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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번호: 065
성명 : 박현용
완주번호 : 1662, 5261
“서울둘레길을 두 차례 완주하고 나서”
서울시에서 마련한 서울둘레길이 2014년 11월 15일(토)에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산둘레길에 나서기도 수월하지 않은데 그 보다 훨씬 규모가 큰 서울외곽을 한 바퀴 도는 서울둘레길은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건강과 여가를 챙김과 동시에 서울둘레길의 자연환경과 유적지와 건축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일단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북한산 둘레길을 완주한 경험을 발판삼아 지난 2015년 3월 20일(금) 오전부터 서울둘레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배낭에 간식과 물, 깔개, 지도, 스탬프용지, 여벌 겉옷을 챙기고, 모자 쓰고 등산화 신고 나무지팡이까지 들었습니다. 출발지인 서울창포원에서 스탬프 북과 지도를 받아 챙겼습니다. 스탬프 찍는 곳에서 동년배를 만나 대화가 되었습니다. 그 분도 처음 시작한다고 합니다. 같이 걷다가 보니 자연스레 의기투합하고 같이 완주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걷기에 힘들었으나 이야기도 나누고 격려도 하다 보니 어느새 서울둘레길 한 바퀴를 다 돌게 되었습니다.
제1 수락·불암산 코스에서 부터 제8 불암산 코스까지 순서대로 차질 없이 걸었습니다. 이른 봄에 시작했기에 산길이 이어지는 곳의 초목이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진달래, 개나리들을 새삼스레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개울의 개구리 알들도 관찰했습니다. 불암산 자락의 학도암 입구 근처에 이르러서는 이름 없이 그냥 서있는 바위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넓적바위’라는 이름의 바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차산에 이르렀을 때는 내려다보이는 한강건너 잠실에 건설중인 제2롯데월드 타워동이 그날 100층을 돌파하는 날이라고 해서 더욱 유심히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계속 나아가다가 안양천에 다다랐을 때 어느새 활짝 핀 절정의 벚꽃터널을 실컷 거닐어보는 행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안양천 끝에 위치한 염창동의 안양합수부에서 바다를 만난 듯 탁 뜨인 한강을 바라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가양대교를 건너고 나서 서로 얘기하며 앞만 바라보고 가다가 다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놓쳤습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둘레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봉산의 봉수대를 지나고 앵산의 한 전망대에서 바라다보는 전망도 일품이었습니다. 4월 15일(수) 오후에 도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서 마지막으로 스탬프 북에 스탬프를 찍고 귀가하면서 157km의 여정이 끝이 났습니다. 매주 2회씩 걸어서 27일 만에 완주한 것입니다. 북한산코스를 제하고는 하루에 한 개의 코스를 걸은 것이었습니다. 서울둘레길은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가 많았습니다. 서울둘레길을 완주하고 나니 전신에 힘과 자신감이 더해졌습니다. 서울시청 별관에 있는 트레킹센타에 가서 완주인증서를 발급받으면서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길동무의 기획력에 힘입어 순조롭게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두 번째 서울둘레길 완주는 4월 30일(목)부터 시작해서 11월 21일(토)에 마쳤습니다. 이번에도 도봉산이 마주 보이는 서울창포원에서 출발했습니다. 서울창포원은 5~6월이면 붓꽃이 만개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여름철에는 더욱 진한 색깔의 각종 꽃들도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주로 혼자 걸었습니다. 길동무와 같이 다닐 적에는 시간약속도 하고 서로 격려가 되었으나 혼자의 일정은 아무래도 불규칙적이었습니다. 혼자 다닐 적에는 자유롭습니다. 걸을 때가 명상시간입니다. 기도로서 무장하고 다녔습니다. 같이 다니지 못하는 아내에게는 행선지를 알리고 걷기 중간에 문자와 함께 사진도 보냈습니다. 화사한 봄날에 덕릉고개로 통하는 보조구간 중간쯤에 있는 서울순환고속도로 다리 아래를 지나갑니다. 한창 진행 중인 노원구체육회주관의 서울둘레길(불암산구간) 구민산길걷기 행사장에 들러 잠시 어울려보기도 했습니다. 넓적바위를 다시 만납니다. 어떻게 자연바위가 이토록 사실감 있게 표현됐는지 신기합니다. 등산하면서 무심코 지나쳐왔던 형상바위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둘레길을 조금 벗어나서 불암산을 오르다 보면 실물과 꼭 닮은 거북바위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형상바위들은 불암산 외에 관악산과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과 더불어 도봉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양주 불곡산에까지 널려 있습니다. 태릉숲을 지나갑니다. 대도시속의 숲속을 걷는 것은 또 다른 체험입니다. 화랑로 걷고 싶은 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인근에는 서울여자대학교, 육군사관학교, 태릉 조선왕릉 전시관,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 삼육대학교가 있습니다. 잠시 둘레길을 벗어나 보았습니다.
