으로 다같이 둘러앉아 바람길의 기타반주에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언제나 외치는 우리의 마술같은 주문,
“캠프가 예술이야”
“노는 게 예술이야”
“내가 예술이야!”
를 다함께 외쳤답니다.
이번 캠프는 유독 처음오는 친구들이 많고,
전체적인 인원조차 많아 걱정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혹시라도 내 시야를 벗어나 챙기지 못하는 친구가 생기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 역량이 부족해서 모두를 이끌고 갈 수 없으면 어떻게하지
하는 고민도 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첫날 밤부터 엄마 보고싶다고 우는 친구들도 많았고,
낮에는 잘 놀던 친구들이 마지막 날 밤까지도 엄마 보고싶다며 울먹이기도 했지요.
저는 졸린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토닥이기도,
울먹이는 아이를 끌어안으며 함께 울다 잠들기도 했습니다.
과연 엄마란 어떤 존재이길래
아이들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자신의 세상에 전부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캠프여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인지
저는 조금 욕심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며 하는 말처럼,
“지금이 캠프 시작하는 거면 좋겠어요.”
“집에 가기 싫어요.”
하는 말을 제가 지금 하고 있네요.
더 잘 하고 싶었고,
더 사랑하고 싶었고,
더 많이 울고 웃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은 분명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래서 후회가 남는 것이 아니라,
빨리 다음 캠프를 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아이들을 만나며
어렸을 때의 제가 보이고,
지금의 제가 보입니다.
그 작은 한 명 한 명의 존재들을 통해
제가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매번 캠프를 하며,
아이들보다 훨씬 큰 선물을 받는 것 같아 많이 고맙습니다.
제게 길을 보여주는 천사같은 아이들에게,
그 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걸어주는 선생님들께,
그리고 우리 모두를 믿어주시는 부모님들께도
많은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다음 캠프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많이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품은산(자연 선배)도 오래만에 어린이 캠프 참여하셨네요~ ^^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