5월 28일(목)에 전철을 타고 가다가 광나루전철역을 지나치게 되어 그대로 고덕역까지 갔습니다. 그곳서 반대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지나 한강공원을 지납니다.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들의 행렬이 볼만합니다. 오래 방치해둔 자전거를 다시 꺼내어 정비하고 타고 다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늘에는 모형비행기들이 경쾌하게 날아다닙니다. 동호인들이 모여 있는 한강공원 광나루 모형비행장에 가까이 가서 얼마를 구경했습니다. 모형비행기가 착륙하고 다시 상륙하고 하늘을 비행하는 광경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어릴 적 겨울철에 연을 날리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다시 걸음을 재촉해서 멋들어진 광진교를 건너 광나루역까지 다다랐습니다. 근처 둘레길 골목길에서 벽화 그리는 장면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서로 협동해서 높이 달린 생선을 노리는 익살스런 그림을 그리는 진지한 장면이 인상에 남습니다. 아차산의 호동장군과 평강공주상이 있는 곳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떠올려봅니다. 생태공원과 아차산 역사문화 홍보관을 둘러봅니다. 이날의 걷기일정을 모두 마치고 도로 내려와서 광나루역에서 지하철로 귀가했습니다. 6월 2일(화)에 다시 서울둘레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광나루역에서 제대로 나와 아차산코스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시가지는 여전히 볼만합니다. 새로 복원한 고구려 보루를 거닐어봅니다. 신라의 흔적도 있다고 합니다. 강 건너 백제의 도성이었다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찾아봅니다. 소방헬기가 연신 날아다녀서 처음에는 훈련을 하나보다 했으나 이내 산 중턱에서 산불이 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강물을 연신 퍼다가 나르며 진화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목격한 것입니다.
6월 19일(금)에 다시 지하철고덕역에서 서울둘레길을 번호순서대로 나아갑니다. 일자산을 지나면서 고려 말의 문인 둔촌(遁村) 이집(李集)의 훈교비(訓敎碑)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후손들에게 독서를 간곡히 권하는 내용입니다. 방이생태학습관앞에 이르러서는 빨간 우체통의 스탬프를 스탬프 북고 찍고 나서 학습 관에 입장하여 습지를 둘러보았습니다. 들어와 보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지천의 어느 다리 밑을 지날 때는 한 중년남성의 알토색소폰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자전거에 싣고 온 반주기에 맞추어서 흘러간 가요를 구성지게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개구쟁이들이 물고기를 잡으려고 개울을 향해 큰 돌을 던지는 것을 보곤 주의를 주기도 했습니다. 수서역에서 지하철로 귀가했습니다. 6월 25일(목)에 다시 걷기에 나섰습니다. 이즈음에는 녹음이 짙게 우거지고 꽃들이 화려합니다. 돌탑전망대를 지납니다. 돌탑 앞에서는 기념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모산을 지나면서 강남구가 주관하고 롯데백화점강남점에서 협찬해서 세워놓은 입간판에 적힌 박정진시인의 대모산이라는 시를 읽어봅니다. 지역민에게는 멀리 있는 산보다 항상 가까이 할 수 있어 더 없이 소중한 산일 것입니다. 대모·우면산 코스에 있는 매헌(梅軒) 윤봉길의사 기념관에는 직접 들러보았습니다. 윤의사의 업적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상하이 홍커우 공원 식장에서의 폭탄투척사건이 계기가 되어 일본군의 중국침략이 저지되었다는 사실도 다시 되새깁니다.
10월 20일(화)에 양재시민의 숲에서 다시 걷기에 나섰습니다. 한 번 걷기에 재미와 길을 들인 뒤라 중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처럼 나선 길은 상쾌했습니다. 화단의 다양한 가을꽃들을 감상합니다. 잠시 길을 벗어나서 예술의 전당과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악원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내려가는 길에 까치크기의 새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처음 보는 새라서 관심 있게 바라보았습니다. 새가 주춤거리며 사라진 곳에는 무덤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사당역까지 걸었습니다. 10월 24일(토)에 낙성대를 지날 적에는 마침 봉천놀이마당에서 진안 진평 풍물공연이 있어서 잠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풍물놀이를 보면서 처음으로 감동을 했습니다. 서울대에 다다라서는 예술관까지 둘러보았습니다. 정문으로 나와서 다시 둘레길을 걷습니다. 산골짜기의 장승과 솟대군락을 지납니다. 이들은 2011년 7월 관악산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에 쓰러진 나무들로 제작해서 세워놓았다고 합니다. 골짜기의 장승과 솟대를 보며 이들의 기원에 대해 나름대로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특히 서울둘레길의 마스코트인 솟대에 대해서 자연스레 생각해보았습니다. 솟대는 전 지구적인 노아의 대홍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방주에서의 노아는 비가 그치고 한참 후에 땅이 마른 것을 확인하기 위해 까마귀를 날려 보냈습니다. 까마귀가 맑은 하늘의 태양을 배경으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하면서 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을 것입니다. 솟대는 이를 기념하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봅니다. 이 풍습이 오래 전해져 내려오면서 초기의 의도는 다 잊어버리고 변질되었을 것입니다. 까마귀(烏)를 나타내는 한자의 부수가 새조(鳥)가 아니라 태양과 관계있는 불화(灬)인 것도 우연이 아닐 듯합니다.
구간별로 걷고 난 뒤에는 이야기를 그냥 사장시키기에는 아쉬워서 그즈음에 개설한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후기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관악산 코스를 걷다가 길을 잘못 들어선 적이 있었습니다. 가다가 보니 리본이 나타나지 않아서 20분이나 지난 시점에서 길을 되돌아 나왔습니다. 서울둘레길 이정표를 자세히 보지 못하고 칼바위국기봉 안내표지의 초록화살표를 착각한 것이었습니다. 그쪽으로 등산객들이 지나가서 휩쓸린 경향도 있었습니다. 호압사를 지나 석수역까지 마치기로 한 일정이 어림도 없었습니다. 해가 거의 기울어졌을 무렵 도착한 삼성산성지에서는 순교성인의 업적을 기려보며 전구(傳求)를 구해보았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부랴부랴 숲길과 골짜기를 헤쳐 혼자 마을로 내려가는데 큰 쓰레기 푸대를 들고 앞서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 성지에서 언 듯 뵙던 분의 뒷모습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10월 28일(수)에 도봉산역에서 출발하여 북한산 코스로 나아갔습니다. 북한산코스의 단풍을 제때에 구경하고자 순서대로 진행하던 방향을 다시 역으로 바꾸었습니다. 정의공주묘앞을 지납니다.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차녀로서 한글창제에 많은 협조를 했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묘소를 둘러봅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연산군묘앞에 도착했습니다. 사극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그의 묘소를 둘러봅니다. 그 앞의 830년 된 은행나무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노랑 은행잎을 주워봅니다. 계속 나아가면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세 봉우리는 언제나 다정합니다. 4.19국립묘지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쉼터가 있습니다. 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의 넋을 위해서 잠시 기도해보았습니다. 11월 6일(금)에 서울둘레길 제7코스에서 앵봉산 자락 구파발동에 있는 방아다리 생태공원에서 멋진 단풍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방아다리 생태공원에서 앵봉산으로 올라가면서 여러 무리의 초등학교 학생들의 소풍행렬을 만났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던 초콜릿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앵봉산을 걷는데 제법 등산하는 맛이 납니다. 서오릉 울타리를 따라 걷습니다. 봉산의 봉수대에서는 북한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봉수대는 폐허라도 남아있었더라면 더 운치가 있었을 것입니다. 봉수대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월드컵경기장을 지나고 곧 나타나는 월드컵공원에서 쉬었다 갑니다. 난지도 하늘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습니다. 지난번 완주 때 길을 놓쳐 지나쳤던 난지도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걸어봅니다. 이번에도 가양대교로 올라가는 길을 지나쳤다가 이내 다시 찾았습니다.
11월 12일(목)에 지하철가양역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한강에서 안양천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봄철에는 벚꽃이 볼만 했지만 가을에는 벚나무의 빨간 단풍이 눈길을 끕니다. 어느 작은 다리 위를 지나면서 바라본 하천에는 어른 손가락보다 조금 큰 물고기떼가 한데 몰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보기 드문 광경을 보기도 했습니다. 철길옆 둑길을 따라 걸으며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전철과 화물 기차들이 오가는 것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석수역에서 귀가했습니다. 11월 21일(토)에 남은 구간 석수역에서 삼성산성지까지 걷고 나서 2차 완주가 모두 끝났습니다. 관악산초입의 스탬프를 찍는 우체통 앞에서는 이제 막 시작했다는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완주자를 처음 만난다며 공감을 나타냅니다. 기념사진도 같이 찍었습니다. 시간과 체력이 남아 계속 서울대까지 걸었습니다. 서울둘레길을 조금 벗어난 돌산국기봉에도 올라가 보았습니다. 멋진 전망이 펼쳐집니다. 관악산기슭의 서울대캠퍼스전체를 내려다보며 배움의 크기를 느껴봅니다.
이제껏 서울둘레길 157km만 걸은 것이 아니라 200km 이상 걸은 듯합니다. 2차례의 완주를 하며 거의 사계절의 서울둘레길을 걸었습니다. 2차 때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걸었습니다. 장거리를 걸을 때는 하중이 많이 실리는 발바닥과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유의를 해야 합니다. 발바닥전체에 체중이 고루 실리도록 해야 합니다. 뒤꿈치가 먼저 닿아야 한다고 해서 체중을 뒤꿈치에 실으면 터덜걸음이 되기 쉽고 발뒤꿈치에 무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즉 근저족막염을 앓을 수도 있습니다.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하고 걷기 전에 준비운동을 해주면 좋을 것입니다. 체력에 따라 적당한 거리를 걸어야 할 것입니다. 무릎관절보호에도 유의를 해야겠습니다. 양손에 든 스틱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시로 물을 마셔주어서 몸의 기 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중간 중간에 쉬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소홀히 하면 자칫 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도 있습니다. 다음 구호는 제 블로그에 올린 표어입니다.
“사뿐걸음 가뿐가뿐, 터덜걸음 너덜너덜”
둘레길을 걷을 때는 각종 안전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대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서울둘레길 중 북한산코스는 혹시 모를 멧돼지와 유기견의 출현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구간에 멧돼지가 나타났을 때의 유의사항을 제시해놓았는데 숙지할 필요가 있으며, 해가 지기 전에 마치고 귀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둘레길을 놓쳤을 경우에는 가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 나오면 곧 다시 안내표지를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또한 젖은 낙엽을 밟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두 차례 완주하면서 느껴본 서울둘레길은 전반적으로 안전합니다.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둘레길 걷기를 하면서 정상만을 목표로 하는 등산 때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둘레길을 걸으면서 숲속의 상쾌한 공기와 새소리에, 물 흐르는 소리에, 안내 리본하나에서도 고마움을 느껴봅니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탁 트인 시야에 가슴이 시원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둘레길 벗어나 주변의 유적지와 건축물들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가끔 길을 잃어도 아쉬울 것 없습니다. 길을 잃는 것도 또 하나의 체험이기 때문입니다. 이끼와 꽃과 다람쥐와 새와 물고기와 바위 하나를 보고도 감탄해봅니다. 산길을 지속 걷다가 시내로 내려와 곧 지하철을 타게 되면 갑자기 문명세계로 돌아온 듯한 서먹함도 느끼게 됩니다. 서울둘레길이 지하철로 연결되어 있어서 접근하기에 대단히 편리했습니다. 버스도 가끔 이용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도 생각해봅니다. 서울둘레길을 걸으면서 주변 환경의 아름다움을 매순간 보고 느끼려고 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꽃들 그 외에 그럴싸한 것들은 핸드폰카메라로 담았습니다. 안양천 길을 걸으면서 찍은 아름답게 보이는 사진 2편과 초여름에 먹구름사이로 보이는 햇살사진을 서울둘레길 사진공모에 보냈습니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것이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선정축하 문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여럿이 함께하면서 걷는 것이 안전에서도 낫고 추억에 많이 남을 듯합니다. 앞으로는 사정상 참여 못한 서울둘레길 정기 걷기행사와 서울둘레길 완주자 초청 걷기 축제도 참가해보아야겠습니다. 더욱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추억거리가 생길 듯합니다. 지난해에 걸었던 서울성곽길을 다시 둘러보려 하며 이미 시작한 3차의 서울둘레길 완주인증서에 나올 일련번호도 궁금해집니다.
둘레길을 걸으면 사고(思考)가 활발해집니다. 서울둘레길을 걷는 것은 여러 권의 책을 읽어보는 것과 같습니다. 지나간 곳의 지명이름이 익숙해지고 각 코스에서 얻은 지식이 걸고리가 되어 생각의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수 있습니다. 자연과 길동무와 교감(交感)을 하며 삶의 활기를 느낍니다. 걷기 덕분에 체력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구간에 있는 빨간 우체통의 스탬프를 스탬프 북에 찍을 때마다 흐뭇해하다가 마지막에 서울둘레길 완주인증서를 받을 때는 또 다른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 외에도 많은 볼거리들과 먹거리를 포함한 이야깃거리가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소개할까 합니다. 다양한 주제와 코스가 있는 서울둘레길을 걸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서울둘레길이 더욱 널리 알려져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걷게 되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우리들의 사랑스런 서울 둘레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둘레길 걷기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과 자랑할 만한 서울둘레길을 만들고 운영하는 서울시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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